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농업뿐만 아니라 건설업과 제조업, 심지어는 보험업까지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날씨와 산업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바야흐로 기상경제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황사와 폭설이 예고된 3월 15일, 충북 청원군 오창의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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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나비효과처럼 항상 자기의 발자취에 또다시 영향을 주며, 피드백을 형성하기 때문에 100% 정확히 예측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 이정환 기상서기관은 기자를 슈퍼컴퓨터 3호기로 안내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책연구자료에 따르면 수치예보는 40%, 관측은 32%, 예보관 능력은 28%의 정확도가 있다. 좋은 관측자료와 첨단장비, 그리고 오랜 예보관의 경험이 제대로 발휘될 때 일기예보의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
특히 정확도가 높은 수치예보의 의존도가 높다. 수치예보는 관측자료를 받아 첨단장비를 활용해 수학방정식 등 복잡한 계산을 하고, 객관적으로 분석된 예보모델을 통해 예보관들이 정량적 예보치를 발표한다.
이러한 수치예보에 필요한 첨단장비가 바로 슈퍼컴퓨터.
슈퍼컴퓨터는 전 세계 상위 500위 안에 드는 컴퓨터를 말한다.
최근 예기치 못한 폭설과 결빙 등 기상이변으로 일기예보가 국민들에게 큰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오창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의 슈퍼컴퓨터 3호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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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운영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2호기는 2006년 당시 세계 22위를 기록했으나 5년이 지난 지금은 500위 밖으로 밀려났다. 그래서 2호기는 더 이상 슈퍼컴이 아니다.
슈퍼컴퓨터는 5년 주기로 교체됐다.
1호기는 2000년에 들어왔으며, 2호기는 2005년, 그리고 3호기는 올해 11월까지 단계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이 서기관의 안내에 따라 들어간 전산실은 슈퍼컴퓨터 3호기 일부만 들어와 아직 휑한 상태였다.
슈퍼컴퓨터 3호기는 관제실을 사이에 두고 2개의 공간에 나뉘어 운영되고 있었다. 한쪽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전기가 끊어졌을 때 백업을 하기 위해서다.
이정환 기상서기관 “다른 나라와 시설장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좋은 성능의 슈퍼컴 3호기를 들여오게 됐다”며 “슈퍼컴 3호기는 좀 더 나은 컴퓨터 기술의 제품을 받기 위해 3단계로 나뉘어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기술환경과 세대교체가 그만큼 빨리 이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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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초기 계산시스템인 ‘해빛(Haebit)'이 들어와 5월 15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최종분인 현업시스템 ’해온(Haeon)'과 백업시스템 ‘해담(Haedam)'은 오는 9월 항공편으로 들어오며, 설치와 시험운영을 거쳐 12월부터는 슈퍼컴퓨터 3호기가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이 슈퍼컴퓨터는 전 세계에서 모은 관측자료를 분석하고 계산해낸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계산하느냐이다.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3호기는 682.9테라플롭스(Tflops)로 2호기 18.5테라플롭스에 비해 성능이 무려 37배나 높다.
플롭스(Flops)는 1초당 계산하는 컴퓨터의 연산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1테라플롭스(Tflops)는 1초당 1조의 연산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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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슈퍼컴 2호기는 전 세계를 40km마다 바둑판처럼 격자 구획을 나누고 격자점마다 계산하고 분석했지만 3호기가 도입됨으로써 12km의 격자 구획으로 한반도의 국지적 수치예보시스템은 물론, 5km의 재해기상 현상도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아무리 첨단장비라 해도 일기예보가 늘 정확히 이뤄질 수는 없다. 이는 예보관의 오랜 경험과 능력과 함께, 우리나라의 지리적 환경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희상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장은 “일기예보를 제품생산에 비유하면 위성의 관측자료는 원료이고 슈퍼컴의 분석은 공장이며, 예보관의 예보문은 제품”이라며 “공장에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처럼 정확한 예보문을 발표하려면 이 3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창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는 현재직원은 16명이다. 충원계획은 있지만 아직 정확한 수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곳은 3교대 시스템으로 24시간 운영된다. 슈퍼컴퓨터에서 추출된 데이터와 예보모델을 기상청 예보관에게 보내는 업무를 하고 있다.
예보관은 새벽 3시와 4시, 오후 3시와 4시 분석회의를 정기적으로 하며 특보상황일 때는 수시로 회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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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는 전국의 예보관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한다. 가령 청주기상대에서는 비가 50㎜ 올 것 같다고 하면, 대전기상대는 비가 눈으로 바뀔 것 같다 등등 분석회의를 한다.
이 때문에 예보관들은 역학방정식과 화학방정식, 동역학, 정역학, 열역학 등 자연법칙에 대한 학문을 알고 있어야 한다.
기본 예보는 5시, 11시, 17시, 23시 예보 등 4번을 하고 동네예보는 3시간마다 8번 한다.
이희상 센터장은 “국민적인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일기예보도 더 정교해질 수밖에 없다”며 “슈퍼컴퓨터 3호기는 세계 2위의 장비로 올해 말부터 본격 운영되면 수치예보의 정확성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2008년 6월 착공한 오창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는 253억원을 들여 올해 1월 완공됐다. 1층에는 슈퍼컴퓨터를 운영하기 위한 발전기, UPS, 냉동기 등 기반시설로 이뤄졌고, 2층과 3층은 사무실과 협업운영실, 멀티영상시스템, 방재실, 국제회의실, 강의실 등으로 구성됐다.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 준공식은 3월 29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 김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