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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세탁기를 싣고 다녔으니 빨래가 인간생활에 얼마나 중요하고 힘든 일인가를 새삼 깨닫게 한다.
19세기 당시 미국의 세탁기는 핸들을 손으로 돌리는 수동 세탁기로, 나무통에 물을 담고 그 안의 톱니에 빨래가 물려서 빙글빙글 돌려서 세탁을 한다. 그 옆에서는 맞물린 롤러에 빨래를 끼워 돌려서 물기를 짜낸다.
우리의 옛날 아낙네들이 시냇가에 모여 언 손을 호호 불며 넓적한 돌 위에 빨래를 문지를 때에, 서양의 어떤 남편은 아내가 손을 물에 담그지 않고 핸들을 돌리면서 빨래를 할 수 있도록 생일 선물로 세탁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서양의 남편들이 우리 한국 남편들보다 아내를 더 사랑해서 이렇게 세탁기를 발명한 것은 아닐 것 같다. 서양의 아내들이 빨래가 힘들다고 남편들에게 더 심한 불만을 토로했던 것은 아닐까.
발명 동기가 무엇이든, 힘든 빨래를 어떻게 하면 편하게 처리할지를 고민하면서 나온 작품일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세탁기는 전기모터를 사용하게 되면서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 우리가 쓰는 전자동 세탁기에 이르게 되었다.
20세기 IT 기술의 발달은 우리가 상상하던 많은 일들을 현실로 만들었다. 넓은 방 하나를 차지하던 컴퓨터가 이제는 우리 개개인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집안에서 인터넷으로 많은 일들을 처리할 수 있고, 클릭 한번으로 피자도 사먹을 수 있으며, 세상 한 구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인터넷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주었다. SNS로 멀리 떨어져있는 친구들의 소식도 실시간으로 듣는다. 혹자는 SNS로 매일같이 친구들을 만나다보니 곁에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어, 오프라인에서는 그를 만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친구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에 가족을 보낸 기러기 아빠들은 화상통화로 가족들과 매일 만나면서 외로움을 달랜다. 화상통화로 설날에 세배도 받는다. 세배돈은 온라인으로 송금한다. 한국의 아빠들이 계속되는 야근으로 가족들과 거의 만나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차라리 기러기 아빠들이 가족을 더 자주 만난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작년 말에 발표된 ‘Her' 라는 미국 영화는 인간과 컴퓨터 운영체계와의 사랑을 다룬 영화이다. 인공지능의 발달에 의해 컴퓨터는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을 파악하고 사용자가 좋아하는 타입의 목소리와 성격을 가진 운영체계를 제공한다.
마침 여자 친구와 헤어져서 외로운 주인공은 컴퓨터와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컴퓨터는 대화를 통해 더욱더 주인공을 잘 이해하게 된다. 주인공의 성격을 잘 알고 이해함으로써 운영체계는 주인공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간다.
컴퓨터와의 대화에 몰입한 주인공은 급기야는 컴퓨터 운영체계와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혼란을 접한다는 이야기이다.
어찌 생각하면 무척 황당한 상상이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의 대부분이 인터넷으로 컴퓨터로 이루어지는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듯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전화로 낯선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폰섹스를 예로 보여줌으로써 운영체계와의 사랑이 그리 황당한 상상이 아님을 암시한다.
IT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21세기에 생명공학의 발전이 뒤를 이어 생명체의 조작이 가능해지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터 시작된 3D 프린팅의 혁명은 제조업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석기 시대의 인류가 바퀴를 발명하면서 운송의 한계를 극복하였듯이, 증기기관, 전기, 컴퓨터 등의 발명은 단순히 하나의 발명에 그치지 않고 산업의 구조를 바꾸는 변혁을 가져왔다.
이제는 좀더 정밀하고 정확한 개인 맞춤형 제품들이 고도의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되고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휴대폰 어플을 선택하고, 개인의 유전자 정보에 따라 맞춤형 치료방법을 사용한다.
이제 우리는 생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드는 데에 도전할 수 있다. 그간 인류가 축적한 기술들로 우리의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생활하다가 조금이라도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놓치지 말고 붙잡고 상상해보자.
무엇을 만들면 이 불편이 없어질지. 생활이 지루하다고 느끼면 생활을 재미있게 바꿀 아이디어를 내어보자. 휴대폰으로 남이 만든 어플, 남이 만든 게임에만 단순히 몰두하지 말고, 나만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보자.
주위에 내 아이디어, 내 상상을 현실로 함께 만들 파트너를 찾아보자. 창조경제타운의 멘토에게 물어보자. 정부출연연구소의 관련 전문가를 만나도 좋겠다. 금방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좋겠다.
아직 과학기술의 수준이 부족해서, 아직 적절한 소재가 없어서 당장 이룰 수 없는 아이디어라면 더 좋을 수 있다. 금세 만들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는 다른 경쟁자가 쉽게 따라잡기 마련이다. 지금 당장은 만들기 어려운 아이디어이고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을수록 블루오션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선진국에서 만든 제품을 흉내내고, 그보다 앞선 성능의 제품을 만드는 데에 주력해왔지만, 이제는 우리만의 제품을 만들어야할 때다. 남보다 앞선 참신한 아이디어로 오랜 기간 꾸준한 연구개발을 계속할 수 있다면 우리도 세계시장의 선두에 당당히 설 수 있을 것이다.
잠시 일을 멈추고 주위를 관찰해보자. 휴대폰도 잠시 끄고 고요함을 느껴보자. 지금까지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주위의 사물들을 다시 한 번 바라보자. 잠깐 한눈을 팔고 딴 생각을 해봄으로써 세계적인 발명이 탄생하는 순간을 맞이할 수도 있다. 수많은 발명들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