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채권자 찾기 진땀

청주 흥업百 법정관리 탈출기

충청타임즈 | 기사입력 2010/12/27 [06:57]

15년 전 채권자 찾기 진땀

청주 흥업百 법정관리 탈출기

충청타임즈 | 입력 : 2010/12/27 [06:57]
"시간이 오래지나다 보니 연락처를 찾는데도 힘들고, 막상 통화가 돼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옛날 일을 다시 꺼낸다며 버럭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흥업백화점 직원들이 법정관리를 벗어나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무려 15년 전 부도가 날 당시 채권자들을 찾아 매각 동의를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LS네트웍스로 인수계약을 체결한 흥업백화점은 이에 따른 채권자들의 동의를 받기 위한 마지막 절차를 진행 중이다.

흥업백화점이 지난 95년 부도가 날 때 백화점을 거래했던 상거래채권자들은 무려 300여명.

백화점에 물건을 납품하고 어음으로 대금결제를 받은 뒤 부도가 나면서 휴지조각이 된 아픈 사연들을 갖고 있다.

당시만 해도 백화점이 부도가 날 줄은 꿈에도 몰랐고 부도 자체가 생소했었다.

대부분은 도매업을 해 오던 영세 상인들이 많았고 채권금액도 수백만원 단위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동의과정은 당시에도 한 번 있었다.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는 첫 관문이었다.

결국 이들 소액 채권자들은 흥업백화점을 업계 최초로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결정을 했다.

이후 백화점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 속에서도 지역 백화점으로 힘들지만 문을 닫지 않고 영업을 해 왔다.

투자를 하지 못해 대규모 자본을 무기로 하는 유명 백화점들과 같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청주 최대 상권 성안길을 꿋꿋이 지켜왔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인수자가 나타나면서 주인을 찾을 수 있는 호기를 얻었다.

또 금융권의 주 채권자가 매각에 적극적이어서 빠르면 내년 3월까지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소액 채권자들의 동의절차는 의미가 크다. 과거의 채권채무를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은 채권액보다 절반 이상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손해가 크다.

"15년 전 채권으로 거의 잊었던 일인데 그나마 얼마라도 주겠다고 직원들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채권자들도 많다.

또 "백화점으로 인해 집안이 망하고, 이제 잊을 만한데 왜 힘들게 하냐. 모두 돌려주지 않으면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일부 액수가 많은 채권자들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백화점으로 인해 이처럼 아픈 삶을 살아온 사람들도 있다.

현재 3분의 2가량의 소액채권자들을 찾아낸 흥업백화점 측은 내년 1월 3일 관계인 집회를 갖고 채권자들과 허심탄회한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때문에 이번 연말이 백화점이 새롭게 태어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상권의 애환을 뒤로하고 백화점이 내년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길 또 다른 주인인 고객들은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 충청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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