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영포럼 박광준 교수 조찬특강 요약

한·일 서로 다른 문화 이해해야…기술인재 키우는데 집중 필요

이종억 기자 | 기사입력 2019/09/10 [16:15]

미래경영포럼 박광준 교수 조찬특강 요약

한·일 서로 다른 문화 이해해야…기술인재 키우는데 집중 필요

이종억 기자 | 입력 : 2019/09/10 [16:15]

 

▲ 박광준 교수가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이종억 기자     © 충북넷


미래경영포럼은 지난 9일 오전 7시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에서 박광준 일본 쿄토 붓교대 교수를 초청해 '문화충돌로서의 한·일관계-역사적 기원과 그 출구'라는 주제의 특강을 마련했다.


박광준 교수의 강의 내용을 요약했다.

◇같은 문명권 속의 이질적·대조적인 문화
동아시아는 같은 문명권 속에서도 이질적이고 대조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서 보면 한쪽에서는 별 뜻 없이 생각하는데 한쪽에서는 틀림없이 어떤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기본적인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않으면 쓸데없는 오해를 만들 수가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의 깊은 심성이나 사고방식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다.

한나라의 특징적 사회구조나 가치관, 행동 양식은 적어도 16세기경에 완성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동아시아는 유교와 법가 사상이 동시에 존재한다.

동아시아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여기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한국인의 행동 양식은 19세기말 외국인 조선여행자가 ‘조선인은 불교적으로 생각하고, 유교적으로 행동하며, 문제가 생기면 우선 무속에 의지한다’고 쓴 책에 잘 나타나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일본은 법가와 유가 사상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
일본은 법가와 유가 사상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문화로 정착했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법가·유가 사상이 통치이념으로 이어져 현재의 엄벌주의와 온정주의가 함께 자리 잡았다.

일본의 유학은 주로 사농공상의 신분질서에 이용되고, 토요토미에 의해 통일되기 전까지 많은 전쟁을 거치면서 법가적 사회가 형성됐다. 또한 과학이 보급됨에 따라 주자학이 아동 교육용으로 간주 됐다.

조선은 법가적 전통이 거의 없는 사회에서 주자학이 도입돼 교조적으로 해석된 성리학이 자리 잡았다. 법가적 사회는 경쟁사회, 즉 오늘날 신자유주의 사회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양(羊)문화와 패(貝)문화의 충돌
중국에는 양(羊)문화와 패(貝)문화 두 가지 문화가 있다.

양문화는 유목문화의 북방지역 유교로 상징되는 이데올로기 문화이다. 한국은 지리적 특성 때문에 양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패문화에 대한 멸시와 배척이 뚜렷하다.

해양문화의 패자는 돈을 의미한다. 조개껍질은 옛날 돈이었기 때문이다. 농경문화가 자리 잡은 중원지역 문화다. 화교의 장사술로 상징되는 현실주의적 문화다.

양문화적인 사고와 패문화적인 사고는 충돌하고 있다.

박 교수는 양을 제물로 바치고 제사 지내는 것에 대해 자공(子貢)은 “양이 아까우니 제사를 거두는 것이 어떻습니까”하고 묻자 공자(孔子)는 “너는 양이 없어지는 것이 아깝지만 나는 제사(禮)가 없어지는 것이 아깝다”라고 말했다는 논어 팔일편을 예로 들었다.

박 교수는 한국 내에서도 문화충돌이라는 관점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일본은 규율 중시하는 강한 노동윤리 사회
일본은 법가적 사회이면서 패문화 사회다. 한국은 유교적 사회이면서 양문화적 사회로 다소 극단적이다.

오늘날의 일본 사회는 규율을 중시하는 강력한 노동윤리의 사회다. 일본의 노동윤리는 프로테스탄티즘의 노동윤리보다 강하다.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회다.

남을 탓하거나 변명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자기책임주의가 뚜렷하다. 목적달성을 위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철저한 일처리에 대한 가치를 부여한다. 일본은 상공인의 높은 사회적 지위를 부여하는 친기업의 사회다.

▲미래경영포럼 박광준 교수초청 특강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이종억 기자     © 충북넷


지식의 현장주의, 규범적 논의에 대한 강한 거부의식이 있다. 어떤 현상을 자신의 실생활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젊은이, 대학생들도 가족주의적 경향이 있고 가업을 중시한다.

박 교수는 스프링을 이용해 호두 까는 기구를 예를 들어 “일본인들은 새로운 사고, 재미있는 상품, 지식, 사고방식 등에 대한 호의적 생각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도구, 편리한 도구를 중시하고 구매한다”며 “이 같은 경향으로 일본은 내수시장이 활성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개화 선언, 장마 선언처럼 시작과 끝에 집착하는 생활양식이 있다. 3월 말이면 사쿠라 꽃이 언제 피는가 관심을 갖게 된다. 꽃이 5~6개 피었을 때 개화 선언을 한다. 표본목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도 오후 4시까지 4송이밖에 꽃이 안 피었으면 기상청은 개화 선언을 하지 않고 이튿날 아침 많이 피었을 때 개화 선언을 한다.

올해 보도의 자유도 일본 세계 67위이고 한국이 41위다.
일본에서 보도의 자유가 하위권인 이유는 정부에서 통제해서가 아니라 너무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일본 언론사들의 자기검열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은 거짓말에 강한 거부감 표출…엄격한 용어 구분
일본은 거짓말에 대한 강한 거부와 엄격한 용어를 구분한다. 이것 때문에 많은 갈등이 있다. 직전대통령은 전(前)대통령이고 그 이전의 대통령은 원(元)대통령으로 구분한다. 인(人)은 그 사람을 특정할 수 없을 때 사용하고,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이 있고 파악이 되면 명(名)이다.
표창장과 상장도 구분된다. 1등 해서 상을 탔다고 할 때는 표창이 아니다. 붕괴와 붕락도 구분한다.

박 교수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하자 한국 중앙부처 과장급이 협의차 일본에 와서 회의를 한 후 귀국해 ‘우리는 일본의 조치에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지만 일본은 ‘철회를 요구받은 적 없다. 거짓말이다’라고 반박했다”며 “‘공식적으로 이것이 문제되니 철회해 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았다는 의미다. 회의록을 읽어보면 철회해 달라는 내용이 있지만 일본은 ‘철회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또 “철회는 원상복구와도 엄격하게 구분한다”며 “또 다른 결정을 해서 다시 돌린다는 뜻의 원상복구와 거둬 들이는 철회는 다르다. 이는 말 바꾸기에 대한 불신으로 표출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사회 문학·영화 표절 풍토 만연…이성보단 감정이 선행
한국사회는 문학이나 영화 등에 의해 심각한 역사 왜곡과 표절풍토가 사회에 만연해 있다. 한국은 정치적 사회이고 중국에 비해 훨씬 인치적 사회다.

사와 농공상의 뿌리 깊은 상하 구분 생활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선행한다. 노동을 신성시하지 않는다. 사회문화,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강하다.

선진사회와 비교할 때 한국은 정치적 권력이나 권력변동이 국민 생활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다. 정치 권력에 원한을 품는 사회집단이 늘어나고 역사·사법·학문·경제·문화 등 사회 전반의 정치화가 이뤄진다. 정치화는 일본과 깊은 관계가 있다.

한국은 또 갈등이 많고, 갈등을 예사로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저지하고, 방해하는데 쉽게 동조한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cj가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노리고 박정희 시대를 미화했다”는 등의 낭설을 예를 들었다.

한국인은 자신의 목표를 보지 않고 정치를 바라보고 일본을 바라본다. 가장 큰 문제다.

정책을 결정할 때 국민의 경제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경시하는 풍토가 있다.

◇한국기업에 스승이 없다…사람 키우고 고용인 존중 해야
우리의 산업 현장에서 스승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일본은 라면집 사장이나 아버지에게도 스승이라는 말을 붙인다. 사장이지만 스승이라고 말한다. 상한선을 정해두고 합격점을 주는 것은 스승이 아니다.

스승이란 끝이 없음을 전제로 행해지는 교육이다. 우리는 사람을 기르는 것에 좀 더 힘을 쏟고, 기업인들도 모두 스승이라 생각하고 사람 기르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기업이 제자를 키우고, 사람을 키우고, 키워진 사람은 스승이라 부르는, 고용인을 소중히 생각하는 풍토가 아쉽다.

살아있는 지식을 소중하게 여겨야겠다. 일본이 15세기 터키에 비해 약소국이었지만 현재는 역전돼 있다. 기술을 포함한 지식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지식의 전파속도가 중요하다. 일본은 학교에서 공부를 가르칠 때 팩스를 이용했다. 팩스라는 것은 한 사람의 지식이 여러 사람에 빠르게 전파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교양과목에 반드시 서예를 넣었다. 미적인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다.

◇행동을 바꾸는 노력, 생각하는 노력 필요
박 교수는 “행동을 바꾸는 노력, 생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조선청년들은 일본에 와서 놀라기만 하고 돌아간다’라는 말이 있다. 실천을 통해 사회개선을 시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마지막으로 “한국사회는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부족해 남탓주의가 널리 퍼져 있다”며 “실천보다는 ‘안다는 것’에 지나치게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말하기 전에 생각하고, 말한 것은 지키는 사회가 바람직하다”면서 “국가의 역할을 과대하게 평가하지 말고, 자신의 일을 자신의 힘으로 대처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 했다.

▲미래경영포럼 참석자들이 박광준 교수의 특강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이종억 기자     © 충북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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