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욱 칼럼] 사람 팔자와 도시 운명

전 충청북도 정무부지사(現 극동대 석좌교수)

충북넷 | 기사입력 2011/07/27 [07:05]

[노화욱 칼럼] 사람 팔자와 도시 운명

전 충청북도 정무부지사(現 극동대 석좌교수)

충북넷 | 입력 : 2011/07/27 [07:05]

 

 

 

 

 

 

 

 

 

 

 

▲ 노화욱 극동대학교 석좌교수(전 충북도 정무부지사)
사람에게 팔자가 있듯 도시(都市)도 운명이 있다.
 
인연이란 참 묘한 것이어서 도시가 어느 특정한 기술이나 기업가를 만나게 되면 수백 수천년에 걸친 운명이 순식간에 바뀌게 된다.
 
이를 두고 우리는 상전벽해(桑田碧海)나 천지개벽(天地開闢)이라고 했다.

근대화 이전에 청주나 안동 사람들은 대전과 대구를 쳐다보지도 않았으나 경부철도가 나면서 팔자가 뒤집혔다.
 
속도의 신기술이 천지를 개벽시킬줄 미처 몰랐던 것이다.
 
나는 갈매기조차 외롭던 포구 울산은 40년 전 정주영이란 사람을 만난 인연때문에 오늘날 소득 4만불 이상의 한반도에서 가장 잘사는 도시로 변모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60년 전만 하더라도 포도농사를 짓던 황량한 농촌이었다.
 
첨단기술과 벤처기업의 만남으로 세계적인 IT기술혁신을 주도하는 테크노폴리스의 상징이 되었고 현재는 소득 7만 5천불의 미국 최고의 부강한 도시가 되었다.
 
기업인 뿐만이 아니라 예술가나 사상가의 만남으로 팔자가 바뀐 도시도 있다.

프랑스 남동부의 프로방스 지역에는 인구 5만의 '아를'이란 작은 도시가 있다.
 
공항도 없고 초고속 열차 테제베(TGV)도 다니지 않는 이곳에 연간 200만이 넘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그 이유는 화가 '반 고흐' 때문이다.
 
생가도 무덤도 없는 이곳에 오직 정신병 치료를 위해 머문 시간은 단 1년 3개월.
 
고흐가 남긴 해바라기와 사이프러스나무, 도개교와 별이 빛나는 밤 등 300여점의 그림속 정경이 이곳 아를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는 세계적인 음악 관광도시다.
 
이 도시는 천재적인 음악가 모짜르트 한 사람 때문에 세계인들에게 가장 낭만적인 유럽 여행의 필수코스가 되었다.

중국의 취푸(曲阜)란 도시는 어떠한가. 오늘날 70만의 인구가 무려 2500여년 전에 태어난 공자 한 사람의 인연 때문에 먹고 산다.
 
취푸의 노천극장 뮤지컬 '행단성몽(杏壇聖夢)'은 스케일과 내용면에서 감동적이다. 공자의 사상으로 세계 인문학의 메카로 만들고자 하는 그들의 야심찬 열정과 꿈을 확인할 수 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두 나라에 있는 도시가 충격과 위기에 휩싸여 있다.
 
노르웨이의 오슬로는 한 젊은 기독교 근본주의자의 폭탄 테러와 무차별 총격으로 98명이 사망하고 도시 전체가 정신적 패닉상태에 빠졌다.
 
또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비롯한 오울루(Oulu)와 살로(Salo)시는 노키아(Nokia)의 추락으로 인해 경제적 패닉 상태에 봉착했다고 한다.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오며 GDP의 25%를 차지하던 노키아가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주도하는 스마트 폰 혁명을 가볍게 본 오만 탓이다.
 
매출과 이익과 고용이 마치 북해의 빙산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다. 둘 다 우리가 국가발전의 성공모델로 벤치마킹하던 나라다.
 
경제사학자들은 대기업의 생존기간을 사람보다 훨씬 짧은 개략 30년에서 50년으로 본다.
 
이에 비해 세계적인 예술가 한 사람을 품은 도시의 생명력은 그 얼마나 영원한가? 이런 면에서 도시는 기업의 만남보다 인문예술과의 인연이 훨씬 더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충북이 태양(전지)과 생명(산업)을 주제로 기회를 선점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자양분으로 삼아 세계적인 예술가를 길러내야 한다. 그것이 문학이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다른 지역과 차별화해야 한다.
 
충북 인재양성재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장기적 운명에 투자하라.
 
기업은 짧다. 인생도 짧다. 그러나 예술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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