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포장도 되지 않은 붉은 흙길의 공사현장 진입도로에서 “공사가 이제 막 시작 했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임시로 길을 닦고 자갈을 뿌린 뒤 먼지를 방지하려 물을 뿌리기 무섭게 페이로더가 노면을 다듬느라 바쁜 진입도로를 따라 500~600m 쯤 들어갔을까? 막상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음은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고 역동적이었다.
암벽을 깨는 중장비 소리, 깨뜨린 돌과 마사토를 운반하는 트럭이 만들어내는 진동 섞인 묵직한 소음, 작은 차량들이 내는 경쾌한 엔진음이 섞여 활기찬 토목공사 현장의 전형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농촌공사(옛 농업기반공사) 충북본부가 청원군 오창면 성산리 현지에 미호천 2지구 대단위 농업개발사업의 하나로 진행하고 있는 오창저수지 축조현장은 여느 토목공사와 마찬가지로 남성적 근육질을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댐에 해당하는 제당(堤塘)은 보상미비로 아직 착공 전
저수지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자 상징 모형이 되는 댐, 즉 제당(堤塘) 축조 공정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데도 커다란 입을 벌리고 다가서는 여방수로(餘放水路;댐 수위를 넘어 차오르는 물을 내보내기 위해 만든 방류수로)만으로도 규모를 짐작케 했다.
공사현장에서 만난 한국농촌공사 충북본부 공무팀 소속 공유석 공사감독은 “여방수로의 길이가 205m로 충북에 있는 저수지 중에서 가장 크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공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셈입니다. 사업 첫 년도인 2005년 90억, 지난해 190억에 이어 올해 120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현재 여방수로 공사를 비롯해 가배수터널(지름 4.6m 길이 143m) 등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총 사업비는 724억 여 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준공목표 시점은 2010년말까지 입니다.”
다른 것보다 역시 댐의 규모가 가장 궁금했다. 핵심을 물었다.
“우선 오창댐은 충청북도 청원군 오창면 성산리 등 3개면 23개리와 충남 천안시 동면 화덕리 등 2도 1시 1군 4면 24개리에 걸쳐 있습니다. 물론 유역이 그렇습니다. 수혜면적은 857ha인데 신규로 혜택을 보는 지역이 380ha이고 기존의 혜택지역 중 보다 충분한 물 공급을 통해 보충급수를 받는 곳이 477ha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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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당 길이 202m 높이 26.7m
#만수면적 100ha에 저수량 759만t 달해
저수지의 댐에 해당하는 제당은 길이가 202m이며 높이는 26.7m입니다. 중심부(Core)에는 진흙을 다져넣고 나머지는 사력댐으로 지어집니다. 완성된 이후에는 표면에 잔디를 심어 녹화할 생각입니다.“
-저수량과 유역면적 및 만수면적은 어떻게 됩니까?
“오창댐의 유역면적은 3310ha이며 댐이 만수가 됐을 때의 만수면적은 100ha입니다. 유역면적 대비 만수면적 비율이 33대 1 정도 되는데요 이 정도면 저수지로서 아주 뛰어난 조건입니다. 저수량은 총 759만t(유효저수량 639만t)으로 진천 초평 저수지의 절반 규모에 해당합니다.”
공사현장을 떠나기에 앞서 농촌공사 충북본부에서 만난 최홍규 차장은 “그런데 현재 오창댐 건설사업이 큰 문제에 부닥쳐 있는 상태”라며 난감해 했다.
“예산반영이 제때 한꺼번에 이뤄질 수 있느냐가 이 사업의 성공을 가를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업이 확정된 2005년만 해도 농촌공사에서는 711억원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것이 3년이 흐른 지금 단가 인상분만 반영했는데도 724억원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가장 큰 문제는 공사비의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용지보상비가 한꺼번에 책정되지 않으면서 관련비용이 해가 갈수록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산일괄 배정 안돼 보상비 급등…“이러다 언제 공사 끝날지 모를 지경”
최 차장은 “2004년도에 평가한 용지보상비 단가는 386억원이었지만 찔끔찔끔 예산이 배정되다보니 시차보상이 불가피해지는 가운데 아직도 태반 이상이 남아 있는 땅을 보상해주려면 이제는 700억원 가량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행정복합도시 효과 등으로 땅값 인상요인이 잠재해 있어 3년이 지난 지금 당초보다 2배 이상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현장에서도 “주민 역시 일괄 보상을 원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연차적으로 부분 보상이 이뤄진다는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언제쯤 보상이 마무리돼 새 터전으로 이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보상이 더디게 진행되다 보니 당장 새 터전이 되어 줄 이주단지 조성도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먼저 보상받은 주민들은 그들대로 ‘야금야금 보상비만 까먹는 처지가 됐다’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농촌공사 충북본부 하성래 총무팀장은 “이 사업은 전액 국비사업으로 지역 입장에서는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프로젝트”라며 “이왕이면 지방정부와 청원군에서도 예산이 조기 배정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 팀장은 “지난 세월은 사업 확정 지연으로 시간과의 지리한 싸움을 벌여오다 지금은 예산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신세가 바로 오창댐”이라고 말했다. 오창댐은 충북에서 이뤄지고 있는 농업기반 시설 공사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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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변공원으로 개발할 소지 커
그는 “시간이 돈이라는 점을 요즘처럼 실감하는 적도 없다”며 “ 이러다가는 2010년까지 완공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당장 내년 예산으로 200억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껏 올해 수준(120억원) 정도에서 예산배정이 그칠 공산이 큰 것으로 염려하고 있었다.
한편 청원군은 오창댐 저수지가 완공 됐을 때를 상정, 일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지 벌써부터 고민하고 있다. 수변공원화 방안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해 보이는 데, 오창댐이 제대로 개발된다면 오창 신도시는 물론 오송 천안 주민들의 휴식 관광 공간으로서도 기능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농촌공사의 기대였다.
이렇게 될 경우 특히 오창 신도시 주민들은 자동차로 5분 거리 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척에 빼어난 여름 휴양지를 새로 갖게 되는 셈이라는 게 농촌공사의 설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