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의 칼럼] 오창산단 발암물질 배출조사 대상 · 시기 한정하지 말라

지지부진한 개발보다 환경문제가 오창 미래 잡을 '지뢰'

충북넷 | 기사입력 2013/05/27 [15:24]

[임철의 칼럼] 오창산단 발암물질 배출조사 대상 · 시기 한정하지 말라

지지부진한 개발보다 환경문제가 오창 미래 잡을 '지뢰'

충북넷 | 입력 : 2013/05/27 [15:24]
'첨단 IT산업과 쾌적한 주거공간이 어우러진 신도시.'

 

2006년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거주인구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미래의 꿈을 바로 오늘에 실현해 놓은 것처럼 포장되고 선전되었던 오창과학산업단지에 붙여져온 단골 상표입니다.

 

7년전은 지금처럼 부동산경기가 얼어붙지 않았던 때라 오창 신도시를 둘러싼 인문·사회·경제적 분위기는 밀도높은 낙관적 공기에 온통 지배받는 듯 했습니다. 그때 아파트를 건축해 분양한 건설회사들의 성공담은 곁다리 화제거리가 될 정도로 오창에 대한 일반의 시선, 특히 청주와 수도권 주민들의 반응은 우호를 넘어 부러움까지 섞여있었던 것으로 지금도 기억됩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13년 5월. 오창은 아직도 지목(地目)대로 건축행위가 이뤄지지 않고 기계충 먹은 머리마냥 여기저기 볼썽사납게 잡초투성이의 빈터로 남아있는 공간이 비일비재한 불안전한 도시로 남아있습니다. 지나치게 짧았던 낙관적 분위기를 물리치고 자리를 대신 차지한 비관주의가 사방팔방 오창신도시 곳곳을 지배하고 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 지지부진한 개발보다 환경문제가 오창의 미래를 잡을 '지뢰'

특급호텔과 터미널 부지는 여전히 무성한 풀숲을 이룬 채 생물다양성을 담보하는 도심 속 생태요람이기나 한 처럼 장기 방치되고 있습니다. 근린생활지구에 최근들어 세금회피용 건축이 줄줄이 이뤄지고 있다지만, 자체 발전역량의 자연스런 표출 움직임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곳곳이 주인없는 땅처럼 방치된 빈 공간이 부지기수이며, 그만큼 깨진 보도블록과 잡초, 누구의 소행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 인간의 짓으로 보이는 추악한 쓰레기 투기물들이 ‘이 곳이 과연 한 때 촉망받던 신도시가 맞나?’하는 의문마저 품게 만듭니다.

그러나 오창신도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뭐니뭐니해도 환경입니다. 쓰레기매립장 문제(매립용량 증설 또는 쓰레기소각장 추진여부를 둘러싸고 잠복해 있는 사회적 논란의 불씨)는 말 그대로 땅 속에 파묻혀 있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지뢰를 안고 있는 형국이고, 이보다 발 등의 불로 떨어지고 있는 대기오염 문제는 더 이상 고약할 수 없는 막다른 절벽을 맞고 있습니다. 

◇ 산하기관 환경과학원의 놀라운 발표 믿기지 않아 환경부에서 다시 조사?

국립환경과학원이 올(2013년) 4월 29일 홈페이지에 ‘2011년 전국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발암물질 배출량은 총 7921t으로 이 중에서 충북이 전체의 40%에 가까운 3109t으로 16개 시·도 중 가장 많았다고 밝힌 소식은 충격이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밝힌 자료를 분석했을 때 전국의 40%를 차지한 충북의 절대 배출량이 청주와 오창과학단지에서 배출된 것으로 나타난 사실은 오창과학산업단지에게는 핵폭탄급에 버금가는 비극적 뉴스였습니다.
특히나 국립환경과학원의 발표 직전 청주에 이어 오창산단 입주기업인 D광학에서도 유독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터여서 오창신도시 구성원들이 받아들였을 심리적 상처의 깊이와 넓이가 어떠했을까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오창신도시와 청주산업단지 주변지역의 청주시민이 가슴의 상처로 안게 된 트라우마를 걱정한 것일까요? 환경부가 오늘(27일)부터 사흘동안 청주 및 오창산단 주변지역에 대한 디클로로메탄(DCM) 측정에 나서 결과가 주목됩니다.

과학적 측정을 통해 ‘기정사실’, 소위 팩트(fact)로 이미 손에 받아쥐고 있는 자료(국립환경연구원의 측정치)를 이제와서 못 믿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청원지역 국회의원의 수사(修辭)처럼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인지, 목적을 분명히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두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발암물질 측정에 나서기로 한 환경부의 행동 자체에 시비를 걸 생각은 없습니다. 아니 환영해야 마땅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

하지만 기자는 이 대목에서 행정의 시의성과 주민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한 현장성, 현장성에서 출발한 조사 행위의 적확성이란 측면에서 이번 조사방침 발표와 실행과정에 미흡함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니 솔직히 적잖은 유감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해야겠습니다.

국내 메이저 언론에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결과가 보도되기 이전에 지역의 언론, 심지어 개인 블로거조차 오창신도시의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쾌하고 역겨운 냄새가 느껴진다'는 경험담을 털어놓고 있었던 사실은 최소한 오창지역에서는 새삼스럽지 않은 진실입니다. 

◇ 조사대상 시점 특정하지 않고 수시 단속 벌여야

하지만 앞서 말했듯 뒷북치는 듯한 조사방침에 더 이상 토를 달지 않겠습니다만, 이번에 진행되는 검사의 1차 측정대상인 디클로로메탄 이외의 유독 화학물질이 대량으로 대기 중에 배출되고 있을 개연성에도 환경부는 관심을 기울여야 마땅합니다.

오창과학산업단지의 경우 오창→옥산을 잇는 왕복 4차로 구간 중에서 남촌리 마을표지석 일대에서 옥산 방면으로 200m 가량에 걸쳐 거의 상시적으로 불쾌하고도 역겨운 화학유기물 냄새가 주민은 물론 그곳을 지나다니는 통행인들을 늘상 괴롭히고 있기 때문에 하는 말 입니다.
기자는 환경부의 이번 조사가 특정물질에 제한하지 말고 전수조사하듯 오창신도시 지역 중에서 공장들이 들어선 곳이라면 거의 전 지역을 대상으로 폭넓게 유해물질 배출실태를 조사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보통 사람이 감각기관을 통해 느끼는 불유쾌한 정도를 조사자들 역시 직접 느끼는 것이 긴요하다는 생각에 후각 등을 동원한 '관능검사'를 필히 빠뜨리지 말 것을 정식으로 제안합니다.

그리고 이번 만이 아니라 앞으로 문제의 발암물질 뿐 아니라 삶의 질을 결정적으로 망가뜨리는 기타 대기오염 행위가 만족스런 수준에서 통제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정기조사는 물론 비정기적인 단속을 수시로 진행해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환경부가 한 몸과 같은 동생기관인 국립환경연구원의 자료를 믿지 못해 이번에 다시 발암물질 배출실태를 조사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의아하지만, 미리 단속사실과 단속대상 물질, 단속기간을 친절하게 통보함으로써 해당기업들에게 반짝 대응에 충분한 시간 말미를 주었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기자는 이번과 같은 절차와 형식으로 진행되는 조사의 신뢰성에 큰 믿음을 주지 못하겠습니다.

◇ 어떠한 개발논리도 환경의식을 앞지를 수 없는 시대 맞이해

기자는 환경부와 충북도, 청원군 모두가 진정으로 책임있는 중앙정부이자 지방정부, 자치단체라면 이미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2011년도 국립환경연구원의 결과를 겸허히 사실로 받아들여 특단의 발암물질 배출차단 시책을 마련해 시행한 지 이미 1년이 넘었습니다. 그 결과 2013년 5월 말 현재는 문제의 발암물질은 물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각종 역겨운 냄새의 유기화합용재 배출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 낮춘 상태입니다. "

사람이 마음 놓고 숨 쉬고 물 마시고 편히 잠잘 수 없는 공간을 만들어 놓고 1차에 이어 2차 산업단지를 추가 조성하는 등 아무리 몸집을 키우면 무엇합니까. 이 곳이 'IT와 BT가 융합한 첨단 산업단지'이며 '살기 좋은 중부권 신도시 오창'으로서 충북 발전을 견인할 성장엔진이라고 온갖 수식어를 동원해 포장한 들 얼마나 공허한 메아리일 뿐입니까.

이 세상에 사람보다 앞서는 가치가 있을 수 없다는 믿음은 굳건히 지켜져야 합니다.
     
/ 임철의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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