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등록금만 내면 'OK'

명분은 '국제화' 실상은 '등록금 장사'
교과부, 유학생 유치 · 관리 인증제 도입

강근하 | 기사입력 2011/08/29 [07:44]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만 내면 'OK'

명분은 '국제화' 실상은 '등록금 장사'
교과부, 유학생 유치 · 관리 인증제 도입

강근하 | 입력 : 2011/08/29 [07:44]
충북 A대학 B교수는 개강이 다가오는 것이 반갑지만은 않다.

20여년 간 강단에 올라 인재를 양성하며 보람도 느꼈지만 최근 달라진 수업 환경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대학이 ‘국제화’ 명분을 내세우며 요 몇 년새 외국인 유학생을 극단적으로 유치하기 시작하며 수업의 3분의 1 수강생들이 중국·베트남 등의 학생들로 바뀌었다.

B교수는 “어학 기초 실력 미달로 의사소통 조차 되지 않는 애들을 데리고 한국어 강의를 해야하는 교수의 심정을 짐작 할 수 있겠냐”며 “일부 유학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업 보다는 일이 우선이라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어떻게 시험을 치르고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지난해 8만명을 육박하는 가운데 도내 청주대학교가 1천420명으로 전체 지방대학 중 외국인 유학생 수 1위를 차지했다.

청주대는 20개국 85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통한 교환학생 또는 중국 현지에 대학 관계자를 직접 파견해 ‘유학·입학 설명회’를 개최하는 방법 등으로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주대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학점 2.0을 넘으면 등록금 절반 가량의 장학금을 파격지원하고 외국인을 위한 ‘인터내셔널 빌리지’ 전용 기숙사도 만들었다.

주성대는 지난해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율이 46.7%로 절반 가량의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나 유학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이렇듯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이유로 명분상 ‘국제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대학별 순위 평가 유리 ▲재정난 완화 ▲미달 충원 등을 위한 ‘등록금 장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국내 학생 정원을 늘리는 것은 교과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은 ‘정원 외 입학’으로 인가 없이 학생 수를 늘릴 수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원 외 입학이기 때문에 유학생에게 등록금의 반만 받아도 오히려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청주대 재학생 C씨는 “유학생들이 장학금을 지원 받으며 우리보다 더 싸게 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에 괴리감을 느낀다”며 “학생이 늘어난 만큼 국내 대학생들을 위해서 강의실을 확충하고 수강인원을 늘리거나 교수를 충원하는 등의 직접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교과부는 외국인 유학생을 일단 유치한 뒤 관리 소홀로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는 일부 대학들을 향해 칼을 꺼내들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 관리 인증제’를 올 하반기 도입을 결정하고 부실대학을 가려낼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12학년도 대출제한대학,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률 20% 이상인 대학에는 인증 신청 자격을 주지 않는다.

1단계 교육여건 서면평가, 2단계 현장실사를 통해 인증 자격을 부여한다.

인증 유효기간은 1~3년이며 1년에 한두 차례 모니터링을 실시해 기준 미달 대학을 가려낸대.

또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관리 중인 296개 대학 중 인증 신청을 하지 않는 대학에 대해서는 평가를 바탕으로 하위 15% 가량을 부실 후보군으로 분류해 비자제한 등을 추진한다.

인증 추진과정에서 허위로 서류를 제출하거나 다른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켜 인증위원회(위원장 최영출 충북대 교수)가 별도로 결정하는 경우도 1년간 인증 신청자격이 제한된다.

단 4년제 대학의 경우 20명 이하, 전문대학은 10명 이하로 유학생 규모가 작은 대학들은 인증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 강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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