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족살해, 동반자살 등 극단적 선택을 통한 30~40대 가장들의 몰락이 잇따르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에 좌절한 이들 '젊은 가장'의 극단적인 선택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의 붕괴를 가져오는 만큼 대책 마련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30~50대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전년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50대 남성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남녀 전체 자살률보다 높았으며 같은 연령대 여성 자살률을 크게 웃돌았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의 경우 지난 2003년 21.8%였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012년 27.3%, 2013년 28.4%로 증가했다. 40대의 경우에도 2003년 28.1%였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2012년 30.9%, 2013년 32.7%로 증가했다.
남성만 놓고 보면 30~40대 자살률 증가는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2003년 29.3%였던 30대 남성의 자살률은 2012년 34.6%, 2013년 36.4%를 기록했다. 40대 남성 자살률은 2003년 41%에서 2012년 42.9%, 2013년 47.2%를 기록했다.
2012년 대비 2013년의 40대 남성 자살 증감률은 9.9%p로 같은 기간 -2.9%p의 자살 증감률을 보인 ‘40대 여성’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물질 세대'로 규정되는 젊은 가장들이 경기침체로 인한 구조조정과 ‘블루컬러’ 직업을 실패로 규정하는 사회적 시선,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성장'만을 생각하고 자라온 이들 세대가 예상치 못한 실패를 극복하지 못하고 상대적 빈곤감과 무력감에 빠지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가족 간 소통의 단절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충북 청주시 대청호에서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서울 서초동 세모녀 살해사건도 40대 가장이 생활고를 비관해 동반 자살을 생각하다 아내와 두 딸을 죽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이다. 최근 이와 유사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정택수 한국자살예방센터장은 "오늘날 30~40대의 경우 이전 세대에 비해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면서 물질만능주의가 강하다"며 "입시와 취업 등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성공의 잣대로 여겨온 이들이 작은 실패에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좌절하게 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석렬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족 동반 자살과 같은 행태는 가족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한국적 자살의 특징이다"며 "과중한 노동과 경쟁의 위기 속에서 고용시장이 불안하고 실직의 위기에 내몰리면서 삶의 가치기준이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의 위기를 해결하려면 사회적 여건이 변해야겠지만 어떤 경우에라도 가족이 함께 위기를 극복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특히 40~50대에 실직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제2의 직업을 미리 설계해야 실직으로 인한 가족해체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이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