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칼럼] 유해 화학물질의 대형 참사가 주는 교훈

충북과학기술포럼 회장 · (주)바이오톡스텍 대표이사

충북넷 | 기사입력 2014/04/21 [18:10]

[강종구 칼럼] 유해 화학물질의 대형 참사가 주는 교훈

충북과학기술포럼 회장 · (주)바이오톡스텍 대표이사

충북넷 | 입력 : 2014/04/21 [18:10]

 

▲ 강종구 충북과학기술포럼 회장 · (주)바이오톡스텍 대표이사.    ©충북넷
진도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과 비탄에 잠겨 있다.

타이타닉호 처럼 빙하지역이나 원양도 아닌 연안에서 벌건 대낮에 아까운 많은 학생들을 수장시킨 세월호의 참사는 선장의 직업윤리와 도덕성 부재, 안전 불감증, 매뉴얼 위반 및 위기대처 능력 미숙이 빚어낸 후진국형 참사라 할 수 있다.

의약품 약화사건과 유해화학물질 유출사고 또한 그 사고 원인을 살펴보면 세월호의 참사와 유사한 점들이 많다.

1960년대에 기적의 입덧 억제제로 개발된 탈리도마이드는 50개국에서 시판된 후 1만2천여명의 기형아 출산과 4천여명의 영아를 사망시킨 20세기 최대의 약화사건이었다.

그러나 세계 1위의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는 피해자가 없었다. 

이유로는 미국 FDA의 심사관이 독성시험 자료에 문제점이 있는 것을 알고 로비와 압력에도 굽히지 않고 판매 허가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임감 있는 한 공무원이 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킨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 유통되는 화학물질은 4만4천여종이지만 유해물질 정보가 확인 된 것은 15%에 지나지 않는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화학물질에 의한 약화사건으로 고엽제(다이옥신), DDT, PCBs, 유기수은, 멜라민 분유사건, 유아용품에서 발암물질검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유해 화학물질의 세계적인 참사로는 1984년의 인도 보팔의 유니언 카바이드사 사건을 들 수 있다.

이 사건은 치명적인 화학물질인 메틸이소시안화물, 포스진 등 유독가스가 누출되어 4천명이 즉사하고 휴유증으로 1만5천명이 사망하고 58만명이 상해를 입었다.

이유로는 관리자의 영어 매뉴얼 이해 불가와 같은 무지와 경보기 및 안전시스템의 문제였다.

그러면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현실은 어떨까?

국내 화학물질과 관련된 대형 참사로는 1977년 59명이 사망한 이리역 화학열차 폭발사고, 1995년 101명이 사망한 대구지하철 공사장 도시가스 누출폭발사고 등이 있는데 모두 안전매뉴얼 수칙을 지키지 않아 생긴 후진국형 인재였다.

2011년에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이다.

원래 카페트 항균제로 출시되었던 물질이 안전성 자료도 없이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변경되어 시판되었는데 멀쩡하게 입원한 임산부와 영유아가 급성호흡부전 등 원인 미상의 폐손상으로 111명이나 사망하고 피해자만도 455건이나 되는 초대형 인재였다.

원인 규명을 위한 동물실험 결과 살균제를 경구경로가 아닌 흡입경로로 적용시 1천배나 독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투여 경로가 다르면 독성도 달라 별도의 독성자료가 요구되는데 이를 무시한 관리 당국의 무지가 빚어낸 인재였다.

또한 이 사건은 신종플루와 같은 전염병 괴질로 생각되어 처음의 주관부서는 질병관리본부였으나 화학물질로서 원인이 규명된 후에도 부처간에 사고 책임 모면에만 급급하고 우왕좌왕하다 끝난 사건이었다.

2012년 구미 불산가스 유출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300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후에도 반복되는 불산가스 및 여러 유해물질 유출사고의 원인을 짚어 보면 사고기업이 신고를 지연하거나 숨기거나 축소하는 도덕불감증, 화학물질의 독성정보 조차 파악치 못한 채 사용 매뉴얼을 안지키는 안전불감증으로 일어난 사건들이다.

또한 화학물질 사고에 대한 정부의 비전문적인 조치, 초동대응 미숙, 책임 모면에만 급급해서 사고대처 매뉴얼까지 무시하는 기업들의 부끄러운 자화상 또한 세월호 사건과 닮은꼴이다.

환경부에서는 이런 사건을 계기로 국내 유통되는 화학물질의 전 과정 관리체계 구축으로 국민과 환경의 영향을 사전에 예방하고 국제 화학물질 규제에 대응하여 산업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를 제정하여 2015년 초부터 시행예정이다.

이런 화평법 시행에 대해 환경부장관은 "좋은 규제는 또 다른 기술을 낳아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낳는 '창조경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유해화학물질 대형 참사를 줄일 수 있는 것은 화학물질에 대한 좋은 규제, 화학물질에 대한 충분한 교육훈련과 매뉴얼 준수 및 빠른 초동대응이라 한다.

아무리 좋은 규제와 좋은 매뉴얼이 있어도 세월호의 선장처럼 책임지지 않고 지키지 않고 숨기고 축소하는 도덕불감증이 있다면 제 2의 유해화학물질의 세월호 참사는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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