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예의 역사이자 K-공예의 대명사 ‘청주공예 비엔날레’ 현장속으로

-다양한 소재와 다채로운 작품으로 “눈이 즐거워”
-자랑스러운 한국 작품들과 이국적인 스페인 작품들 한데 어우러져

박소담 기자 | 기사입력 2023/09/01 [16:35]

세계 공예의 역사이자 K-공예의 대명사 ‘청주공예 비엔날레’ 현장속으로

-다양한 소재와 다채로운 작품으로 “눈이 즐거워”
-자랑스러운 한국 작품들과 이국적인 스페인 작품들 한데 어우러져

박소담 기자 | 입력 : 2023/09/01 [16:35]

마침내 ‘사물의 지도’가 펼쳐졌다. 

1999년 공예분야 세계최초 국제전시를 시작으로 24년간 공예의 트렌드를 선도해 온 ‘청주공예 비엔날레’가 8월 31일 개막식과 함께 힘찬 대장정에 돌입했다. 

 

개막 첫 날 오전, 이미 북적북적

 

도자, 금속, 유리, 섬유 등 다양한 재료와 인간의 명징한 손끝에서 빚어내는 기술이자 시간의 집적으로 완성되는 ‘공예’. 그 깊고 고고한 아름다움을 감상하러 온 인파들로 이미 열기가 뜨겁다. 

 

매회 평균 세계 60여 개국 1천여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평균 30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세계정상급의 규모와 수준으로 성장해 온 ‘청주공예 비엔날레’는 K-공예의 대명사이자 세계 공예의 살아 숨쉬는 역사로 평가된다. 

 

올해의 주제는 ‘사물의 지도 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로 팬데믹을 겪으며 인류가 직면한 위기와 문명에 대한 성찰을 발상으로 인간을 위한 물건을 만드는 것을 넘어 공예가 나아가야 할 미래 지형도를 그린다. 

 

▲ 2023 청주공예 비엔날레 현장  © 박소담 기자

 

다양한 소재와 다채로운 작품으로 “눈이 즐거워” 

 

황 란 작가의 화려하고 웅장한 작품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황 작가는 단추와 실, 핀을 사용하여 매화, 기와, 독수리, 봉황 등의 이미지를 결합한 독창적인 설치미술을 선보였다. 작품의 소재는 한국적이지만 동서양을 아우르는 감각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 황 란 작가의 '또 다른 자유_FB'  © 박소담 기자

 

다카하시 하루키 작가의 도자공원 전시도 발걸음을 붙잡는다. 다카하시 하루키 작가는 작품을 정원과 같은 환경으로 전시하는 예술가이다. 그가 펼쳐놓은 넝쿨과 꽃들은 모두 도자로 만든 것이다. 백자 넝쿨과 풀꽃들이 만들어내는 견고하면서도 연약한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기억들을 떠올리게 한다. 

 

청주 출신 작가인 유정혜 작가는 나무를 형상화한 느슨한 섬유 작품 사이로 투과하는 빛과 바람 등 다양한 시선을 엮음으로써 끊임없이 서로 연결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섬유가 가진 부드러움과 유연한 성질을 이용해 안과 밖, 작품과 관객을 연결함으로써 상호관계성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황혜림 큐레이터는 “당대 흐름과 시기를 반영하는 작품들이 많다”며 “기후위기와 팬데믹을 겪으며 인류의 존엄성을 성찰하고자 하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사람과 물건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정원을 걷듯 전시를 감상할 수 있게 기획했다”고 밝혔다.

 

충청대에 재학중인 최예린 학생은 “작품들의 소재가 매우 다채로워 눈이 즐겁다”며 “미디어아트나 현대미술을 주로 관람해왔는데 이번 공예 비엔날레는 기대 이상이다”라고 전했다. 

 

▲ 다카하시 하루키 '도자 정원'  © 박소담 기자

 

자랑스러운 한국 작품들과 이국적인 스페인 작품들 한데 어우러져

 

직장인인 임다영씨는 “다양한 작품 가운데 청주의 직지 문화와 관련된 작품이 많아 친근하면서도 세계 여러 작가의 작품이 이색적이다”라며 “공예 전시회답게 먹과 한지를 이용한 동양적인 요소를 가미한 작품도 많아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현대도예의 선구자인 신상호 작가의 ‘묵시록’이라는 작품이 동·서양의 아름다움을 잘 담아냈다고 평가 받는다. 전통의 가치를 존중하되, 다양성과 변화를 수용하는 신 작가의 작품은 흙과 유약, 화장토와 같은 동양적인 재료와 아크릴 물감을 섞어 이국적인 느낌의 작품을 완성해 냈다. 

 

박주혜 큐레이터는 “공예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박성훈 작가의 작품도 이색적이다”라며 “뜨거운 유리를 파이프로 말아올려 숨을 불어 넣었을 때 구 형태를 띠게 되는데 이때 손으로 직접 빚어내는 콜드 워킹(Cold-working)기법으로 완성한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형이라 하면 닫혀있는 형태를 떠올리는데 이 작품은 중앙부가 열려있어 아름다운 내부를 감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좌)신상호 작가의 '묵시록' 과 (우)박성훈 작가의 'Vold#12'  © 박소담 기자

 

초대국가전에서는 각 나라의 전통 소재를 이용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이들닙 큐레이터와 함께 재료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직관적 창작과정에 중점을 둬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스페인의 카테리나 로마(Caterina Roma) 작가를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들닙 큐레이터는 “현재 작가가 거주 중인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의 천연재료를 이용해서 만든 작품이다”라며 “온도와 습도에 의해 자연스럽게 변형되는 도자기의 외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카테리나 로마(Caterina Roma) 작가와 그녀의 작품인 '달의 궤도'  © 박소담 기자

 

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

 

강재영 2023 청주공예 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자연의 천연재료와 장인의 손기술이 결합된 순수한 형태의 전통공예인 ‘생명사랑의 공예’에서 플라스틱 시대가 만든 디스토피아를 극복하려는 인류의 노력을 표현한 ‘바이오플라스틱 공예’, 공예가 디지털과 만나는 ‘디지털 공예’ 등 모든것을 순환시키는 ‘업사이클링 공예’로 전개되고 있다”며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공예와 함께 우리의 삶은 지금도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문명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찾고자 한다”고 전했다. 

 

조직위원장인 이범석 청주시장은 “청주공예 비엔날레는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K-컬처”라며 “인류의 태동부터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 해왔던 ‘공예’의 가치와 무궁무진한 확장성, 그리고 감동을 청주공예 비엔날레에서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parksd@okcb.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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