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야 진로가 보인다…정은혜 코칭코리아 대표

정 대표 "부모의 '진로 각본' 버리고 '진로 정보' 모아라"

이혜진 | 기사입력 2015/03/12 [10:08]

'나'를 알아야 진로가 보인다…정은혜 코칭코리아 대표

정 대표 "부모의 '진로 각본' 버리고 '진로 정보' 모아라"

이혜진 | 입력 : 2015/03/12 [10:08]

 

▲ 정은혜 코칭코리아 대표.     ©충북넷

 지난해부터 고등학교 학생부에 ‘진로 희망 사유’를 적는 항목이 추가되면서 진로 교육에 대해 궁금해하는 학부모가 많아졌다. 요즘 각 대학들은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미래 비전까지 꼼꼼히 살피고 있다. 이에 학부모들은 “어디서 정보를 얻고 어떻게 아이 적성을 파악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하고 있는데, 진로 교육이 왜 중요하며 어떻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 '진로심리검사', 왜 필요한가
 
 정은혜 코칭코리아 대표는 “줄 세우기 식 입시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수능과 내신 성적 순으로 대학에 들어가던 시절은 지났다는 말이다. 이제 각 대학은 자신의 먼 미래 비전을 주도적으로 제시하는 인재를 원한다. 정 대표는 “더 이상 대학이 공부는 잘하지만 분명한 미래상이 없는 수동적인 학생을 뽑으려 하지 않는다”며 “진지한 진로 고민과 탐색이 필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5 주요 대학 학생부 종합전형 자기소개서’ 문항을 살펴보면 학교 생활과 진로의 연관성을 묻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세대는 ‘고교 재학 중 진로를 위해 노력한 과정을 사례를 들어 기술하라’는 문항을 제시했다. 한국외국어대는 ‘지원동기와 학업계획을 중심으로 자신의 향후 진로에 대해 기술하라’고 명시했다. 성균관대·서강대도 진로탐색 노력, 향후 진로계획 등 지원 학생의 미래 비전을 중점적으로 물었다. 정 대표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진로설계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그 과정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로 교육은 학습동기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정 대표는 "최소한 중학생 때부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며 “스스로 진로를 설계하고 개척하면서 공부를 하는 이유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육 당국도 역점을 두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013년부터 일부 중학교를 대상으로 ‘자유 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진로교육 강화를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내년에는 전국의 모든 중학생이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 없이 집중 진로탐색·체험학습에 매진하게 된다.


 ◆ 이론과 현장 경험 두루 갖춘 '진로코칭 전문가'

 “학교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의 진로고민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 지 잘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 직업이 없어요, 원하는 직업과 심리 검사 결과가 달라요, ㅇㅇ직업을 갖고 싶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등이 바로 그것이다. 어떤 경우든 우선 ‘자기 이해’를 정확히 한 다음 ‘직업’을 찾는 순으로 차근차근 가이드하면 길은 보인다.” 

 한국가이던스‧학지사심리센터 지부장, 글로벌가치창조강사협회 회장, 대전시민대학 및 대전평생교육원 전임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 대표는 전국 각지, 각양각색의 진로고민을 안고 있는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베테랑 진로가이드다. 

 학부모들에게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는 정 대표는 '진로심리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에 성공한 사람들, 예를들어 김연아 선수는 신체운동지능이 강점으로 나온다. 즉 본인의 강점 지능이 직업과 잘 연결된 케이스인 것이다. 이처럼 심리검사를 통해 아이의 적성, 흥미를 객관적으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듯이 자녀 맞춤형 진로를 찾기 위해서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정보를 찾는 ‘노력 및 과정’이 중요하다는 게 정 대표의 지론. 정 대표는 “부모의 ‘각본’을 배제하고 꾸준한 관찰과 각종 검사를 통해 아이의 적성을 발견한 뒤 '직업 - 전공- 대학' 순으로 좁혀가며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의 '잘못된 개입'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자녀를 열린 마음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며 "부모는 자녀·전문가와 함께 정보를 찾거나 대안을 모색하는 상담자 역할에 충실하되, 최종 선택은 자녀의 몫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교육의 본질은 학생들의 꿈을 실현해 자아와 인격을 형성하는 것"

 최근 확산 중인 '진로교육 열풍'에 대한 정 대표의 생각은 무엇일까?

 정 대표는 "지금의 교육 현실은 대학입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교육의 본질은 학생들이 각자 꿈을 찾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 자아와 인격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진학은 꿈을 이루기 위한 한 부분이고 이제라도 공교육을 통해 진로찾기를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은 자아를 찾으면 자존감을 형성하고 자신의 진로를 찾으면 학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얻는다"며 "간혹 몇몇 학부모들이 ‘내 아이는 공부에 흥미가 없나보다’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진로심리검사'는 이를 방지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가장 적합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을지 묻자 정 대표는 "‘나’를 알아가는 작업을 계속 해나가는 것이 정답"이라며 "내 성향과 내 잠재력 그리고 내 안에 있는 성공 가능성을 알기 위해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나’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정 대표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차이를 구분해야 한다"며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이 적성이며 잘하는 것을 발견하면 그 일을 좋아하게 되지만,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잘하게 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까지는 잘할 수 있겠으나 그 분야에 잠재력을 타고난 사람이 노력해서 잘하는 사람보다는 아무래도 상대적 차이가 있다"며 "좋아하는 것은 일시적인 관심일 수도 있고 어느 순간 더 이상 좋아하지 않게 될 수도 있으니,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전문가의 객관적인 분석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진로는 ‘입시’가 아닌 ‘삶’"
 
 이처럼 진로교육이 '대세'가 된 데는 무엇보다도 '입학사정관' 제도가 한 몫 했다. 진로를 정하고 일관되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는 사람을 선호하는 이 제도로 인해, 일찍 진로를 정해야 유리하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 대표는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아이의 진로를 섣불리 강요해서는 안된다”며 "자녀가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고 해서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입시의 영향으로 촉발되긴 했지만 일찍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탐색하는 과정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다만 부모의 조급함으로 섣부르게 진로를 정해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전락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 대표는 "사교육 현장에서 가장 힘든 점은 바로 내 자식은 내가 제일 잘 안다며 자녀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부모들"이라며 "부모가 자녀의 교육을 모두 책임질 수 없는 현실에서 전문가의 분석에 귀를 귀 울이고 자녀와 부모가 함께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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