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명품강사칼럼] 왜 황혼 이혼이 늘어나는 것일까? 원인은 무엇인가?

지현민 기자 2017년 09월 20일 수요일
웹출고시간 : 2017.09.20 15:13:00           최종수정 : 2017.09.20 17:17:10
김승회 교수.jpg
▲ 김승회 한국건강가정진흥협회 대표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15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결혼한 지 20년이 지나 이혼한 부부는 3만3140쌍으로 전체 이혼 부부 (11만5510명)의 28.7%를 차지했다.

‘2014 사법연감’에 나오는 통계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2009년 2만8261건이었던 황혼 이혼은 2010년 2만7823건, 2011년 2만8299건(24.8%), 2012년 3만234건(26.4%), 2013년 3만2433건 (28.1%)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황혼 이혼이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7%로 5년 전에 비해 6%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주목할 점은 황혼 이혼은 주로 여성이 청구할 것 같지만 남성의 청구 비율도 40%나 된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황혼 이혼이 증가하는 걸까?  황혼 이혼의 원인은 무엇일까?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황혼 이혼을 이르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주도권의 변화
 
사회적 분위기나 개개인의 생각들이 달라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은퇴하면 경제적 능력을 잃어버리고, 경제 활동에도 소극적이다. 특히 가정 내 리더십 관계도 남편으로부터 아내에게로 역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다가 결국 황혼 이혼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은퇴 전부터 부부간에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해주는데 소홀했던 부부는 더 큰 갈등을 겪는다.

특히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 생각을 알아주겠지”, “이렇게 하자면 따라오겠지”라는 생각으로 감정 표현에 소극적이었던 부부들에게서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한다.
 
또한 남녀 호르몬의 변화도 노년기 부부 갈등을 부른다.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대범해지는 반면, 남성은 차분해지고 활동성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이 강해진다. 젊었을 때는 그렇지 않던 부부도 노년기에는 잦은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다.

은퇴 후에 공통적으로 겪게 되는 일자리 상실과 경제적인 압박으로 자신감을 잃고 의욕도 상실하게 된다. 은퇴한 많은 남성들이 이런 삼중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기보다 과거의 나에 집착하고 자존심을 내세우며 사사건건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갈등을 키우는 것이 주된 이유가 될 수 있다.
 
부부 갈등을 줄이고 황혼 이혼을 피하려면 과거의 나를 버리고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 내에서 아내의 변화된 위상과 본분을 인정 하고 존중해줘야 한다. 아내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신체적 · 정신적 노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 의학과 윤대현 교수는 “나이가 들면 사고가 더 성숙해지고 관대해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상하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며 자기 고집이 강해지고 잔소리가 심해진다”고 말한다.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의 정신적 노화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신체적 노화 역시 노년기 부부 갈등과 황혼 이혼을 부르는 요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2년 8월에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저 출산·고령화 사회와 관련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신체적 노화로 여성이 남편을 돌봐야 하는 기간이 길어져서 노부부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는 항목에서 여성 71.9%가 동의했다. 같은 항목에서 남성은 66.4%가 동의했다.

어떤 부부든 살아오면서 쌓인 좋지 않은 감정이 있다. 그런데도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아왔다. 그러나 남은 기간 동안 신체적인 노화까지 진행된 배우자를 더 이상 갈등하고 상처 받으면서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67세 김정순 씨가 막내아들을 장가보내고 나서 황혼 이혼을 결심한 이유는 이렇다.  

“남편이 공무원으로 퇴직하고 나서, 그러니까 이혼하기 3~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더라고요. 그동안 벌어온 거 다 어디 갔느냐, 돈이 얼마나 되느냐며 자꾸 간섭하고요. 심지어 제가 외출 하는 것을 확인하고 미행하고요. 이런 행동이 자꾸 나오니까 도저히 같이 살 수 없겠더라고요. 사실은 남편 퇴직하기 전에도 많이 참았어요. 아니, 아이들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애들이 취업하고 결혼할 때까지 ‘내가 참자, 조금만 참자’ 이러다 보니까 사실 이혼하지 못하고 내 나이 60대까지 온 거예요. 그런데도 남편은 전혀 변하지 않는 거예요. 매사 타박하고 의심하는 남편과 더 살다 간 화병으로 죽겠다 싶더라고요. 앞으로 언제까지 살지 모르지만 9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30년이나 남았더라고요. 이제부터는 내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사회적, 경제적 여건의 변화

대부분의 중·장년층 부부가 여러 가지 사유로 특별한 준비 없이 노년을 맞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과거보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덜한 편이다.

과거에는 이혼을 꺼리는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 어느 정도 재산을 형성한 부부가 법 제도의 변화로 재산 분할이 가능해지고, 국민 연금과 같은 공적 연금도 분할 수령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돼 아내들이 더 이상 참지 않고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욕구는 더욱 강해졌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하면서 남편의 가부장적인 관습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행정안전부는 2017년 8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주민등록 인구 5175만3820명 중에 65세 이상 인구가 725만7288명(14.0227%)을 차지했다고 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고령화 진척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로 기록됐다. 앞서 가장 빨랐던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할 때 25년이 걸렸다.

이제 우리도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 행복에서 필요충분조건이 행복한 가정에서 온다는 것을 인지하고 부부가 좀 더 배려하고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후회 없는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저작권자 © 충북넷,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