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은 되는데 오창은 왜 안돼?

아파트형 공장 복지부 “Yes"↔ 충북도 ”No"-수준 차이 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임철의 | 기사입력 2007/05/21 [06:36]

오송은 되는데 오창은 왜 안돼?

아파트형 공장 복지부 “Yes"↔ 충북도 ”No"-수준 차이 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임철의 | 입력 : 2007/05/21 [06:36]

#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 불가(不可) 이유

오창과학산업단지 신도시를 중심으로 기업 활동을 펴고 있는 모 건설사의 김 모 대표이사(45)는 요즘 허탈하기 짝이 없다.

최근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 충청지사가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 내에 아파트형 공장을 설립키로 했다는 소식 때문이다.(충북넷 5월 11일자 게재 ‘오송단지내 아파트형 공장 설립’ 기사참조)

김 대표는 “오송과 오창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지만 조성주체가 중앙정부(오송)와 지방정부(오창)라는 것 빼고는 서로가 지척에 세워지는 첨단산업단지라는 점에서는 하등 다를 게 없지 않느냐”며 “그런데도 오송에는 아파트형 공장 설립이 가능하다는데 오창은 안 된다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어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창에 아파트형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2005년부터 오창과학산업단지 관리공단과 충북도의 문을 두드려왔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답변이라고는 “안 된다” “허가해줄 수 없다”는 것뿐이었다.

# “임대업하겠다는 건데 그렇게는 못해준다”

“답변 내용이 기가 막혔습니다. 제가 건설업을 한다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특정기업이 땅 갖고 거기에 아파트형 공장을 세워 건물 임대업을 하겠다는 모양인데 그렇게 특정 업체의 이익을 위해 아파트형 공장 설립을 허가해줄 수는 없다’고 그래요. 나 원 참. 이런 언어도단이 어디 있습니까?”

김 대표는 “대전 대덕테크노밸리만 해도 민간 기업들이 아파트형 공장을 설립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오창은 지금 땅이 없다. 서로 들어오려는 업체는 많은 데 이들을 수용할 공간이 막상 없다는 얘기다. 수요가 있는 곳에 적절한 형태의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해서 정당한 이윤을 추구하는 게 뭐가 나쁜 일이냐? 돈 벌어 세금내고 직원 고용 유지하는 게 애국하는 것 아닌가. 이게 자본주의의 요체라면 요체 아닌가. 발길 돌리는 기업들을 아파트형 공장을 통해 붙잡으면 누구 이익인가? 결국 오창, 나아가 충북이 발전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청원군이 부득이 제2의 오창산업단지 조성에 나서는 것도 알고 보면 몰려드는 기업체들을 기존의 오창단지가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충북도 등 행정수준 업그레이드되지 않으면…”

그는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동일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 이토록 차이날 줄 몰랐다”며 “충북도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수준이 글로벌 시대에 맞게 몇 단계 뛰어오르지 못하면 지역 경쟁력을 갉아먹는 천덕꾸러기 존재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충청지사 측에 따르면 오송의 아파트형 공장 설립 아이디어는 보건복지부로부터 나왔다. 복지부는 국가산업단지인 오송의 조성을 맡고 있는 주체.

산단공 충청지사 황하중 과장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에서 오송단지의 산업시설용지가 불과 50만평으로 비좁아 몰려드는 기업수용에 한계가 있다며 아파트형 공장을 건립해주면 좋겠다고 요청이 들어와 검토 끝에 사업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황 과장은 “충북에서는 최초라고 하는 데 사실 아파트형 공장은 시화공단을 비롯해, 남동 창원 개성공단 등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보편화된 형태”라고 말했다.

# 대덕테크노밸리에서는 민간자본에서 아파트형 공장 설립

산단공 충청지사는 “산단공에서는 우리가 관리하는 공단에서만 사업을 하는 관계로 지방공단인 오창에서 아파트형 공장설립에 나설 수는 없다”며 “다만 지방공단인 오창산단의 관리주체인 충북도가 필요성을 느낀다면 직접, 또는 민자유치 형태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지금도 입주 희망 의사를 밝히는 업체가 많지만 여러 조건 상 아파트형 공장설립 사업은 최적기를 놓쳐버렸다. 지금은 개인 기업이 하기엔 곤란하다. 지난해보다 분양조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후분양을 해야 할 뿐 아니라 7월부터 건설사의 이사들은 모두 등재, 건교부의 허가까지 받아야 하는 등 사업주체 요건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만 해도 관계 당국에서 불가하다는 회신을 받은 이후 아파트형 공장 설립용으로 확보해 놓았던 땅을 처분한 상태”라며 “설령 사업재개가 가능해도 이제는 오창에서 적합한 부지를 찾기가 불가능해 아파트형 공장설립의 꿈을 완전히 접었다”고 말했다.




◆오송 아파트형 공장 언제 짓나?
예산확보 안된 상태…시기 유동적
3~4년 이후에나 착공 가능할 듯

충북 최초의 수식어를 달고 태어날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 내 아파트형 공장은 언제쯤 모습을 드러낼 것인가.

한국산업단지공단 충청지사는 “사업계획만 확정했을 뿐 관련 예산이 반영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시기(時期) 예측은 전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단공 충청지사는 “△예산이 확보 되는 대로 부지를 매입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과 △이 사업의 주체는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라는 것, 그리고 △산단공이 사들일 땅이 결정돼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라고 밝혔다.

산단공은 지난달 초 한국토지공사에 오송단지 내 생산시설용지 9-1 블록 7608평의 부지에 대한 매입의사를 전달, 최종 3차 생산시설용지 분양공고에서 이 부지가 제외됐다.

산단공은 향후 예산 확보-토지공사로부터 부지 매입-기업들의 입주 수요 파악-아파트형 공장 건립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시기는 매우 유동적인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태라면 최소 3~4년은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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