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작열하고 초목은 창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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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가 해야 할 역할은 끝났습니다.
과거 시련과 고난의 시절 마음속 준비해 오던 떠남의 시기를 이 시점에서 택하는 것이 ‘아름다운’ 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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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저미도록 그간의 사랑과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하이닉스 반도체 노화욱 전무가 지난 6월말 퇴직하면서 지인들에게 보낸 ‘인사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불러오고 있다.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하이닉스를 지난해 2조 240억원의 영업이익과 흑자전환으로 ‘순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자신은 지난 4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는 영예를 안았던 터에 그의 갑작스런 퇴직은 갖가지 추측을 낳기도 했었다.
특히 그가 청주에 보인 ‘청주사랑’으로 많은 지역 사람들의 아쉬움과 궁금증은 더했다.
하지만 그의 ‘떠남’은 일정 궤도에 올랐을 때 떠나겠다는 준비된 자의 ‘아름다운 졸업’이었음을 보여줘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인사장에서 “이제 마음속 준비해온 떠남의 시기”라고 밝힌 그는 “굳어진 인연 때문에 다들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며 “굴레에서 떠나고 타성의 늪에서 떠나고 욕심과 집착에서 떠남으로써 진실된 인생, 참된 삶과 새롭게 해후 하려 한다”면서 버리고 떠나서 새롭게 만날 것을 기약하고 있다.
그는 이곳 청주에서의 6년 세월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보람되고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한다.
그의 청주사랑은 감사할 줄 아는 깊은 심성에서 출발한다. 그동안 하이닉스는 지역사회의 지순한 사랑 속에 침몰하는 배를 되살려 기사회생시키는 기적과 영광을 창조했다고 밝히고 있다.
노 전무는 하이닉스를 살리려는 지역사회의 노력을 잊지 않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향토 청소년 사랑운동, 향토 문화사랑운동, 향토 주민사랑운동, 향토 환경사랑운동 이라는 4개의 큰 범주에서 향토사랑운동으로 보답했다.
특히 하이닉스가 펼친 향토 문화사랑운동은 그의 폭넓은 문화 예술적 소양과 맞물려 더욱 빛을 발했다. 그 바쁜 가운데도 여느 지역예술인 못지않게 지역 문화행사를 일일이 찾았고 후원도 아끼지 않았다. 하이닉스가 문화관을 지역 예술인들이 맘껏 사용할 수 있게 한 것도 그의 역량 덕분이다.
그의 문화 예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사랑은 놀라울 정도다. 고전서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는 다양한 지식은 지역 문화예술인들과의 폭넓은 교류를 낳았다.
그가 지난 2월 충청투데이에 기고한 <충북예술고의 졸업식>이란 칼럼은 지역 문화예술 사랑의 정도를 가늠케 한다.
“우리는 청주를 '교육과 문화의 도시'라고 자랑한다. 그렇다면 문화예술의 꿈나무를 길러내는 이 학교의 졸업식이 학생과 교사, 학부모만의 단출한 하루 행사로 그쳐서는 안된다.
예총과 민예총을 비롯한 문화계 지도자, 지역예술인들은 물론 문화행정가, 언론·방송사의 문화부 기자 모두가 참여하는 성대한 잔치와 상징적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쓴 그다.
그는 한 사기업의 임원이었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일했을 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역사회와 유기적 관계를 통한 대 지역사회 관계에 보여준 하이닉스 노화욱의 진심어린 행동이 떠난 그의 등 뒤에 빛나고 있다.
그의 역량이 산업경제 발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시 한번 쓰여질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 민경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