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 충북과 대전이 이렇게 차이 나나?

두 지방정부 일본방문은 ‘나란히’…결과는 ‘하늘과 땅’-충북은 빈손 귀환↔대전시는 ‘2500억 짜리 보따리’ 챙겨

임철의 | 기사입력 2007/06/12 [08:54]

‘풍향계’ 충북과 대전이 이렇게 차이 나나?

두 지방정부 일본방문은 ‘나란히’…결과는 ‘하늘과 땅’-충북은 빈손 귀환↔대전시는 ‘2500억 짜리 보따리’ 챙겨

임철의 | 입력 : 2007/06/12 [08:54]

충청북도와 대전시가 최근 약속이라도 한 듯 외국기업 유치활동을 엇비슷한 날짜에, 그것도 공교롭게도 똑같이 일본을 무대로 전개했지만, 성과에서는 극과 극의 간극이 날 만큼 현격한 차이를 드러낸 것을 놓고 말들이 많다.

차이가 확연한 ‘성적표(成績表)’ 뿐 아니라 충북도와 대전시 두 지방정부가 일본에서 투자유치 활동을 벌이기까지 드러낸 일련의 과정에서도 뚜렷한 편차를 노정, 여러 비교 논점을 제공하고 있다.

대전시는 철저하게 원칙을 지키면서도 실리를 극대화한 반면 충북도는 형식논리와 외부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는 실리 우선적인 태도를 보이는 듯 했지만 정작 알맹이는 없이 ‘자화자찬식’ 홍보에 더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 3자들은 “박성효 대전시장은 100% 관료출신이고 정우택 충북도지사는 100% 정치인 출신인 점이 두 지방정부의 행정 스타일에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두 지방정부간 차이점이 어느 정도로 확연한지는 양 자치단체가 최근 일본 방문을 통해 거둬들인 수확물을 비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충북도는 정우택 지사 등 일행이 지난 6일~8일까지 2박 3일간 일본을 다녀 온 뒤 일본방문 성과를 종합한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그런데 내용의 핵심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마치 정 지사가 생명공학계의 권위자로서 오송의 미래가치와 잠재력을 일본 BT기업 관계자들에게 특강을 한 것처럼 착각케 할 만큼 원론 수준의 화려한 언급들만 나열돼 있어 정작 보는 이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다음은 내용을 축약한 문제의 보도자료.

--‘정우택 충북도지사는 지난 7, 8일 이틀 동안 일본 도쿄와 오사카를 방문하고 오송생명과학단지 투자환경설명회를 개최했다.

오사카 투자환경설명회에는 27개 기업체에서 37명이, 도쿄에서는 28개 기업체에서 39명이 각각 참여했으며 미즈호은행 및 MBL 벤처 캐피탈 등 투자 관련 기관 및 기업의 임원들도 다수 참석했다.

이번 투자환경설명회에서 정 도지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강력한 의지로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마련, 전폭적으로 바이오텍산업을 지원해 오고 있다고 말한 뒤 국가 유일의 바이오전문 산업단지인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역할을 소개했다.

정 도지사는 이어 다른 산업과는 달리 일본의 제약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은 폐쇄적인 한국시장 구조 때문이라고 강조한 뒤 한·미 FTA 협상 타결로 신약개발능력을 가진 일본 기업들에게 유리한 시장구조가 형성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국내 임상 건수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점과 기술제휴, 인수합병, 라이센싱, 합작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선진국 제약기업 및 바이오텍기업들이 한국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찾고 있는 최근 동향을 소개하는 등 오송투자 유치활동에 힘을 쏟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투자유치 성과를 얻었다는 것인지 알 길 없다.

그러나 박성효 시장이 8일부터 13일까지 일본을 방문 중인 대전시의 경우는 충북과는 너무도 다른 눈부신 성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 2600억원을 끌어들인 대전시의 혁혁한 투자유치 성과

다음은 ‘박성효 시장-도요코인 호텔, 혼조그룹과 각각 투자양해각서 체결’이란 제목의 대전시 보도자료와 언론 보도를 종합한 내용.

--‘일본을 방문 중인 박성효 대전시장은 9일 오후 7시(현지시각) 도쿄 우라쿠 호텔에서 도요코인 호텔의 니시다 노리마사(61) 대표이사와 호텔 투자 양해각서(의향서)를 체결했다.

도요코인(주)는 양해각서를 통해 대전역세권 등 대전에 2-3개의 호텔건립을 위해 오는 2021년까지 6000만 달러(한화 약 55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중략)

박성효 시장은 이어 같은 장소에서 혼죠그룹 혼죠 료이치(52) 대표이사와 유성구 도룡동 스마트시티 내에 호텔건립 운영 및 상업지구 개발에 투자키로 하는 투자 의향서를 체결했다.

대전시와 혼죠그룹은 오는 2012년까지 스마트시티 내에 호텔건립 및 상업지구 개발에 참여하되 관광비지니스호텔은 2009년 IAC총회 개최 이전까지 완공키로 합의했다. 투자규모는 2억 달러(1900 여 억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자금의 대규모 대전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법적 강제성이 없는 MOU라지만 충북이 일본에서 투자의향서 체결 한 건도 없이 빈털터리 로 돌아온 것과 비교하면 대전시가 손에 쥔 성적표에는 수(秀) 평점들로 넘쳐난다. 게다가 눈길을 끄는 점은 투자의향서의 내용이 투자시점과 투자규모 투자지역 등을 명시하는 등 매우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투자주체로서 대전에 진출하려는 일본 기업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게 대전시의 설명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충북넷과 이뤄진 통화에서 “박성효 시장이 방일하기 전에 대전시와 투자의향을 밝혀 온 도요코인 및 혼죠그룹 간에는 숱한 사전 조율이 있었다. 그동안 일본의 투자희망 기업 관계자들이 잇따라 대전을 방문, 실무협의를 거쳤으며 컨벤션센터 국제전시구역 호텔부지에 대략 10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하는 데 의견 접근을 이미 이룬 상태였다. 시장이 직접 출국한 것은 투자계획의 윤곽과 가능성이 거의 확실한 상태에서 투자유치를 확정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선뜻 거부하기 힘든 외자유치활동 명분을 앞세워 무작정 나갔다가 거의 빈손으로 들어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된 충북도. 반면 화려한 외양보다는 실질적인 투자유치성과를 일궈내기 위해 중점을 둬 온, 그래서 투자유치활동의 마지막 통과의례인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비로소 최고수장을 일본행에 내보낸 대전시.

외자유치라는 동일한 해외 출장 업무를 수행하며 드러낸 양자의 행정자세와 성과가 대척점에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모든 게 그렇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니냐"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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