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는 올해로 개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앞두고 달갑지 않은 선물(?)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정부의 재정지원 제한 대학 선정에 이어 치러진 ‘국립대 하위 15% 대학(구조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 발표 결과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대학들은 향후 교과부 관리하에 고강도 구조조정을 받는 등 국립대 대학구조개혁의 수순을 밟는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대학구조개혁위원회(위원장 홍승용)는 23일 제9차 전체회의를 열어 ‘국립대 하위 15% 대학’을 발표했다.
전국 38개 국립대 가운데 충북대, 강원대, 군산대, 강릉원주대, 부산교대 등 5곳이 하위 15% 명단에 포함됐다.
구조개혁위는 "국립대는 대부분의 운영경비를 국고로 지원받고 있으나 지식산업사회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국립대 경쟁력 제고를 위해 평가결과 하위 15% 대학을 구조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 학과개편 · 직선제 폐지 등 '고강도' 개혁
이들 대학은 교과부 관리 하에 ▲지배구조 개선 ▲특성화 ▲유사학과 통폐합 ▲대학간 통폐합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
내적으로는 총장직선제 폐지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유사학과 통폐합 등 학과개편을 단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적으로는 타 대학과의 통폐합을 추진하거나 지역 연합대학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컨설팅을 통해 이뤄진다.
컨설팅을 받아 자체 구조개혁 계획을 수립하고, 교과부에 제출한 뒤 이를 이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립대 구조개혁 컨설팅팀은 대학관계자·기업인사·컨설팅업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라며 "컨설팅 업체에는 메킨지, 베인앤컴퍼니, 보스턴컨설팅 등 외국계 회사의 활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자체 구조개혁 실패시 … '강력' 규제
만약 구조개혁 과제가 일정기간(1년 내외) 내에 이행되지 않을 경우엔 ▲입학생 정원감축 ▲예산(기본경비·교육기반조성사업비·시설비 등) 감액 ▲교수 정원 추가배정 제외 등 강력한 제재가 뒤따를 전망이다.
아울러 이들 대학에 대해선 외무인사 영입도 추진된다.
교과부는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에 대해선 대학의 사무국장과 교대 총무과장직을 개방형 직위로 지정한다"며 "민간 인사 중심의 영입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대학행정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립대 사무국장과 교대 총무과장이 교과부 공무원 위주로 임명되면서 불합리한 대학행정 관행이 묵인되고, 시대적 변화에 대응한 구조개혁이 부족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국립대 구조개혁컨설팅팀은 오는 12월까지 이들 대학에 컨설팅 안을 제시하고, 대학은 이를 바탕으로 구조개혁 계획을 마련해 내년 1월까지 대학구조개혁위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구조개혁위의 심의를 거쳐 개혁과제 등이 확정될 예정이다.
국립대 사무국장과 교대 총무과장 민간 영입은 다음 달 이후 곧바로 추진된다.
◇ 어떻게 평가했나
이번 국립대 하위 15% 평가는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지표가 준용됐다.
일반대학의 경우 교육성과 지표로 취업률과 재학생충원률이 비중 있게 반영됐으며, 교육대의 경우 취업률 대신 임용시험합격률 지표가 쓰였다.
다만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쓰인 전임교원확보율은 제외됐으며, 재학생충원율은 반영비율을 20%에서 10%로 축소했다.
재학생충원율이 100% 이상인 대학에는 모두 동일한 점수를 주고, 교육대는 국제화 지표를 반영하지 않았다.
전임교원확보율은 교수 정원(TO)을 국가로부터 배정받는 국립대의 특성상 대학별 자구노력을 평가하는 지표로는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교육 여건에서는 학사관리와 교육과정 운영, 장학금 지급률, 학생1인당교육비, 등록금인상수준, 대입전형 지표가 활용했다.
◇ 충북대 "기계적인 졸속평가에 당혹 · 억울"
교과부의 ‘국립대 하위 15%’에 포함된 소식에 충북대는 이번 평가 지표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총장과 보직교수들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열은 후 대학의 입장을 발표하고 보직자 전원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충북대 측은 "일방적인 학생수 기준에 의한 상대평가로 하위 15% 대학을 선정하여 부실대학으로 몰아가는 것은 지방대학을 더욱 황폐화 시키는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어 대학은 "이번 평가에서 우리 대학이 낮은 점수를 받은 결정적 지표인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 문제는 일부 대학이 편법을 동원, 지표를 끌어올렸으나 이 같은 점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함에도 불구하고 평가의 본질과 대학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대학은 "우리 대학은 2008년부터 3년간 교육역량강화사업과 2011년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에 선정되어 모든 과목에 대한 상대평가제 도입과 전 학과유급제 시행 등 엄정한 학사관리를 통한 교육시스템 개선을 위하여 모든 구성원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교수들의 학생지도를 의무화하는 평생사제프로그램과 학과정원유동제를 통한 학과 구조조정, 교육중심의 강의평가 개선으로 수요자 중심의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며 "변화 추이 보다는 당해 연도 지표만을 보고 단순 비교한 기계적인 졸속 평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충북대는 "재정지원 제한 및 학자금대출 제한을 받는 사립대학과는 달리 재정적 불이익은 없지만 2단계 선진화방안의 추진실적에 따라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선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충북대는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구성원의 힘을 모으겠다"고 전했다.
/ 강근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