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욱 칼럼] 다시 맞은 위기의 계절에서

전 충청북도 정무부지사(現 극동대 석좌교수)

충북넷 | 기사입력 2011/08/24 [08:58]

[노화욱 칼럼] 다시 맞은 위기의 계절에서

전 충청북도 정무부지사(現 극동대 석좌교수)

충북넷 | 입력 : 2011/08/24 [08:58]

 

 

 

 

 

 

 

 

 

 

 

▲  노화욱 극동대학교 석좌교수(전 충북도 정무부지사)
가을이다. 올 여름 장마는 유난히도 길었다.

그래서 파랗게 열린 하늘이 더없이 반갑다. 오랜 시간을 참고 기다린 듯 새벽부터 매미와 온갖 풀벌레 소리가 세상을 진동한다.

자연에 못지 않게 인간의 소리도 요란하다.

무엇보다 경제쪽의 진동과 파열음이 심상치 않다. 올 것이 오고 있는가.

주식시장이 일시에 무너지고 객장의 비명소리가 요란하다. 요 며칠동안 주식파탄으로 인한 자살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 불안은 이미 예고된 위기다.

원인은 이렇다.

미국 국민과 정부는 자신들의 벌이에 아랑곳 않고 오만한 소비를 지속해 왔다.

그래서 해마다 가계와 정부의 빚은 산더미처럼 불어났다.

급기야 3 년 전에 서민주택 대출금융의 부실을 시작으로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기둥의 붕괴가 시작되었다.

연방 정부는 전 세계로 확산되는 금융위기를 막기위해 천문학적인 빚을 내어 버텨왔다.

20세기 이후 유일무이한 경제대국은 어느새 세계 최대의 부채국가로 전락했고 누적된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는 '국가부도'의 위험이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S&P)사가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을 신호로 미국과 유럽 경제의 미래를 두려워 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그 영향이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미국발 금융 위기에 우리 정부도 신속하게 대처했다. 저금리 정책과 정부의 곳간을 풀어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쓴 것이다.

그 결과 기업의 이익은 크게 늘어났으나 고용은 늘지 않고 나라의 빚은 엄청나게 커졌다.

물가는 폭등하며 부동산과 금융자산 가치는 붕괴되고 말았다.

미국발 위기에 한국의 쇼크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마치 태평양을 건너오는 쓰나미에 방파제가 없는 격이다.

 IMF 체제 하에서 자의반 타의반 국내시장의 보호장치를 해제하고 완전 개방화한 탓이다.

말이 좋아 세계화고 경제체질의 강화이지 이런 글로벌 위기에는 대책없는 직격탄이다.

빚을 내서 소비하는 것이 근원적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가 아니고 무엇인가.

때문에 시중은행이 가계대출을 중단하는 초유의 비상사태가 벌어졌지 않은가.

이제라도 MB 정부와 지자체는 '성장과 소비'의 유혹과 단절해야 한다.

미국의 위기는 타산지석이나 바로 옆구리에 와 있다.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재정확대는 더 크고 심각한 위기를 불러올 뿐이다.

정부가 솔선수범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근검 절약해서 빚을 줄여 나가야 한다.

아울러 가계의 부채를 줄이기 위한 범국가적 합의와 결단이 따라야 할 것이다. 

정부가 빚을 내어 소비를 조장하는 미국경제는 멈추지 못하는 열차처럼 보인다.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는 미국 사회가 저지런 탐욕의 결과일 뿐이다. 없으면 안쓰고 절약해서 빚을 값아야 한다.

근검절약의 미덕과 분수에 맞는 소비로 돌아가야 한다. 국가경제의 위기를 막을 수 있는 것은 결국 개인의 정신 뿐이다.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화폐를 발행하고 빚을 끌어다 쓴 결과 국가가 도산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성실한 개인과 기업에게 돌아갈 뿐이므로.

우리 주위에 언젠가 '부자 되세요'라는 인사가 덕담처럼 되버렸다.

말이 그렇지 어찌 모두가 부자가 될수 있는가. 서로 부자가 되려면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위한 경쟁 구조가 치열해지고 사회는 각박해진다.

만민에 의한 만민의 투쟁이 벌어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물건너 가고 노사간의 대립만 격화 될 뿐이다. 차라리 우리는 '마음 부자'가 되어야 옳다.

또 언제부터인가 '대박'이란 용어가 이 사회에 횡행하고 있다.

나는 이 황당한 용어를 싫어 한다. 카지노 도박장의 용어가 아닌가.

'잭팟'이란 대박이 대체 누구의 주머니에서 나오는가. 땀과 지식에서 비롯하지 않은 이익의 실체가 무엇인가.

횡재를 바라고 축복하는 사회는 이미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이 시대에 주는 교훈이 있다. 조선 후기의 지성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 시절에 찾아 온 제자가 있었다.

후에 이조참판이 되는 남병길에게 유재(留齋 ;남겨 두는 집)라는 호를 지어주며 써 준 글이다.

留不盡之巧 以還造化(유부진지교 이환조화) 
기교를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고

留不盡之祿 以還朝廷(유부진지록 이환조정) 
녹봉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조정으로 돌아가게 하고

留不盡之財 以還百姓(유부진지재 이환백성) 
재물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백성에게 돌아가게 하고

留不盡之福 以還子孫(유부진지복 이환자손) 
내 복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자손에게 돌아가게 한다.

어떤가, 깊은 울림을 주지 않는가? 다시 맞은 위기의 계절에 가슴에 꼭 새겨야 할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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