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말끔할 수가…

2년 여 만에 철거된 농성장

임철의 | 기사입력 2007/05/09 [13:16]

이렇게 말끔할 수가…

2년 여 만에 철거된 농성장

임철의 | 입력 : 2007/05/09 [13:16]
#청주시, 경찰 요청받고 30여명 투입 오전 중에 마쳐

충북지역 최대 규모의 노사분규를 상징하는 존재처럼 사람들의 인식 속에 굳어져 온 하이닉스 반도체 청주사업장 정문 앞의 옛 하청노조 천막 농성장이 9일 마침내 철거됐다. 정문 앞에 군부대를 연상시키듯 험상궂게 설치돼 있던 가시철망(barbed wire) 역시 내려졌다.

청주시 흥덕구청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30여명의 인력과 중장비를 투입, 불과 2시간만에 천막 시설 등을 현장에서 치워버렸다. 공장 앞 도로 수십여m에 자리 잡고 있던 옛 하청지회 천막농성장과 폐타이어 200여개가 말끔히 치워졌다.


민주노총 산하 하이닉스 매그나칩 옛 하청노조는 해당 천막 등의 시설물을 당초 오는 11일 자진 철거키로 했었다. 위로금과 재취업 수당 등의 명목으로 지급키로 합의된 32억원을 전달받기로 한 10일 이후로 철거 시점을 정했던 것.








그런데 예상보다 이틀 일찍, 그것도 노조에 의한 자진 철거도 아니고 청주시의 행정력에 의해 서둘러서 철거가 되기까지엔 막후에 숨겨진 과정이 있었다.

충북경찰은 최근 옛 하청노조에 “노사 대타협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으냐.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조속히 철거하자”고 제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노조 측에서는 “노사 합의안의 내용이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일부 조합원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난점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을 설득해 스스로 철거하기가 곤란하다”며 “경찰에서 철거해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경찰 역시 관련 행정력을 동원할 처지나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였기에 청주시에게 협조를 요청한 결과 청주시가 궂은 일을 떠맡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흥덕구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 노사 양측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지긋지긋한 분규의 상징인 농성장 천막 시설 등을 오전 내에 말끔히 치워버릴 수 있었다”고 충북경찰은 말했다.

노사 양측은 농성 시설물 철거 광경을 함께 지켜본 데 이어 정문 개통식을 현장에서 갖는 등 화해의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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