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법치와 민심의 충돌

뉴스1 세종충북본부 대표 이광형

충북넷 | 기사입력 2024/05/21 [17:45]

<칼럼> 법치와 민심의 충돌

뉴스1 세종충북본부 대표 이광형

충북넷 | 입력 : 2024/05/21 [17:45]

 

 ▲뉴스1 세종충북본부 이광형 대표  © 충북넷

 

22대 총선 압승으로 입법 권력을 거머쥔 야당의 독주와 이에 맞서는 대통령 권력과의 충돌이 점입가경이다. 171석의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상임위 독식을 예고하고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대의민주주의와 광장민주주의를 병행하려는 채비다. 

 

민주주의는 법치와 시장경제에 따라 작동돼야 한다. 하지만 시민은 권력이 민심과 법치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지 않을 때 직접민주주의를 택한다. 시간이 흐른 뒤 여러 논란을 빚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 야당이 추진 중인 여러 특검도 민심과 법치 사이에서 여당은 물론 행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볼 땐 야권이 총선 민심을 명분으로 특검을 밀어 붙이는데 이는 행정부의 권한 침해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야권은 채 상병 사건과 김건희 여사 의혹 특검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60~70%가량이 찬성 한다고 답한 것이 ‘민심’이라며 재의결과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21일 야권이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경찰과 공수처가 본격 수사 중인 사건으로 여야 합의가 없었던 점 등을 들어 거부권을 행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수사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고 하면, 그때는  먼저 특검을 주장하겠다”며 조건부 특검 의사를 밝혔다. 

 

범 야권은 장외투쟁으로 맞설 태세다. 대통령 권력이 민심과 충돌하는 형국으로, 해법이 난망하다. 민심과 법치가 충돌할 땐 공정과 상식을 담보한 법치주의를 따라야 한다. 대부분 선진국들이 그렇다. 민심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화무상(變化無常)하기 때문이다. 법치의 근간인 헌법과 법률에 문제가 있다면 입법기능을 가진 국회가 개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적 저항을 받게 된다. 우리의 정치 현실은 소속 집단 이익을 위해 선전선동 프레임으로 민심을 왜곡하거나, 포퓰리즘 정책 반영을 위해 입법권을 남용한다. 이 때 삼권분립 국가의 통치자는 거부권 등 법치를 통해 견제해야 한다. 

 

대통령이 거부한 채 상병 특검법은 어떤 경우인가. 이 특검은 경찰과 공수처 수사가 8개월 여간 답보상태에 있다 최근에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여러 가지 의혹에 따른 국민 분노 표출이다. 그래서 ‘수사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먼저 특검을 자청하겠다’는 대통령의 주장은 신뢰를 얻지 못하는 반면 ‘격노설’ 때문이란 야당의 주장이 국민감정을 압도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특검 요구도 마찬가지다. 이 사건의 본루는 윤 대통령과의 결혼 전 있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문재인 정부시절 친문 검사들로 2년여를 수사했으나 기소조차 못한 것으로 특검요구 명분이 약하다. 그런데 지난 1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실이 폭로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며 재소환 된 것이다. 몰카를 촬영한 사람들의 정치적 목적과 불법이 있겠으나, 당시 대통령이 ‘도덕적’차원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으면 조기에 마무리 될 일이었다. 

 

그러나 사과와 해명의 타이밍을 놓치면서 국민 분노를 샀고, 결국 뒤늦은 대통령의 사과는 국민감정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러다 보니 공직자의 배우자는 처벌할 수 없는 법리(청탁금지법)는 뒷전인 채 야당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대다수 국민은 ’왜 대통령 부인은 명품을 받아도 조사도, 처벌도, 안 받느냐’고 묻고 있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대통령 부인에 대한 실망감이 하늘을 찌른다.

 

정치의 실종도 민심이반을 불렀다. 무고한 생명의 앗아간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는 위법을 한 행위자에 대한 처벌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을 포함해 세계잼버리대회 운영 실패, 부산엑스포 유치 불발 등 주요 국정 실패와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되래 대통령이 해당 국무위원을 격려, 신임하는 듯 한 영상이 언론에 보도되자 국민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게 아닌가. 작금 행정부와 입법부의 출동은 정치가 실종, 왜곡되고 혼란스런 민심에 의해 기인한다. 이럴 땐 공정과 상식에 기반 한 법치가 바로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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