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욱 칼럼] 구제역보다 더 무서운 '구제 불능역'

전 충청북도 정무부지사(現 극동대 석좌교수)

충북넷 | 기사입력 2011/01/31 [15:35]

[노화욱 칼럼] 구제역보다 더 무서운 '구제 불능역'

전 충청북도 정무부지사(現 극동대 석좌교수)

충북넷 | 입력 : 2011/01/31 [15:35]

 

▲ 노화욱 전 충청북도 정무부지사(現 극동대 석좌교수) .
도대체 '구제역'(口蹄疫)이란 대재앙의 끝은 어디인가.

매몰 가축 수가 3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이로 말미암은 국고 손실이 2조 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천지에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전세금 폭탄에 월급쟁이들은 속절없이 변두리로 내몰리고 있다.

생활물가는 가히 살인적이다. 인플레의 재앙이 들불처럼 번져오고 있는데도 정부는 속수무책에 입만 벙긋하면 지난해의 경제성장률 자랑이다.

매우 걱정스럽다.

'인플레이션'은 구제역보다 훨씬 더 무섭다.

'구제역'은 가축의 살처분과 정부의 시가 보상으로 구제(救濟)되지만 '인플레'는 서민의 가계를 살처분시켜 나라 경제의 파탄을 가져온다.

그런 뜻에서 인플레는 구제불능역(救濟不能疫)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못 막는다는 옛말이 있다. 천시(天時)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다.

최근 구제역과 인플레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이 속담의 교훈을 극명하게 부각하고 있다.

나는 작년 가을 배추값 파동 때 심각성을 이미 경고했다. 배추값으로 상징되는 고물가 쓰나미의 징조는 오래 전 예고된 일이었다.

7% 경제성장과 4만불 소득으로 G7 국가로 진입시키겠다던 MB의 허황된 대선 공약과 때마침 몰아닥친 미국의 금융위기 사태 때문에 정부는 사상 최저금리의 돈을 풀어도 너무 많이 풀었다.

과속으로 말미암은 위험이 상승하면 엑셀을 놓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안전운전의 기본이다.

때를 놓치면 고속성장의 성과가 한순간에 사라지고 만다. 매사에는 타이밍이 있는 것이다.

경제 성장률, 기업 매출과 이익의 증가, 주가지수의 상승에는 거품과 착시효과가 만연한다.

인플레 요소가 경제 전반에 암세포처럼 전이되고 물가가 가계자산과 소득을 마구 훔쳐가더라도 국가경제가 성장하면 개인도 잘 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눈을 부릅뜨고 경계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기업은 인플레를 즐기지만, 국민은 고용 없는 성장과 자산가치 하락으로 고통만 가중된다. 

대통령은 공약을 지켰다고 업적을 과대포장 하겠지만 실상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쭉정이 경제만 남게 된다. 

빈부의 격차는 더욱 심해지고 사회는 다시 갈등구조로 진입한다. 졸속 성장의 허구다.

MB는 역대 대통령과 다르다. 2007년 대선에서 국민이 절대적으로 원한 것이 무엇이었던가.

본인이 경제대통령을 자임했고 그를 선택한 분명한 사회적 합의도 '경제'였다.

그러기에 만약 경제에 실패하게 되면 그의 업적과 명예는 치명적이다.

세종시와 4대강 문제로 취임 후 중요한 정책파종의 시기 2년간을 국론분열의 허송세월로 다 보냈다.

또한 햇볕정책을 뒤집어 그가 비난한 '퍼주기' 규모의 수십 수백 배에 이르는 역사적인 '기회이익'은 단절되고 상실했다.

편향된 친미외교로 중국과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멀어졌다.

결과적으로 북의 핵무장은 막지 못했고,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피격사태로 국민을 전쟁의 불안에 떨게 했다.

정치와 외교 안보 사회 전반에 걸쳐 무엇 하나 역사의 액자에 걸어 둘 만한 뚜렷한 성공이 없다.

결자해지(結者解之). 시간과 진실의 역사는 냉엄하다.

이제 그는 3년 전 대선에서 국민이 그토록 원했고 스스로 천명한 과제의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경제대통령으로서 과연 인플레 없는 국민을 속이지 않는 경제성장을 지금부터라도 이룰 수 있는가?

나라의 장래를 위한 간곡한 충고를 드린다. 남은 임기를 오직 '물가 잡기'에 전념하기 바란다.

인생은 비록 '공수래공수거'지만 대통령의 책임마저 그리되면 불행해지는건 국민과 후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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