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응수 칼럼] 친환경 전기자동차 시대의 도래

충북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교수

충북넷 | 기사입력 2014/10/06 [08:46]

[신응수 칼럼] 친환경 전기자동차 시대의 도래

충북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교수

충북넷 | 입력 : 2014/10/06 [08:46]

 

 

 

 

 

 

 

 

 

 

 

▲ 신응수 충북대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교수.
주요 정부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거의 완료된 요즘도 정부청사 주변의 도심에는 아파트를 비롯한 여러 시설들의 공사로 인하여 무척이나 어수선하다. 제대로 된 도시의 기능을 갖추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계획도시에 대한 기대가 큰 탓인지 여러 가지 궁금한 점들이 많다.

그 중의 하나가 행정복합타운은 친환경도시로 계획되었기 때문에 자동차의 도심 진입을 어렵게 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좁게 만들었다는 청사 주변의 도로이다. 자동차가 지난 수십 년간 우리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지만 최근 들어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올인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서 들으면 많이 섭섭해 할 것 같다.

자동차 배기가스를 정화시키는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면 엔진으로 유입되는 공기보다 엔진으로부터 배출되는 공기를 더 깨끗하게 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오바마 정부에 의해 강화된 기업평균연비(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CAFE) 규정을 적용하면 2016년까지 평균 연비를 리터당 15.1 km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이에 대비하여 복합소재 차체와 각 부품의 다운사이징 등 친환경 기술에 근거한 차량 경량화에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사활을 건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이미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가 도로를 활주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멀지않은 미래에 전기자동차가 가솔린이나 디젤자동차를 대체하여 전 세계 도로를 달리게 될 것이란 얘기도 자주 나온다. 이를 실현하기까지 넘어야 할 기술적인 난관이 많이 있지만 최근 자동차 업계의 변화 추이를 보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전기자동차의 시대는 지금부터 100여 년 전에 도래할 수도 있었다. 1886년 벤츠가 가솔린자동차를 세계 최초로 발명한 이후 내연기관 자동차가 순탄하게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 왔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1905년 미국에서 운행되던 78,000여대의 자동차는 증기자동차가 40%, 전기자동차가 38%, 가솔린자동차는 22%였다. 증기자동차는 이미 검증된 기술에 기반하여 구조가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었고 전기자동차는 떠오르는 미래의 기술로서 조용하고 깨끗하며 작동이 쉽다는 장점이 있었다. 반면 가솔린자동차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었으나 작동이 어렵고 시끄러우며 악취가 심하다는 여러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그 당시에는 전기자동차 아니면 증기자동차가 향후 자동차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배터리 성능의 한계 때문에 운행 거리가 제한적인 전기자동차와 다량의 냉각수를 필요로 했던 증기자동차는 시장에서 외면당한 반면, 1911년 케터링이란 엔지니어가 전기시동모터를 도입하여 작동이 어렵다는 문제점을 극복한 가솔린자동차는 여러 다른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시장의 승자로 등극하였다. 본래 불완전한 인간이 가장 불완전해 보이는 가솔린자동차에 대한 동병상련의 결과라는 냉소적인 얘기가 나올 정도로 예상 밖의 반전이었다. 아울러 소형 전기모터 하나가 전기자동차를 100년 가까이 시장에서 사라지게 한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컬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 시점에서 미래의 자동차 시장에 대한 예측은 전기자동차가 기존의 가솔린 내지 디젤자동차를 대체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거의 일치하지만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에 관해서는 20년 이내로부터 50년 이상까지 여러 견해가 존재한다. 보기 좋게 예측이 빗나간 지난 역사를 돌이켜볼 때 미래의 자동차가 어떻게 바뀔 지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100여 년 전에 전기자동차의 발목을 잡았던 배터리의 문제점이 지금까지도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물론 재질이 납에서 리튬으로 바뀜으로써 여러 측면에서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개선되었다. 하지만 배터리의 수명, 가격, 충전 속도, 온도 내구성, 무게 등을 전기자동차에 요구되는 수준의 사양으로 끌어올리는 문제에 대한 기술적인 해결책은 아직 진행 중이다. 또한 현재 전 세계적으로 6억대 이상 존재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리튬이 지구상에 존재하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전기자동차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자동차 관련분야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전제 조건이 전기자동차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 전환인 것 같다. 가솔린자동차처럼 전기자동차에서도 히터나 에어컨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접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항공기의 경우 제주도를 오가는 국내선과 태평양을 왕복하는 국제선이 구분되는 것처럼 전기자동차도 시속 80 km 이하의 근거리 도심 출퇴근용과 시속 100 km 이상의 장거리 고속 주행용으로 구분하여 운행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미래의 자동차로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예측을 보면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과학기술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는 아주 드문 사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친환경 시대를 맞이하여 그 결과도 반복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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