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에서 돼지를 키우고 있는 이모씨(63·보은군 보은읍)는 요즘 돼지고기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음에도 큰 기쁨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겨울 전국을 강타했던 구제역을 막아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면서, 청정보은을 지켜낼 때까지만 해도 방씨의 기대는 사뭇 컸다.
전국에서 수백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되면서 당연히 돼지 값은 오를 것으로 예상된 데다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라는 호재는 보은 돼지의 브랜드 가치를 키울 호기로 받아들여졌다.
돼지고기값이 소고기보다 비싸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이런 돼지고기값의 상승곡선은 피서철이 겹치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올 7월까지도 진정되기 어렵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현재 산지 돼지고기값은 마리당 55만원을 호가하는 수준.
이 같은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마리당 무려 20여만원이 오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보은과 옥천, 영동 등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도내 남부3군의 돼지축산농가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유는 대청호가 인접한 지리적 특성상 까다로운 환경관련 규제 등으로 사육마릿수가 워낙 적은 데다 종돈장 등 구제역에 따른 씨돼지의 공급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보은지역에서 사육되는 돼지는 2만2000여 마리 수준이며, 옥천군은 이보다도 적은 1만4000여 마리에 불과하다.
게다가 사육농가 역시 보은 18가구와 옥천 6농가에 그치는 데다 대부분 소규모 축산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엄격한 환경관련 규제 역시 도내 남부3군의 축산농가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보은군의 경우 '가축사육 제한 조례'에 의거, 돼지 등은 3가구 이상의 주거지역에서 500m 안에는 축사를 지을 수 없다.
또 대청호 수질보전지역으로 대부분 묶여 있는 탓에 배출 기준 역시 일반지역의 150ppm에 비해 무려 3배나 강화된 50ppm으로 규제되어 있다.
이 때문에 도내 남부3군의 축산농민들은 힘겹게 구제역을 막아낸 만큼 청정 축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대규모 종돈장 유치 등 축산 경쟁력 강화와 질 좋은 축산물 생산지로 차별화시킬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양돈협회 보은군지부 방희진 회장은 "대청호 주변지역이라는 특성에 따른 각종 환경규제를 준수하기 위해서는 축산폐수 등의 공동처리장 등 대형화된 시설이 설치되지 않으면 개인으로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면서 "힘겹게 사투를 벌이면서 구제역을 막아냈지만 겨우 빚가림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어서 지금의 돼지고기값 폭등이 결코 달갑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 충청타임즈 정규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