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公約)이 결국 공약(空約)으로 확인됐다.
이 대통령이 1일 자신의 대통령선거때 수차례 약속했던 '충청 과학비즈니스벨트 공약'을 공식 파기했기 때문이다.
결국 과학벨트가 지난 대선시 충청권 표몰이 공약(空約)으로 동원 된 셈이 확인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설을 앞둔 충청권의 민심이 격앙되면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특히 이같은 이 대통령의 거짓말 공약이 드러나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 이 대통령 "공약에 얽매이지 않겠다"
이 대통령은 1일 신년 방송 좌담회에서 과학벨트 입지 원칙에 대해 "대답할 시기도 아니고 입장도 아니지만 세종시는 정치적으로 이뤄진 것이고, 과학벨트는 완전히 과학적인 문제"라면서 "그 당시(대선 당시엔) 그럴만한(충청권 입지를 공약으로 내걸만한) 정치적 상황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과학벨트는 국가 백년대계가 걸린 과학적인 문제로 입지와 내용은 4월 이후 추진위가 구성돼 심도 있게 논의될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말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충청권 대선공약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치적 사안이다 보니 혼선이 있었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면서 "(과학벨트는)공약집에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더 이상 대선 공약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대선 공약에 관계없이 백지상태에서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인 셈이다.
◇ 이 지사 "백지화 발언 납득 안돼"
이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이시종 지사는 이날 오후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학벨트 사업은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지만 2008년과 2010년에 충북도를 방문했던 이 대통령께서 공약사항임을 재확인했던 것"이라며 "이를 부정하고 모든 것을 백지에서 다시 출발하겠다는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공모절차 없이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해야 한다"며 "제2의 세종시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2007년 11월28일 펴낸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민국'이란 제목의 공약집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항목에 '행복도시, 대덕연구단지, 오송·오창 BT·IT단지를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발전시켜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고 명시했다.
◇ 민주당 "충청도를 버렸다" 격앙
충청지역 정치권도 격양된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이 말을 대덕특구와 세종시, 충북 오송·오창을 연결하는 과학벨트를 조성하겠다고 했던 대선공약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즉각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또 다시 공약을 버리고, 충청도도 버렸다"면서 반발했다.
오제세 충북도당 위원장과 홍재형·노영민·변재일·정범구 의원 등은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이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함으로써 이 대통령이 3년전 대선 당시 표를 얻기 위해 500만 충청도민들을 속였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과학벨트 사수를 위해 내부역량을 총결집하고 사회·민주세력과 연대해 과학벨트 입지 사수를 위해 전면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은 정치적 논쟁이나 당리당략을 떠나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지선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면서 "그런데도 민주당은 핵심맥락은 이해하지 못하고 여론호도에만 혼신의 열정을 쏟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경식 충북도당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말한 핵심요지는 4월 이후 발족되는 추진위원회에서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입지를 선정한다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충청도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며 "이는 지자체별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그러면서 "민주당은 무조건 생떼를 거나 정치적 논쟁거리로 과학벨트를 악용해선 안된다"며 "과학벨트는 반드시 충청권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시민단체 "거짓말 정권 강력 규탄한다"
세종시 정상추진과 균형발전을 위한 충북비대위는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대통령 자신이 오히려 지역분할과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언행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에 실망을 넘어 분노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민과의 약속대로 과학벨트를 충청권에 구축할 것이라고 즉각 천명해 지역갈등과 국론분열을 신속히 수습하고, 정치권은 충청권 사수를 위해 정파와 지역을 초월해 총궐기 하라"고 강조했다.
/ 신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