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의 탄식..."얄궂은 시운(時運)을 탓해야 하나"

연기 연기 끝에 아파트 분양 내년 3월로 또 연기-주공 임대아파트는 공사 도중 시공업체 부도로 5개월째 스톱

임철의 | 기사입력 2007/10/16 [07:18]

오송의 탄식..."얄궂은 시운(時運)을 탓해야 하나"

연기 연기 끝에 아파트 분양 내년 3월로 또 연기-주공 임대아파트는 공사 도중 시공업체 부도로 5개월째 스톱

임철의 | 입력 : 2007/10/16 [07:18]


‘얄궂은 시운(時運)을 탓해야 하나.’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에 공급될 4400 가구의 공동주택(아파트)이 분양에 들어가기도 전에 생각지 못한 여러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고전의 쓴 맛을 톡톡히 보고 있다.

오송에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인 건설업체 상당수는 최근 아파트 분양시점을 내년 3월이후로 멀찌감치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송단지에는 대한주택공사를 비롯해 공무원관리공단, (주)원건설, (주)자영, (주)호반건설, 모아종합건설 등 6개 회사가 모두 25만㎡ 부지에 4200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중 공무원관리공단(공급물량 730세대)만 제외하고 나머지 5개사는 청원군과 충북도로부터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을 얻어 놓은 상태여서 언제든지 분양이 가능하다.

# 올 안으로 분양에 나설 업체 사실상 전무할 듯

이에따라 대부분의 회사들은 10월을 전후해 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점쳐져 왔고, 일부 회사는 이런 일정표를 일찌감치 공식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에 불어 닥친 찬바람이 아파트 건설사들을 휘몰아치면서 이같은 분양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 것.

전용면적 130㎡가 훨씬 넘는 대형 아파트 470세대를 공급하는 (주)원건설은 “주택경기가 워낙 안 좋은데다 연말 대통령선거가 있고, 나아가 절기마저 전형적인 비수기인 겨울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고려, 내년 3월로 분양시점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또 원건설과 함께 충북의 대표적 건설업체로 꼽히는 대원(대표 전영우)의 자회사인 자영 역시 “우리도 최근 오송지역 아파트 분양을 내년으로 연기했다”며 “나머지 업체 대다수도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는 상태로써 우리와 비슷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분위기 고양 등 마케팅 효과를 노려 대개 동시분양을 선호하는 업계의 관행을 고려할 때 사실상 연내 분양에 나설 업체는 전무할 것이라는 분석인 것.

# 태어나기도 전부터 너무 큰 산고를 겪는 오송

이처럼 오송지역 아파트의 분양시점이 반년 가까이 연기되자 지역에서는 “오송이 온전한 거주형 첨단 생명과학산업단지로서 태어나는데 너무 혹독한 산고를 치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오송단지 아파트 공급업체들은 당초 지난 6월 이전 분양을 희망했었다. 이를 위해서 기업들은 4월이 지나기 전에 사업승인을 얻는다는 계획표를 짜놓고 있었다.

하반기로 예정돼 있던 분양가 상한제 실시와 휴가철 비수기를 피하기 위한 고려가 있었다.하지만 업체들의 이런 희망은 이내 산산이 부서졌다.

당초 15층으로 돼 있던 층고를 ‘30층 이하’로 조정하는 문제를 놓고 2월부터 토지공사 청원군 대전지방국토관리청 3자간에 들어간 협의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시일을 소모한 까닭이다.

2월에 시작해 3, 4월이면 끝날 것 같았던 논의가 청원군의 무리한 요구로 지연된 끝에 무려 석달이나 지난 5월 22일에야 매듭이 지어진 것이다.

# ‘15층’→‘30층’ 층고조정 문제 때부터 꼬이기 시작
# 6월→8월말 또는 9월→10월→내년 3월로 계속 연기

아파트의 층수를 몇층으로 할 것인가 하는 단순한 문제를 푸는데서 부터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한 기업들은 그 후 ‘6월 분양’→‘8월말 또는 9월 분양’으로 계획을 변경했고, 최근 들어 또다시 10월이나 11월로 분양일정을 연기했다. 급냉한 부동산 경기 때문이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 청주 청원 지역을 투기지역에서 해제하는 등 앰플주사 처방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시장이 너무 급격하게 얼어버린 탓에 아무 약효도 누리지 못하고 또다시 분양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한 것이다..

오송단지 아파트 공급에 불길한 전조가 느껴진 것은 사실 그 이전부터였다.

대한주택공사가 애꿎은 피해자. 주택공사는 나머지 5개 회사와는 달리 ‘15층’→‘30층’ 조정과 무관하게 오송에 공급하는 아파트의 층고를 당초 계획했던 대로 15층으로 짓기로 하고 1118세대에 이르는 임대주택 건설에 일찌감치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6월 13일 뜻하지 못한 사태가 전개됐다. 아파트 시공을 맡은 협력업체인 신일건설이 부도를 낸 것. 그 이후 오송의 주공 임대아파트 공사현장은 5개월째 모든 움직임이 정지된 채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사실 오송은 정부의 강력한 대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상태에서 주택투기지역 해제 등 부분적 시장 자극제가 투입된 직후 분양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 때문에 향후 시장동향을 점쳐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간주돼 왔던 게 사실”이라며 “너무나 불투명한 변수 때문에 아예 내년 3월 이후로 느지막하게 분양시점을 잡기로 한 기업들의 선택이 성공, 오송과 함께 보람 있는 결과를 ‘생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반응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