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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세먼지는 가라! 도시의 희망나무심기

박정순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충북넷 2018년 04월 30일 월요일
웹출고시간 : 2018.04.30 19:32:00           최종수정 : 2018.05.01 06: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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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순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미세먼지 나쁨 주의보가 붕붕 핸드폰을 울려대는 4월의 마지막 휴일이다. 지난 주 심었던 나무들의 안부가 궁금해서 솔방죽생태공원으로 걸음 했다.

영롱해야할 아침햇살조차 누르스름하게 느껴지고, 늘 선명한 가시권에 있던 용두산 하늘이 언저리까지 컴컴하고 꺼림칙하게 가리어져 있다. 전에 없이 외출을 자제하라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속달되는 속에도 봄은 왔다. 넘어야 할 산들이 많겠지만 남북정상이 역사에 남을 평화의 손을 맞잡은 것처럼 희망의 봄이 찾아 왔다.

봄이 왔다는 것은 식물들의 세상이 왔다는 것이다.

식물들의 세상이 왔다는 것에는 그 속에 깃들어 살아가는 곤충과 그 상위 먹이생물 출현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생태공원에 들어서니 여기저기서 식물들이 껑충껑충 키를 키워 올리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요즘은 하루가 다르다는 말도 느린 셈법이다. 한시가 다르게 나뭇잎이 우거지며 초록으로 뒤덮이는 위대한 자연의 힘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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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천 솔방죽생태공원. / 박정순 제공

나무와 숲은 온실가스를 감축시키는 탄소흡수원으로 최고의 탄소저장소이다.

산림과학원의 한 전문가는 어린나무일수록 탄소흡수량이 많고, 소나무보다는 상수리나무 등 활엽수인 참나무류의 CO₂흡수량이 높다고 한다. 나무 한 그루가 흡수하는 연간 CO₂량은 소나무류는 평균 6.6kg을, 참나무류는 평균10.79kg을 흡수한다고 하니 주거지역에 심겨진 나무한그루의 가치를 가늠해본다.

바로 일주일전 심었던 나무들이 모두 잘 살아남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무더위 속에서 진행된 나무심기는 4월22일 지구의 날을 기념하여 시민100여명이 참여하여 2천여 그루의 자생종 식물을 심은 행사였다. 이날 심겨진 식물은 모두 우리나라 자생종으로서 향기가 독특한 산파, 강열하게 붉은 범부채, 노랑무늬흰붓꽃, 터리풀, 가는 잎 오이풀, 검은종덩굴, 애기나리, 산수국, 고려엉겅퀴, 등칡, 둥근잎정향나무 등 12종이 보식되었다. 두루 살펴보니 마침 뒷날 내려준 봄비 덕분인가 잘 활착되어 퍼들퍼들 생기를 보인다.

자연의 입장에서 언제나 사람의 등장은 위험한 침범이다. 조용한 산보의 기척에 물속에서 푸드덕거리던 흰뺨검둥오리가 궥궥 거리며 마른풀 사이로 몸을 숨긴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니 작은 연못사이에서 한 무더기의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고 있었다. 아이들도 나무도 모두가 자연이고 한 폭의 그림이다.

▲ 제천 술방죽생태공원 나무 심기 모습. / 박정순 제공

기후변화로 식목일이 앞당겨지고 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한 요즘에 나무심기는 식목일보다 대체로 앞당겨 진행된다. 옛날 어른들도 실상 나무심기는 아직 땅속에 얼음이 성깃한 2~3월경에 심으면 백발백중 안심이라고 했다. 그러니 제천시가 지난해 연말 <시민의 푸른길>에 식재했던 조경수의 상당수가 고사하게 된 것도 식재시기와 동절기 활착의 방비가 부족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어찌 되었건 심은 나무는 살려야한다.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심에는 더욱 나무가 많이 심겨져야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상쇄시킬 수 있고, 자연필터 층이 형성되어 미세먼지로부터 쾌적한 공기를 걸러낼 수 있다. 한 그루의 나무는 3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2kg의 깨끗한 산소를 내보낸다.

 세계7위인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시키려면 국민 한 사람당 92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숲은 보호해야 하고 숲이 없는 도심에는 가로수라도 많이 심어야 시민의 정서적인 안녕과 삶의 질이 보장된다. 도시의 가치와 수준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다.

시민들은 청량한 한 공기를 마시고,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서 더욱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도시가 얼마나 많은 공원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이제 그 도시민들의 재생과 회복력의 가치측정의 지표이자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의 산림면적은 국토면적의 63.7%인 637만 ha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유지보다 사유지가 더 많다. 상시 개발에 노출되어 있고, 2020년이면 도시공원 일몰제로 그나마 지자체 계획상에 묶여 있던 공원부지들도 어떻게 개발될지 모르는 일이다.

아! 그러니 도심 속에 시민들이 만들어낸 생태공원이 존재한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가. 규모가 크던 작던 말이다. 솔방죽은 2002년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제안으로 2006년 제천시가 충북 최초의 솔방죽습지생태공원으로 조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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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천 솔방죽생태공원 모습. / 박정순 제공

시민의 제안이 만들어낸 생태적 공유자산인 만큼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자발적으로 시민들과 공원에 학습안내판을 세우고, 생물종다양성을 위해 쥐방울덩굴 식재는 물론 <나비비오톱조성>, < 대륙송사리와 버들붕어>방류행사 등 생태복원운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또한 공원개방 십 수 년이 흘러오면서 웨딩촬영 장소가 되기도 하고, 시민들의 산책공간이 되기도 하고, 연중 200여회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생태체험학습장으로 거듭났다. 생명을 가치를 배우게 하는 솔방죽생태공원은 지난해 충북환경인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솔방죽생태공원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야생초화원은 최초에 심겨진 식물들은 거의 사라지고 보식을 통하여 새로운 식물들이 등장하였다가 다시 소멸되기를 반복하면서 이 맘 때면 둔덕에 맨살이 허옇게 드러나곤 한다. 토질은 여전히 마사 토에 부실한 영양 상태인 채로 더러 유기질거름이 뿌려지나 지력을 키워주기엔 역부족인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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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태백제비꽃, 비비추군락. / 박정순 제공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세웠던 안내판들도 낡아서 새로 교체되었고, 텅 빈 맨땅에 시민들이 꽃과 나무를 심고 희망을 심는다. 시민들의 관심의 크기만큼 공원의 문제가 보이고 공원의 가치가 보인다. 이렇게 시민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 가는 솔방죽생태공원의 사례는 <시민의 푸른 길>은 물론 공공재의 운영 방향에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제천은 충북도내에서 1인당 공원면적이 최저의 도시이다.

현행 공원녹지법(시행규칙 4조)에서는 인구1인당 도시공원 면적을 6㎡이상 확보되어야한다. 하지만 제천시민이 누리는 공원면적은 단양군(45.6㎡)보다 좁은 3.9㎡에 불과하여 충북도내 최저의 기록이다. 이러니 외부에 나가면 제천시의 골목길은 가로수가 없어서 걷기도 나쁘고 정말 삭막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아쉽게도 골목길은 물론 주도로에도 변변한 가로수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다.

그러니 솔방죽생태공원 같은 공유지는 더 많이 확장되어야하고, 나무그늘이 없어 잠시도 걷기 힘든 삭막한 제천의 골목길에 나무심기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일은 그 나무에 깃들 게 될 다양한 생물종을 옮겨 심는 일이다. 아이들이 누려야할 더 나쁘지 않은 세상을 위해 우리는 희망나무 심기를 지속해야하는 이유이다.

▲ 제천 솔방죽생태공원 모습. / 박정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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