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까지 전셋값을 2000만원이나 올려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남편 직장을 감안하면 여기를 벗어날 수도 없는데요."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30평형대 아파트 전세를 살고 있는 김모씨(40·주부)는 집생각만 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집 주인도 전세를 살고 있는 상황에서 하소연을 해 봐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집도 올라갔으니 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듣고 있다.
지난 주말과 휴일 복대동에는 신규 아파트들이 입주를 많이해 물량이 많다는 말을 듣고 부동산을 찾았지만 거의 중대형 평형인 데다가 가격 차이가 엄청나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김씨의 경우 그나마 아파트가 오래돼 값이 평균 정도 오른 것에 불과하다. 청주권 아파트 밀집지역인 상당구 용암동 금천동 율량동과 흥덕구 분평동 산남동 가경동 등지에는 20평형대 소형 아파트의 경우 3000만원까지 치솟은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중적으로 오르기 사작한 전세가격이 최근 들어 최고치를 보이는 등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전세물량이 바닥이 난 지 오래다. 이제는 단독이나 원룸 투룸으로 가야할 형편이 됐다.
◇ 충청권 전셋값 얼마나 올랐나
지난달 전국의 전셋값이 9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2월 전국의 주택전세가격은 전월대비 1.6% 상승하며 지난 2002년 3월(2.2%) 이후 약 9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름세도 2009년 3월(0.1%) 이후 24개월째 이어졌다.
충청권도 예외는 아니다.
먼저 대전의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대전은 2.3%나 급등했다. 1월 1.2%, 12월 1.5%보다 크게 뛴 것이다.
대전 유성구는 무려 3.2%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 테크노단지 기업체 이전 수요 등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절대적으로 물량 부족이 나타나는 것도 문제다.
충북도 1.4%나 올랐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월중 상승률이 0.5%를 넘지 않았으나 9월부터 지속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12월 1.0%, 1월 0.9%에 이어 계속 오른 것이다.
공급 부족현상이 빚어지면서 충주가 2.2%나 상승했고, 청주 상당구도 1.4%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은 대전이나 충북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5개 광역시와 7개 도 등 지방도 모두 오름세를 나타냈다.
광역시는 대전 2.3% 부산 1.7% 광주 1.5% 울산 1.4% 대구 1.2% 순으로, 도는 경남 2.1% 전북 1.6% 충북 1.4% 강원 1.0% 전남 0.9% 충남 0.7% 경북 0.5% 순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자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도 57.8%로 24개월 연속 상승했다.
◇ '반(半)전세, 선(先)전세' 새로운 용어도 등장
반전세는 전세금을 낮춰주고 월세를 받거나 전세금을 그대로 놔두고 월세를 추가로 받는 전세와 월세의 절충 형태다. 전세금 외에 월세 부담까지 지게 되는 것이다.
청주권에도 반전세 물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으로 세입자는 이러나저러나 부담은 크다.
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 이자 수입이 적어지자 집주인들은 전세를 반전세와 월세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부동산 중개업소에 대기자로 예약을 해놓는 선전세도 등장했다.
반전세와 월세가 점점 늘면서 선전세를 해야 하는 서민들의 주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 전셋값이 왜 계속 오르나
가장 큰 이유는 전세물량의 부족이다.
반전세와 월세 증가 추세에다 올해는 입주물량도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청주권 신규 아파트 입주는 거의 끝났다.
대부분 대형평형들만 미입주나 미분양이다. 중소형 평형은 아예 찾을 수가 없고 임대아파트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또 전세 수요가 쉽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의 경우 입주물량이 적지 않았음에도 집값 하락세가 오래 이어지면서 집을 살 사람이 그대로 전세로 눌러앉아 전세 수요가 크게 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도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건설사들이 신규 아파트를 이윤이 많이 남는 중대형으로 공급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라며 "주공이나 부영 등 임대아파트 공급도 거의 끊겨 올해에도 전세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충청타임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