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과학산업단지를 표방하는 오창이 정체불명의 악취로 한 여름 무더위를 더욱 고통스럽게 보내고 있다.
녹지율이 30%를 넘을 정도로 쾌적한 환경을 좇아 청주 등지에서 이주해 온 오창과학산업단지 신도시 주민들은 여름철을 맞은 요즘 출처를 알 수 없는 괴상한 악취 때문에 아파트 문을 제대로 열어 놓지 못할 정도로 불편을 겪고 있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로 청원군청 홈페이지에는 악취발생의 원인 규명과 대책을 촉구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악취 때문에 고통을 하소연하는 주민들은 공동주택지구 중에서도 공장이 들어선 산업용지와 인접한 W 2차와 C 등 일부 아파트의 입주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W 2차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악취 때문에 못 살겠다”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민원이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한 때 몸살을 앓을 지경이었다.
# “악취의 발생원인 규명해 없애달라” 민원 잇따라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에 따라 직원들을 동원, 자체적으로 악취의 발생원인을 찾기 위해 오창과학산업단지 곳곳을 뒤지고 다닐 정도로 한바탕 소동을 벌였지만 ‘범인(?)’ 색출에는 끝내 실패했다.
아파트 뿐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릴 정도로 저기압이 자주 형성되면서 아파트 지역은 물론 이 곳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공장 지대에서도 축분과 인분 냄새 등이 확연히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공무원인 이 모씨(46)는 “여름철 이글거리는 일광을 피해 늦은 시각인 밤을 택해 조깅을 하는 데 날씨가 궂은 날이면 오창 신도시 곳곳에서 시궁창 냄새랄 까 정화조 냄새, 화학성분에 의한 이상한 냄새 등이 뒤섞인 냄새를 맡는 게 일상사가 됐다”며 “건강을 위한 뜀뛰기를 하면서 맡는 악취라서 느낌이 더욱 고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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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발전의 미래를 담보한 오창이...” 당황한 청원군
이같은 악취 소동으로 몸이 달기는 청원군도 마찬가지다. 청원의 미래를 맡겨놓은 오창과학산업단지가 계속해서 악취 소동에 휘말릴 경우 청원군의 체면은 회복불능에 빠질 수 있다는 상황인식 때문이다. 청원군이 오창 신도시내 일부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악취의 진원지를 찾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지난 7월부터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일부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악취 관련 민원을 받아온 청원군은 “특히 밤 10시~자정시간대, 그리고 새벽 5시~6시대에 축산분뇨냄새, 암모니아 냄새, 시큼한 냄새 등 이상야릇한 냄새가 발생한다는 불만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군은 인근 공장과 축산농가 33개소에 악취발생 예방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원인을 찾기 위해 7월부터 8월 5일까지 담당공무원들이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악취발생 우려 사업장 등에 대한 지도점검을 폈다”고 밝혔다.
밤낮 없이 민원 제보가 접수되면 즉시 현지 출장 조사활동을 벌인 게 다반사였다는 것이다.
# “아직 악취원인 못 찾았지만 끝까지 규명하겠다”
청원군은 “조사결과 악취배출업소 1개소를 발견해 시정 조치했으나 그래도 악취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곤혹스러워했다. 군 관계자는 “아파트가 공단지역에 위치한 까닭에 문제의 냄새가 공장에서 나오는 것이든지, 아니면 인근 농촌지역의 축산분뇨나 농지에 살포된 축분 등 거름 등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원인을 단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은 조속히 민원을 해결키 위해 다각도로 악취의 근원을 찾는 데 심혈을 쏟는 등 부심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군은 우선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지난 8일부터 금강유역환경청의 협조를 받아 대기질(質)에 대한 정밀측정에 나섰다. 군은 “오는 16일까지 실시간 대기질 측정을 통해 측정된 대기상의 공기가 환경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한편 주민환경감시원과 아파트 주민들로 합동단속반을 편성, 이 일대 공장과 축산농가, 주변지역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을 벌여 원인을 찾아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 일부에서는 근거는 없지만 청주하수처리장에 의구심 나타내
한편 W 2차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사견임을 전제로 “후각에 의존해서 말하는 것이지만 공장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적 악취는 일단 논외로 하고 생물유기체(바이오 매스)에서 나오는 악취는 축분보다 인분 냄새에 더 가까운 것 같다”며 “오창에서 직선거리로 3km 안팎의 거리에 위치한 청주하수종말처리장에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직원들이 현장까지 가서 사진도 찍어 왔지만 그렇다고 구체적 물증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속단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하루 평균 28만t 처리능력을 갖추고 있는 청주하수처리장은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장마철이나 폭우가 내릴 때엔 빗물이 생활하수와 함께 들어와 1일 유입량이 처리 용량을 몇 만t씩 초과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다 이 과정에서 분뇨처리장에서 나오는 폐수가 하수종말처리장을 거쳐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악취가 발생하는 것으로 지적받아왔다.
어쨌든 누가 악취를 풍기는 지 범인을 찾겠다며 칼을 빼어든 청원군이 오창 신도시의 ‘치부’로 떠오른 악취 소동을 완벽히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