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훈 칼럼] 과학장비 개발에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하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미래정책부장

충북넷 | 기사입력 2014/09/22 [09:12]

[권경훈 칼럼] 과학장비 개발에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하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미래정책부장

충북넷 | 입력 : 2014/09/22 [09:12]

 

 

 

 

 

 

 

 

 

 

 

▲ 권경훈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미래정책부장.
우리 국내의 대학과 연구소의 잘 나가는 실험실에 들어가서 살펴보자.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예산으로 구입한 다양한 과학장비들이 실험실마다 빼곡히 들어차있다.
 
2005년 이래로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 과학장비의 구입에 사용한 예산이 8조원에 달한다. 이 많은 장비들이 어디에서 만들어졌을까?
 
미국과 유럽, 일본이 국내에서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장비들의 주요 생산국이다.
 
특히 가격이 수억 원대 이상인 값비싼 연구장비의 경우에 국내에서 개발한 과학장비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국내의 장비개발 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열등하기 때문일까? 여러 정책이나 기획 관련 자료집을 둘러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과학기술혁신지수가 2013년 OECD 30개국 중에 8위(출처: 연구보고 2014-0003, 미래창조과학부, 2014.)를 차지한 우리 나라의 과학기술 분야의 혁신 역량을 감안하면, 과학장비 개발분야에서 우리의 경쟁력은 현재 수준에서 머물 이유가 없다.

작년 7월 30일에 미래창조과학부의 ‘과학기술분야 출연연구기관의 개방형 협력 생태계 조성안’이 국무회의에 보고되었고, 정부 출연연구소에서는 다각도의 실무추진에 돌입하였다.
 
지난 일 년간 기관별 성격에 적합한 정책 수립과 사업 추진을 통해 출연연구소가 보유한 과학기술들은 실험실에서 하나하나 세상에 나와 기업체를 만나고 기술의 응용을 통해 창조경제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필자는 과학장비 개발과 관련된 연구자, 관련 기업, 정부 부처의 담당자들과 만나고 관련 자료들을 참고하면서 우리 나라의 과학장비 개발산업의 현주소를 파악하고자 했으며, 과학장비개발이 창조경제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시범 분야로 매우 적합함을 이 글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과학장비의 개발은 장비의 작동 원리에 대한 과학적 전문적인 이해에서부터 장비 부품별 개발기술까지 총체적인 전문가가 필요한 종합과학 분야이다.
 
소규모의 기업체는 일부 장비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각 분야의 전문가 확보가 어려워서 경쟁력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장비의 개발 이전에 각 분야 전문가를 찾아나서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힘들게 전문가들을 확보하여 다년간의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국내에서 이를 판매하기는 어렵다.
 
국내의 과학자들은 단시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들에 집중하므로, 성능에 대한 확신이 없는 장비를 사려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산장비와 동등한 성능의 장비일지라도 외산 장비로 인지도가 높은 업체의 제품을 선택한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장비개발업체가 대학 및 연구소의 과학자들과 협약을 맺고 시제품을 공급하여 과학자들로부터 장비 성능에 대한 평가를 받고 이 평가를 장비 업그레이드에 활용한다.
 
또한, 장비를 사용하는 과학자들이 업그레이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장비 성능향상에 참여하여 과학자들은 아직 판매에 들어가지도 않은 최첨단의 장비로 연구를 수행하고, 장비개발업체는 우수한 과학자들에게 장비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장비 성능향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과학자와 장비개발자와의 연계는 우수한 과학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필수적인 협력관계이다. 이렇게 개발된 장비는 높은 가격으로 전세계적인 영업망을 통해 판매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 된다.

최첨단의 외산장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얻는 것이 중요함과 동시에, 국내 개발인력이 창의적인 과학장비를 개발하여 다른 어떤 장비로도 얻을 수 없는 새로운 성과를 얻는 연구도 중요하다.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는 장비를 통해 증명되어야만 가치를 가진다. 국내 장비업체의 안정적인 개발환경의 지원은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를 장비로 구현하여 확인함으로써 세계 최초의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국내의 과학장비 개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체의 과학장비 개발에 대한 끈질긴 열정과 의지가 필요하며,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관심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장비가 경쟁력있는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개발 기획 단계에서부터 대학과 연구기관의 참여를 통해 향후 과학장비 시장을 분석하고 시제품에 대한 시험 평가가 이루어지며, 제품 업그레이드에 대한 아이디어가 교류되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정부에서 과학장비 성능 평가 및 인증 시스템을 통해 제품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결과를 공개하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또한, 과학 장비를 사용하는 표준 시험분석 규정에서 국산장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제도 개선안을 정부가 마련한다면, 국산장비를 외면했던 기관들의 국산장비 구입이 활발해질 수 있다. 국산장비의 판매 증진은 곧바로 성능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성능개선은 또다시 판매량의 증대를 가속화하는 선순환을 이룬다.
 
민간에서는 무조건적인 외산장비 선호 경향에서 탈피하여 용도에 적절한 수준의 장비를 적절한 예산으로 구입하고 활용하는 현명함을 보여야할 것이다.

충청북도는 나노 분야와 바이오의약 분야의 사업이 어울어져 발전하는 연구기반을 갖춘 지역이다.
 
기업체가 산학연 협력연구로 장비를 개발하기에 유리한 지역적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또한 대덕연구단지,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과학기술의 연구 중심지들이 근거리에 위치하여 과학장비의 수요자들을 가까이 두고 있다.
 
한편, 세종시와 오송에 과학기술 관련 정부기관들이 입주하여 장비개발의 산·학·연·관 협력이 타지역보다 용이한 지역이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서 충북 지자체의 관심과 예산지원과 더불어서 충북지역에 대한 정부의 투자 확대, 장비개발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과학장비산업의 진흥을 이끄는 주역으로 충청북도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지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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