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칼럼] 1년 단위 최저임금 결정과 무너지는 소상공인 붕괴 막을 해법 찾아야

김영일 두원공과대학 교수

오홍지 기자 | 기사입력 2020/09/01 [00:57]

[김영일칼럼] 1년 단위 최저임금 결정과 무너지는 소상공인 붕괴 막을 해법 찾아야

김영일 두원공과대학 교수

오홍지 기자 | 입력 : 2020/09/01 [00:57]

▲ 김영일 교수     ©오홍지 기자

IMF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유예 등의 성과를 냈지만 코로나 확산 등 경기상황을 감안하면 아직도 해결해야 할 노동과제들이 많다. 최저임금 상승, 주 52시간 도입 등 정부의 친노동 정책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전달하고, 현장 상황을 반영한 정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8,590원 보다 1.5% 인상된 8,72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역대 최저 수준 인상률을 기록했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중소기업계 현장은 지난 3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공포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지키고 근로자와 상생하는 차원에서라도 최소한 동결을 주장해 왔다. 이번 1.5% 인상은 정말 선방했지만, 올해 상승률이 적은 대신 내년 상승률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된다. 코로나 확산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제는 최저임금 결정 구조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매년 6월이면 다음 해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노사가 극한으로 치닫는다. 6월 말이 법정 시한이지만, 지난 11년 동안 이를 준수한 경우는 단 한 번뿐이다. 올해도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법정 시한을 넘겼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1년 주기의 최저임금 결정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 

 

매년 다른 최저임금은 한국의 급성장기인 시기에 맞물려 물가나 경제성장률을 감안한 임금체계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 둔화가 뚜렷한 만큼 결정 주기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1년 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다 보니 돌아서면 임금협상을 하게 돼 기업들이 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2년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면 기업들이 일에 집중할 수 있어 경쟁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최저임금 결정 기간이 길어지면 심도 있는 논의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업종 및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단순히 최저임금 액수에 매달리는 것보다 지역별 물가와 함께 업종에 따라 일의 강도가 다름을 고려해야 한다. 

 

현행 최저임금위원회는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 9명,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 9명, 공익을 대표하는 공익위원 9명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된다. 노사 이해관계가 첨예해 실질적으로 정부가 추천한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데 그중에는 중소·소상공인의 현장 경험이 부족한 분들이 많다. 때문에 현실감 있는 논의가 부족하고 정부의 정책방향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공익위원 선정 과정에서 야당의 추천을 받는 등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코로나 확산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가 노동관련 문제를 너무 타이트하게 운영한다면 많은 중소기업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본다. 일자리 창출을 하는 기업이 아닌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게 혜택을 주는 등 현재 고용상황을 반영한 제도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코로나 확산 이전에 추진돼 올해까지 유예됐던 50인 미만의 주52시간의 문제의 경우, 코로나 종식 후 빠른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전면 재검토도 필요하다.

 

1년 주기 최저임금 결정은 기업 경쟁력 걸림돌이 되고 있어, 최소 2년은 돼야 심도 있는 논의 가능할 것이며,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으며, 주 52시간 전면 재검토도 하루속히 논의되어야 한다.

 

소상공인 부채 탕감, 소상공인 금융지원,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도산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에게 제한된 금액을 지원하는 건 언 발에 오줌 누기와 같다고 할 수 있으며, 지금과 같은 비상사태에서는 필요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소비를 살리기는커녕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도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도산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막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보릿고개를 넘길 만큼 돈이 풀렸는지는 의문이다. 소상공인을 지원하기에는 금액이 적고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릴 유인책도 부족하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는 서비스업의 특성상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둬야 한다. 서비스업은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 지금 못 산 물건은 나중에 사거나 더 살 수 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를 더 늘리기는 쉽지 않다. 코로나19로 음식·숙박·관광 등의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걸 감안하면 회복이 쉽지 않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세제감면·세제혜택을 늘리는 정책을 내놔야 할 때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원인은 모두 외부 요인이었다. 실물경제에서 경제위기 가능성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과거의 법칙을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해결책도 달라야 한다. 감세 카드가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세금을 감면하면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 소비와 투자가 증가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분야를 선별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자금지원 카드를 사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재난기본소득으로 생계비 등을 지원하는 것은 복지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일이었다면 지금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특정 분야에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지금은 경기부양이 아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붕괴를 막는 정책이 필요하다. 가계도 소득이 적은 곳이 아니라 일자리가 사라져 생계를 위협받는 계층의 붕괴를 막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정부는 국민을 설득해 꼭 필요한 곳에 자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가계와 소상공인, 기업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걸 막는 데 최우선 목표를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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