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한 영어로 수업 진행하는 조철주 청주대 교수

4년째 학기마다 2과목을 영어로 강의해 와-"규제위주의 도시개발 정책이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

임철의 | 기사입력 2007/11/15 [07:18]

유창한 영어로 수업 진행하는 조철주 청주대 교수

4년째 학기마다 2과목을 영어로 강의해 와-"규제위주의 도시개발 정책이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

임철의 | 입력 : 2007/11/15 [07:18]






“Good Afternoon, Students.
Well, I think that we have analyzed the impact of public policies on housing market during last classes. But we'd better talk more about that issue today. OK?...” (학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자 우리는 지난 수업에서 주택시장에 미치는 공공정책의 영향에 대해 분석해왔다고 생각하는데요. 오늘도 그 문제에 대해 더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군요.)

...중략

“Have you ever thought that what will happen when the government engages in the sector of the public housing directly?” (여러분은 공공주택 부문에 정부가 직접 개입했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날 것인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13일 낮 12시 15분. 청주대학교 사회과학대 322호 강의실. 칠판 대신 스크린이 내려진 교단에는 첨단 영상장비가 교재 내용을 비추고 한국인 교수의 입에서는 영어가 유창하게 흘러나왔다. 지역․계획학 분야의 권위자로 통하는 조철주 청주대 교수(54)의 수업현장이었다.

# “영어수업 통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지적 자극주는 게 영어수업의 목적”

조 교수가 영어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니까 올해로 벌써 4년째다. 올해 맡은 3과목 중에서 2과목을 영어로 진행하는 데 매 학기 이런 전통을 스스로 이어가고 있다. 현재 조 교수가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은 토지주택정책론과 경제모형 분석.

“경제모형분석은 공공정책 분석 등에 응용하는 학문입니다. 요즘 관심이 점차 커지는 분야죠.”

조철주 교수는 학생들이 얼핏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보이더라도 영어수업을 중단하지 않는다. 다만 지나치게 어려운 대목에선 간혹 우리말 설명을 곁들일 때가 있다며 웃었다.

“우리말도 완벽할 수 없는데 영어를 외국어로 삼는 처지에서 오류 없는 영어를 말하는 건 불가능하죠. 하지만 국제화 시대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의사소통의 무기가 돼 버린 영어를 늘 익힌다는 자세 자체가 소중한 일이죠. 제가 영어수업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학생들에게 지적 자극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 영어수업 진행하는 교수 청주대에서 5~6명 달해

하지만 영어수업이 모든 학생들을 만족시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호기심이 충만한 학생, 또는 영어에 대한 공포심을 극복하기 위해 영어로 진행하는 학과목을 부러 선택한 학생들은 그나마 집중력 있게 강의를 듣는 편입니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은 침묵하기 일쑤죠. 허허허.”

청주대학교에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한국인 교수는 조철주 교수 말고도 대여섯 명 된다고 한다. 청주대에서는 무한경쟁 시대에 대비, 학생 뿐 아니라 교직원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영어수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강의료도 한국어 수업에 비해 과목당 한 달에 30만원 이상을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등 동기부여에 적극이다.

# “규제위주의 도시정책은 갈등비용 양산시켜”

“물론 시험문제도 영어로 출제합니다. 다만 학생들의 영작실력을 감안, 답안지는 영어 뿐 아니라 한국어로도 작성할 수 있게 합니다.”

서울대 공대 건축학과를 나온 조 교수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1990년)했다. 청주대에서는 1983년부터 교수로 봉직 중이다.

그가 요즘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그의 관심 분야가 기자도 궁금했다.

“우리의 도시정책은 아직도 규제위주 일색입니다. 그러다보니 도시개발 과정에서 오히려 갈등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 사례가 많아요. 이렇게 되면 갈등치유에 사회적 비용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재산 피해자에 대한 적정한 사회적 보상 없이 도시정책을 추진하는 사례 뿐 아니라, 반대로 이 과정에서 과도한 재산권적 이득을 본 집단에 대해 제대로 된 과세를 하지 않는 경우도 갈등을 양산하는 원인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사회경제적 효율성이 저하되는 건 뻔합니다.”

# “도시개발규제와 관련법의 경제학적 의미 해석에 관심 커”

조 교수는 “이런 측면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재산권적 접근방식이 최근 들어 강조되고 있는데, 이는 법과 경제의 효율성과의 관계를 탐구하는 방식”이라며 "요즘 이런 분야에 관심이 크다“고 했다. 국내 학자 중에서 조 교수처럼 도시개발 규제와 관련 법 제도의 경제학적 의미를 해석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는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199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코즈(Coase)라는 학자가 세운 이론이 있습니다. 소위 ‘코즈 이론’이란 건데요. 사회의 거래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이해당사자들 간에 자발적 협상에 의해서 자원배분의 균형점을 찾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정부의 과도하고 인위적인 개입이 효율적인가 하는 물음을 던집니다, 정부의 일은 각 이해관계를 구성하는 국민의 재산권을 정의해주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은 실제로 그런 쪽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공법체제를 그런 식으로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청원군이 오창 호수공원개발과 소각장 문제 접근하는 태도 인상적”

조 교수를 기자가 만난 13일은 마침 전날(12일) 김재욱 청원군수가 오창과학산업단지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쓰레기 소각장 설치 문제와 관련, 관련기업에게 소각장 설치를 자진 철회할 것을 요청한 다음 날이었다.

자연 청원군 사례가 화제에 올랐다.

-쓰레기 소각로에 대한 청원군수의 공개적인 철회요청 표명은 청원군이 주민의 공적 권리, 나아가 주민의 재산권을 올바로 파악-정의한 결과의 소산물입니다. 호수공원 개발 문제를 없던 일로 백지화한 것도 마찬가지지요. 호수공원 뿐 아니라 어느 도시보다 넓은 녹지공간이 제공하는 맑고 깨끗한 환경은 주민들이 그에 걸맞는 비용을 내고 확보한 권리입니다. 주민들이 마땅히 향유해야 할 공적 재산권을 청원군-이 또한 개념을 확장하면 지방정부나 중앙정부가 되겠습니다만-이 보호하겠다고 나선 것은 당연하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모범적 행정사례입니다.“







# 숱한 논문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는 등 왕성한 연구열 보여

“대학에서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생산해내야 그 사회가 발전한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는 진실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실상은 그렇지 못한 듯 합니다. 현실참여를 하더라도 학자가 취해야 방법론은 왕성한 연구와 학생에 대한 교육에서 그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조 교수는 국내는 물론 국제학술지에 수많은 논문을 발표하는 등 식지 않는 연구열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최근 발표한 국제논문은 ‘지역학 저널(Journal of Regional Science)'에 제출한 ’인프라와 도시 성장; 효율적 도시 성장을 위한 인프라 제공‘으로 현재 개정 작업 중이며, 정책연구(Policy Studies)'에 제출한 논문은 게재 전 심사과정을 거치고 있다.

국제학술회의의 학회보(Proceeding)에도 많은 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올해 ‘계획, 법, 재산권에 관한 국제학술포럼’(International Academic Forum on Planning, Law and Property Rights)에 제출한 ‘한국에 있어서 도시 발전을 위한 공간 대 공간 프로그램; 지구단위 계획 과정의 구조와 실행’(The space-for-space program for urban development in Korea: the structure and operation of the District Unit Planning process)' 논문은 여러 나라 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조 교수가 이 논문에서 제시한 논거의 틀에 따라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의 학자들이 각기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게 사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게 구체적인 증거다. 조 교수는 “이들 나라의 학자들이 연구를 진행, 완성하게 될 각각의 논문을 모아 총서(叢書) 형태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단행본 저술과 외부연구계약체결 혹은 참여사업에도 열심이다.

그러나 그는 학자적 기본소양을 재차 강조했다. “학자의 기본은 논문 열심히 쓰고 학생들 열심히 가르치는 것 아닙니까? 대학선생이 연구와 교육을 제1의적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건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죠. 그런 연후에도 여력이 있으면 사회 활동을 생각해 볼 일 입니다. 하지만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요즘 학계가 갈수록 피폐해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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