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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품위 있는 죽음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 명예교수
중원대학교 법무법학과 초빙교수

충북넷 2018년 07월 23일 월요일
웹출고시간 : 2018.07.23 15:22:00           최종수정 : 2018.08.27 07:55:22
남윤봉의 시시콜콜.jpg
▲ 남윤봉 교수.

품위 있는 죽음 이라니, 죽는데도 품위가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단 말인가? 품위 있는 죽음이란 자연수명을 다 누리고 편안하고 안락하게 자신과 주변 모두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삶을 마무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 세상에 죽음에 이르지 아니하고 천년만년 사는 사람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없다.

사람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죽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사람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품위 있게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는 사람이면 예외 없이 생각해 보아야 할 엄연한 과제이다.

세상사 무엇이든지 시작도 중요하고 과정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끝을 마무리 하는 것도 역시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 사람의 마무리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삶의 질이 좋아지고 의술이 발달되어 자연수명이 길어져서 요즈음은 ‘백세시대’라고들 말한다.

일찍 죽는 것 보다는 오래살 수 있다는 것은 다행스럽고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오래 사는 전제조건은 건강하고 의미 있게 사는 것이어야 한다.

건강하여 자유자재로 활동하고 나이 먹은 사람답게 이웃과 사회에 무엇인가 보탬이 되는 삶이라면 백 살을 넘게 산들 어떠하랴, 그런데 근래에는 자신의 존재자체도 인식할 수 없는 상태인데도 의술을 통해 인위적으로 수명만을 늘리는 연명의료행위가 시행되고 있는 경우가 문제이다.

환자의 건강상태로는 어떠한 의료행위에도 소생이 불가능한 상태인데 단지 생명만을 연장시키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착용, 혈액투석 등의 시행으로 환자는 물론 그 가족과 담당의료인까지도 감당하기 어려운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하여 환자가족이 견디다 못해서 담당의료인에게 인공호흡기 제거를 간청하여 마지못해 환자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해준 의료인에게 살인방조죄를 선고한 사례도 있다.

그 후 연명의료의 모순과 불합리함에 대한 논의가 학계, 의료계, 시민단체 등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드디어 법원에서도 그 불합리함을 시정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임으로 인하여 2016년 2월 3일에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2018년 2월 4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률에 의하면 임종과정에 있는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 등의 말기환자의 경우에는 연명의료행위인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투여, 인공호흡기착용 등을 시행하지 않거나, 이미 시행중인 경우에도 중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따라서 이제는 자연수명을 넘는 단지 생명연장을 목적으로 하는 연명의료행위는 환자자신의 결심, 그 가족의 합치된 의사가 있는 경우 등에는 무의미한 연명의료의 속박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운 결정에 따라 고통과 부담에서 벗어나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법에 의하여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는 방법은 그게 두 가지가 있다. 그 한 가지는 임종과정에 있는 경우에는 담당의사와 그 계통의 전문의료인의 입회하에 환자의 연명의료 중단결심을 확인하거나, 그 가족의 일치된 의견을 확인하여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여 연명의료를 하지 않거나 이미 시행중이면 이를 중단하는 방법이다. 

다른 한 가지는 평소에  만약을 대비하여 자신이 임종과정에 이르게 되는 경우에는 연명의료를 하지말거나, 시행의 경우에는 중단하라는 자신의 의견을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작성하여 등록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에 등록하여두는 방법이다.

그러면 혹시 자신이 연명의료를 받을지도 모르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자신의 결정으로 최후의 순간을 품위 있게 맞이할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만19세 이상의 정상적인 사람이면 자신의 결정으로 작성할 수 있다. 방식은 양식화 되어있어서 쉽고 간편하게 기재하면 된다.

누구든지 젊어서는 죽음을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어느 정도 세상을 살고 죽음을 생각할 수 있는 경우라면 만약을 대비하여 차분하고 합리적인 마음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여 등록기관에 미리 등록하여 두는 방법은 지혜로운 방법일 수 있다. 

이법은 누구의 강요도 허락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자유로운 결정에 의한 것만을 인정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여 등록해 놓은 것으로 안다.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합법적 방법을 소개 하면서 독자 모두들 건강하시길 소망한다.

/괴산타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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