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심의 격돌…"1만원 약속 지켜라" vs "소상공인 어렵다"

勞 "공익위원 교체부터" 강경…使 '합리성' 강조

충북넷 | 기사입력 2021/04/20 [17:48]

최저임금 심의 격돌…"1만원 약속 지켜라" vs "소상공인 어렵다"

勞 "공익위원 교체부터" 강경…使 '합리성' 강조

충북넷 | 입력 : 2021/04/20 [17:48]

 

▲ 이동호 근로자위원(왼쪽)과 류기정 사용자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1년 제1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첫 심의에서부터 노사가 현격한 시각 차이를 보이며 엇갈렸다.

특히 노동계가 초반답지 않은 강경한 태도로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지난 2년간 최저 수준 인상률을 이끈 공익위원들을 향해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일침을 놨다.

 

매년 이듬해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1년 제1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첫 회의는 고용부 장관이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를 제출한지 불과 20여일 만에 열렸다. 이는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빠른 일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노동계의 강경한 태도가 돌출됐다. 통상 첫 회의는 상견례 성격을 지닌 데 반해 벌써부터 노사가 정면 충돌한 것이다.

집행부 교체로 새롭게 근로자위원으로 투입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은 "코로나 경제 위기 상황으로 이미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그야말로 고통 분담 강요"라고 주장했다.

박 부위원장은 "경영계는 일찍이 수용 한계, 억제론을 얘기했는데, 물어보겠다. 임금 최저선은 도대체 얼마가 돼야 높은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가맹료를 감당할 수 있나"라면서 "도대체 최저임금을 얼마 받아야 가게가 문을 닫지 않는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같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도 "올해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결정인 만큼 대국민 약속(최저시급 1만원 공약)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회의 직전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촉구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사무총장은 "올해 경기 전망의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면서 "따라서 올해 심의는 소득 불균형·양극화 해소를 위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올해도 코로나 시국을 근거로 '합리적' 결정을 촉구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최근 우리 경제가 드러나는 양상을 보면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또 제4차 재유행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회복 과정을 보면 K자형으로 업종 등에서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고, 최저임금 부담 주체인 중소 영세 사업장이 코로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는 것 같다"며 "올해도 최저임금이 안정된 기조 하에서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 역시 "전반적으로 일자리 상황이 어렵다"면서 "아무쪼록 내년 최저임금 논의가 상식과 합리성에 기반해 소모적이지 않고 생산적이도록 노사 모두 노력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노동계의 '공익위원 전면 교체' 압박도 공개적으로 불거졌다. 총대는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멨다.

우선 박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은 끊임없이 경제 위기를 운운하며 최저임금의 동결 또는 삭감을 주장해 왔고, 정부 추천을 받은 공익위원은 중소 영세 사업장과 소상공인의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며 사용자의 손을 들어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짜인 각본대로, 형식적으로 노동자위원을 참여시키고 목소리를 반영하는 흉내를 낸 것이지, 저임금 노동자들의 고통이 제대로 검토된 적도 없다"고 힐난했다.

특히 "2020년과 2021년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률을 결정해 저임금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공익위원들은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박준식 위원장과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위원에게 책임을 물어 12대 공익위원 추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심의는) 최소한의 중립성도 상실한 채 노동계 신뢰를 모두 잃은 공익위원 교체부터 진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노동계가) 전달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고 오늘 말씀도 아프게 새기고 있다"면서 "코로나 국면에서 저임금 근로자와 영세 소상공인들이 겪는 고통은 그 누구보다 크리라고 생각한다.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준식 위원장은 "올해 심의도 지난해 못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우리 모두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고용부 장관의 심의 요청서를 접수한 뒤 실태생계비 분석 등 심의 기초자료 심사를 전문위에 회부했다. 회의는 개최로부터 2시간이 안 돼 끝났다.

제2차 전원회의는 차기 위원 구성이 완료되는 다음 달 중순(18일 잠정) 열기로 했다. 현장 의견 수렴을 위해 5~6월 사업장 방문과 권역별 토론회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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