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욱 칼럼] 대통령께 드리는 선시(禪詩)

극동대 석좌교수(前 충청북도 정무부지사)

충북넷 | 기사입력 2010/11/02 [09:04]

[노화욱 칼럼] 대통령께 드리는 선시(禪詩)

극동대 석좌교수(前 충청북도 정무부지사)

충북넷 | 입력 : 2010/11/02 [09:04]

 

▲ 노화욱 전 충청북도 정무부지사(現 극동대 석좌교수).
지난 추석 무렵 배추값이 폭등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고액권 오만 원권으로 불과 배추 세포기와 바꿀 수 있었다.

난데 없는 '경제 게릴라'의 출현에 정부는 속수무책이었다. 주부들은 울화가 치밀었다.

경제 대통령 MB는 그 와중에 뚱단지 기름을 퍼부었다.

"그러면 양배추 김치를 담가 드시라."

백성들은 기가 막혀 일제히 말문을 닫았다. 시장은 양배추 값 폭등으로 대통령께 답례했다.

이튿날 또 생뚱맞은 뉴스가 TV에 등장했다.

지구상의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국제 곡물 투기를 잡기 위해 G20 정상회의 석상에 공식의제로 상정하겠다는 발표였다.

대통령의 발언은 자못 근사하고 진지했다.

의장국의 지도자다운 정책이었지만 국민들은 또 다시 어리둥절했다.

지금 당장, 전국적 소동을 일으키고 있는 집안의 배추값 하나도 못 잡는데 세계시장의 곡물투기를 잡겠다는 말은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았다.

순발력 있는 경제 개그나 글로벌 코미디 같이 들렸지만 아예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고깝게 듣지 마라.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배추'가 아니다.

그것으로 상징되는 '서민경제'다.

요즘 주부들의 불평이 자못 심각하다.

십만 원을 들고 장을 보러 가면 도대체 바구니에 담을 게 없다는 거다. 올 것이 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이미 예정된 공포다.

리먼브러더스사의 파산을 기점으로 몰아닥친 2년 전의 경제위기를 기억하는가?

미국 금융자본의 무한탐욕으로 야기된 세계 경제의 붕괴 위험에 각국은 적극적인 재정정책 즉 말하자면 정부가 시장에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서 가까스로 지탱해 왔다.

우리 경제의 대외 의존도를 고려하면 심각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석유와 곡물뿐만이아니라 각종 원자재와 인건비 등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는 경제 게릴라들이 곳곳에 잠복해 있다.

위기상황에서 연착륙 할 수 있는 출구전략의 타이밍을 이미 놓쳤다는 우려도 많다.

그런데도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의 장미빛 경제 성장율만을 강조한다.

국민들은 속지 않는다.

물가폭등의 인플레는 경제 도적이다.그 최대의 피해자는 바로 봉급생활자들이다.

MB는 머리속에서 747공약을 아예 지워야 한다. 선거때 했던 잘못된 이 말(공약)을 고집하다간 최근에 입만 열면 외치던 '친서민 정책'이 다시 헛말이 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지도자는 말을 아끼고 행동으로 처신해야 한다.

오래 전 노자(老子)가 정곡을 찔렀다.

그는 인류 최고의 정치서사시 '도덕경'에서 일을 부러 만들지 않고 말없이 행동으로 가르치라고 했다.(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그리고 말이 많으면 자주 막히니 차라리 마음속에 지키고 있는 것만 못하다(多言數窮 不如守中)고 했으니 말 앞세우기 좋아하는 정치인들은 이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시(詩)는 감동을 준다.

오랜 역사에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왔다. 여백과 함축의 힘 때문이다.

그런 뜻에서 기독교 장로인 대통령과 이 시대 정치인에게 선시(禪詩) 한 수를 지어서 선사한다.

들을 귀가 있으면 들어라.

節制言(절제언)
        
水墨畵美餘白鮮   수묵화의 멋은 여백의 신선함에 있고

花姿絶頂半開然   꽃이 가장 예쁠 때는 반쯤 핀 모습이네

人品香傳節制言   인품의 향기도 절제된 말씀속에 전해 지니

眞空妙有入佛仙   비움의 묘한 진리로 깨달음에 이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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