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통터지네 정말"-서흥캅셀의 사례

외자유치 내세워 국내기업 박대-기업 내쫓는 외투 정책의 '허실'

임철의 | 기사입력 2007/04/10 [12:03]

"분통터지네 정말"-서흥캅셀의 사례

외자유치 내세워 국내기업 박대-기업 내쫓는 외투 정책의 '허실'

임철의 | 입력 : 2007/04/10 [12:03]
#기업 내쫓는 게 특별경제시책?


의약품 캅셀과 건강보조식품을 생산하는 업체인 서흥캅셀은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내려앉는다.

이 기업이 오송과 인연을 맺은 건 2003년 9월.

경기도 부천에 본사가 있는 서흥캅셀은 그 해 오송단지 내 공장용지 2만 2400평을 일찌감치 매입했다. 본사를 오송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산업단지 조성공사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서둘러 사둔 것이다.

하지만 이 결정이 잘못된 선택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토목공사가 끝나면 본사와 주요생산시설 전부를 오송으로 옮길 계획이었다. 그런데 땅을 매입한 지 2년쯤 후 예기치 못한 이상한 소식을 듣고 대경실색했다.”

#“본사 오송으로 이전하려 미리 땅 샀는데…”

충북도가 2005년 10월 한국토지공사와 보건복지부, 한국산업단지공단, 그리고 토지공사를 대행해 오송단지 조성공사를 하고 있던 D건설과 W건설 등 대행 건설업체에게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협조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내며 서흥캅셀이 매입한 땅을 포함한 일대 11만 4000평을 외투(外投) 지구로 지정하겠다고 뒤늦게 나섰기 때문이다.

서흥캅셀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관리기본계획에 따르면 서흥캅셀이 사놓은 땅은 건강기능식품제조업체의 입주가 가능하지만, 충북도에 의해 외투지역으로 지정되면 땅 매매계약 자체를 ‘없던 일’로 하고 오송을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될 게 뻔했다.
회사의 장기발전 전략이라는 큰 틀이 뿌리째 흔들릴 지경이 됐다.

#충북도가 뒤늦게 외투 지정한다며 투자 막아

“모든 게 꼬이기 시작했다. 마음고생?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오송을 붙잡고 있어야 할지 아니면 버리고 떠나야 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외투지정이 확정된 것도 아닌 상태에서 신의를 버리고 부지매입 계약을 취소할 수도 없고... 이렇게 시간만 하염없이 소모하며 최근까지 초조한 나날을 보내왔다.”

오송 땅에 미래를 설계하려던 서흥캅셀은 2005년 이후 3년째 계속되고 있는 충북도의 외투지역 지정 움직임에 가로막혀 우왕좌왕하다가 최근 베트남과 미국에 현지법인을 따로 설립했다. 오송만 바라보며 투자계획을 하염없이 지연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서흥캅셀은 “본사를 오송으로 이전하려고 계획을 확정한 뒤 인천남동공단 내 한 업체 터를 임차해서 기계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였다. 또 산업은행과 700억 대출 약정도 체결해 놓고 있었던 상태였다. 그런데 외투지역 지정 문제라는 예기치 못한 장애물에 걸려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미국으로 생산거점 다원화

지난해 상반기 베트남정부로부터 투자승인을 받아 현재 공장건설공사에 들어간 서흥캅셀은 미국에도 진출, 현지 캅셀 회사를 아예 인수했다. 미국 공장은 오는 5월 가동에 들어간다.

서흥캅셀은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도 하이테크를 가진 우량 기업이 많은 데 충북도가 정작 이런 우리 기업은 쫓아 버리고 들어올 생각이 없는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선 소매자락을 붙잡지 못해 안달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서흥캅셀은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리더십 체제가 바뀐 충북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충북도는 지난 9일 서흥캅셀 땅을 외투지역에서 제외하는 쪽으로 예정지역을 확정했다.

그러나 서흥캅셀은 지난 3년 가까이 겪지 않아도 될 숱한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투자 적기를 놓치는 동시에 오송에 ‘올 인’하려던 계획마저 바꾸는 등 값비싼 기회비용을 치러야 했다.

서흥캅셀은 “이번 기회에 충북도는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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