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규제 전봇대 뽑기의 전제 조건

민경명 | 기사입력 2008/02/06 [12:29]

[칼럼]규제 전봇대 뽑기의 전제 조건

민경명 | 입력 : 2008/02/06 [12:29]

탁상행정의 표본 내지 상징이 돼버린 대불공단 전봇대가 이명박 당선인의 지적이 있고 난 뒤 단 이틀 만에 뽑히면서 ’전봇대 뽑기’란 단어는 각종 규제 개혁 내지 타파라는 상징어가 됐다.

이런 전봇대는 대불공단에만 있어온 것이 아니라 공직사회에는 법과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널려있는 게 현실이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이런 전봇대를 뽑겠다며 작고 효율적인 정부 조직을 외치며 조직 개편에 나섰고 각 부처는 물론 온 나라가 전봇대 뽑기에 난리 법석을 떨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 입장에서 정책 펼쳐야

이경숙인수위원장은 ’마음의 전봇대를 뽑아야 한다’는 말로 공직자들의 인식전환을 촉구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이는 국민을 고객으로 여기고 고객만족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각종 규제는 철폐되어야 하고 고객(국민)의 입장에서 정치와 행정이 펼쳐져야 한다며 야단법석인 것을 반기지 않을리 없다.

하지만 각종 규제 개혁 내지 철폐는 좋은 일이지만, 그것에 앞서 한 가지 우선 이해되어야 할 것이 있다.

공조직은 속성상 민간 조직에 비해 효율성이 현저하게 낮다. 망할 걱정도 없고 신분 보장도 되니 경쟁의 논리가 먹혀들리 없다.

새 정부가 들어설때마다 정부부처를 비롯해 각 지방자치단체 등 대부분 공조직은 기업 문화를 도입하고 배워 경쟁을 촉발함으로써 조직 효율성을 높여보겠다며 기업체 연수, 기업인 공채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왔다.

하지만 그것도 전시행정에 그쳐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원위치 됐고 현 정부들어서는 더 방만하게 조직만 키워 왔다.

지방정부도 엄청나게 비대해져 있다. 이는 민간이 당연히 해야 하고 더 잘 할 수 있는 일까지 공조직에서 끌어안고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민간사업에 대한 간섭 배제 우선돼야

공조직은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예산만 세우면 효율은 별반 걱정 없이 펑펑거리며 으시댄다. 이때 고객(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인사권자의 낮내기가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예산’이 국민의 세금이란 사실은 망각되기 일쑤다.

정부조직 개편이나 전봇대 뽑기는 이런 공조직의 속성을 고려하여 과감한 공공기능의 민간이양과 함께 민간사업에 대한 간섭 배제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김영삼정부시절 문광부차관을 거쳐 현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내고 있는 김종민 당시 관광공사 사장이 지난해 충북도청에서 열린 청풍아카데미에 연사로 나서 "공무원들은 될 수 있는 한 민간에서 하는 일에 간섭하지 마라. 민간에서 잘 하고 있는 일을 공무원들이 끼어들면 일을 그르치게 되더라"며 공무원들에게 당부하던 말이 새롭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이제 국민은 차기 정부의 조직 개편 및 개혁에 이어 지방정부의 변화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이 지방으로 대폭 이양되어 실질적인 지방분권과 지방자치가 실현되어야 하지만 이런 결과가 규제의 증가, 조직의 비대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전제가 무엇인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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