병수 형!
추도사를 쓰며 호칭을 ‘당신’이라고 부르겠습니다.
허망하게 보낸 것이 기막히고, 서럽고, 안타까운 내 심정을 아시리라 믿습니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거짓말처럼 저희들 곁을 홀연히 떠나셨습니다.
새벽 벽두부터 청천벽력 같은 비보에 저는 망연자실 했습니다.
당신을 마지막 본 게 지난해 12월 31일 저녁이었습니다.
명암유원지 식당에서 가족과 식사하는데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가족들에게 새해 인사와 덕담을 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건강하고 웃는 모습이 지금도 선합니다.
무슨 급한 일이 있어 암 진단을 받은 지 한 달만에, 장가도 들지 않은 외아들, 지역주민과 인사도 없이 어떻게 가셨습니까.
새벽 4시면 운동해 건강이면 자신했던 당신이 떠나 지금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항상 만보기를 차고 “오늘 2만보 걸었다”며 체력관리를 한다며 자랑한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행정감사, 예산안 심의 시 기침을 자주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이곤 했습니다.
건강진단 차 20여일 전 희소병 요관암 진단을 받고 얼마나 당황하고 놀랐습니까?
당신은 생활정치의 ‘롤 모델’입니다. 시민의 발이자, ‘민원 해결사’로 현장에 답이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건장한 체구, 과묵한 성품, 상대를 배려하는 ‘연성의 리더십’이 몸에 밴 분입니다.
고향 중학교 선배이자, 3선 의원으로서 재정경제위서 함께 활동한 맏형이었습니다.
저는 늦깍이 새내기로 ‘생활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이해충돌 문제로, 언론에 보도 될 때 “언론사 근무한 게 무슨 잘못이냐, 전문가만이 혁신할 수 있다”며 격려하고 힘내라고 한 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평일이면 명암유원지에서 쓰레기 수거를, 주말이면 행복밥집에서 일해 ‘시민의 봉사자’로 더 알려졌습니다.
아동급식지원 조례안과 세종~청주 광역 BRT 추진 건의문, 청주 원도심 활성화 보조금 지원금 조례안, 광역철도 청주 도심통과 1인 릴레이 시위 등 의정활동을 했습니다.
시청 청사 철거 문제로 마음고생 했습니다.
조문정국 계기로 청사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것입니다.
의회도 정상화 될 것입니다.
보름 전 민주당 야외 MT에 아픈 몸을 이끌고 참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3일째 밤샘하는 등 조문객을 보고 “당신이 잘 살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편안히 가십시요. 당신은 표표히 떠났지만 우리는 당신을 보내지 아니 했습니다.
마음은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
혹시 이승을 지날 일이 있으면 청주시의회를 내려다보고 환한 미소를 짓도록 ‘여야 협치’하겠습니다.
당신의 외아들, 우리가 함께하겠습니다.
당신의 업적, 우리가 계승하겠습니다.
당신의 청주시의회, 우리가 바로 세우겠습니다.
거친 세월의 바다를 한 형과 길벗이 되었음은 큰 기쁨과 보람이었습니다.
먼 이별이 가까운 만남이 되는 그날까지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형 님! 부디 편히 쉬십시오.
고향 후배 김태순올림
김태순<청주시의회 의원>
![]() ▲ 김태순의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