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郡 단위 행정의 ‘촌티’ 이젠 벗어야 할 때”잇단 굴욕…도마 위에 오른 청원군 행정-행정소송 행정심판 줄줄이 패배최근 청원군의 행정이 굴욕을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청원군이 공적으로 행한 행위에 대해 민간 영역의 이의와 반발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행정심판에 회부되고 소송에 휘말리는 등 행정 신뢰성이 정면에서 도전받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게다가 청원군을 더욱 당혹케 하는 것은 그 결과가 한결같이 행정을 번복해야 하는 상황인 패소, 또는 불리한 결정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행정 행위를 펴면서 별개의 사안을 끌어다 두 사안을 연계시킨 뒤 동시에 처리하려는 등 ‘억지 행정’ 사례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 덩치는 커졌는 데 행정대응 능력은 제자리? 이 때문에 청원군의 미숙한 행정능력과 수준에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점차 반향을 얻어가고 있다. 청원군의 행정 수준과 품질 등 총체적 경쟁력이 인구 14만 명을 돌파한 이후 독자적인 시 승격을 추구하겠다고 나설 만큼 커진 외형적 덩치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과거의 ‘군(郡) 단위 행정’ 타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창과 오송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복잡다기할 뿐 아니라 전문적 식견이 요구되는 시단위 행정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청원군이 서둘러 행정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쓰레기 문제, 오창 호수공원 개발 문제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행정 난맥 ◆오창 문화휴식공원 개발 문제=충북도는 지난 5월 30일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청원군의 행정 결정이 부당한 만큼 이를 시정하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오창 호수공원에 상업시설의 건립을 추진했던 J사가 청원군을 상대로 제기한 ‘문화휴식공원의 사업자 지정 거부처분 취소 청구’에 대해 “청구의 이유가 있다”며 인용 결정을 내린 것. J사 측은 지난 5월 7일 청원군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하면서 ‘2005년 8월 청원군의 공원시설 설치에 따른 민간투자공고에 의거해 최초 제안자 겸 공모자로 단독 응모한 사실이 있는 만큼 청원군이 J사를 단독사업자로 지정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원군이 사실상 사업자 지정을 거부 처분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런 만큼 충북도의 이번 인용 결정은 청원군의 원칙 없는 ‘오락가락 행정’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뻔히 예견되는 주민들의 반발로 갈등 격화 우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애초부터 민원발생이 뻔히 예견되는 공원 내에서의 대규모 개발사업을 특정 업체가 행정기관에 제안한 일 부터 시작해 청원군이 이를 비판 없이 수용, 민간투자’ 공고 절차에까지 나선 과정 자체가 원칙을 무시한 비상식적 행정관행 이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그런 점에서 김재욱 군수 체제라는 새로운 리더십을 맞은 청원군이 과거의 오류를 바로 잡으려는 최근의 잇딴 노력은 오히려 가상히 여겨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어쨌거나 이런 반론과는 무관하게 지금 시점에서 오창 호수공원 내 개발문제가 어떻게 결말지어질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J사가 지금까지 보여 온 태도로 볼 때 개발 움직임이 조만간 본격화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푸른 녹지와 호수 등 공원이 시원스레 펼쳐진 오창 신도시를 찾아 몰려든 주민들은 “오창에 녹지율이 30%를 넘을 정도로 많은 공원이 조성된 것은 쾌적한 전원도시를 지향한 개발전략 때문이었다”며 “그런 만큼 개발전략의 근저를 뒤흔드는 행정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이들은 “공원 조성비용까지 포함돼 결정된 토지와 아파트 등을 제 값을 주고 분양받은 만큼 공원 내의 대규모 개발행위를 반대할 권리가 우리에게는 정당하게 부여돼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 주민-업체-청원군 간 소모적 갈등의 구도가 다각화하며 격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쓰레기매립장 사업 민간업체에 떠넘긴 것부터가 잘못 ◆오창단지 내 쓰레기 매립장 문제=오창과학산업단지 신도시 내에 쓰레기매립장을 건설, 영업을 하고 있는 청주 JH개발은 얼마 전 청원군을 상대로 부당하게 영업권을 제한한다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이 영업구역 문제를 놓고 청원군과 갈등을 벌여오던 JH개발의 손을 거의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내용의 조정 권고안을 지난 4월 5일 확정한 것. 청주지법 행정부는 조정안을 통해 “오창과학산업단지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우선 처리하되 여유 용량 범위에서 사업장 기준 반경 150km 이내에서도 반입, 처리할 수 있도록 허가조건을 변경할 것”을 청원군에 권고했다. 또 소송이 진행되기 이전부터 오창 신도시 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까지 쓰레기를 반입하는 등 영업권역을 넓혀가던 업체에게 청원군이 내린 과징금 부과처분 역시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청원군으로선 거의 완패를 당한 것. # 미래를 멀리 보며 법과 원칙에 입각해 행정을 펴야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청원군의 소송대항 능력이 미약했다기보다는 처음부터 원칙에 근거한 행정이 이뤄지지 못한 때문에 발생한 관재(官災)”라며 “애시당초 청원군이 쓰레기 매립장사업을 직접 떠맡지 않고 영리추구를 우선시 할 수밖에 없는 민간업체에 맡긴 것이 중대한 판단착오였다“는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더구나 최근들어 업체 측이 매립장에 이어 소각장까지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가시화하면서 오창 신도시 지역의 기류가 심상찮게 전개되고 있다. ◆서로 별개인 사안을 연계시키는 ‘볼모 행정’=청원군은 토지공사가 올 초 오송단지 내 아파트 층고를 기존 ‘15층 이하’에서 ‘30층 이하’로 확대하는 내용의 실시계획 변경안 승인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오송 내 공공시설용지 확보문제를 연계시켜 논의하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 바람에 관련 협의가 크게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토공은 물론 오송단지 내 공동주택 건설에 참여한 업체들은 분양일정을 2개월 이상 연기하는 등 심한 마음고생을 겪어야 했다. 또 군은 강내면의 도시가스 공급을 위해 청주도시가스의 오송단지 도시가스 배관 공사 인·허가를 지연시켜 결과적으로 오송 단지 조성에 차질을 빚고 특정업체에게 부담을 안겼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충청투데이 6월 1일자 ‘채찍 들고 당근주는’ 청원군 제하의 기사) # “오창과 오송 등 신도시 조성 맞춰 행정 수준도 높여야” 청원군이 서로 별개의 사안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관철시키려 하는 등 행정권을 남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인 것이다. 물론 오창에서 공공시설 용지를 확보하지 못해 낭패를 겪은 청원군이 오송에서만은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아파트 층고 조정과 공공시설용지 확보를 연계해 동시에 해결하려 한 것이며, 가스 문제도 강내면 주민의 생활편익을 고려하다보니 그렇게 됐다는 정황 참작론도 들린다. 과거 잘못 이뤄진 행정을 뒤늦게나마 바로 잡고, 같은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학습능력을 보여주는 등 주민의 공공복리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게 나타난 것이라는 해석이 그것이다. 그러나 청원군은 “원칙에 입각하지 않은 행정의 결과가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는 점을 시인한다”고 말했다. 행정 관료로서 잔뼈가 굵은 김재욱 군수가 “항상 법과 원칙에 따라 행정을 하라. 그래야 나중에 부담되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청원군의 행정 품질과 수준을 놓고 제기되는 이와 같은 논란을 잠재울 주체 역시 청원군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지적으로 들린다. 한편 청원군은 2000년대 초 초정약수 스파텔 사업에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군수와 주무계장이 구속되고 업체와 서로 얽히고설킨 채 10건이 넘는 잇단 쟁송을 벌이는 등 말 못할 곤욕을 치른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런데 단체장의 무리한 밀어붙이기 행정의 대표적인 폐해로 꼽히는 이 스파텔 사건도 당시 청원군의 행정 역량이 짜임새 있고 높은 수준에 올라가 있었더라면 그토록 참혹한 지경으로까지 휘말리진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저작권자 ⓒ 충북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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