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천 칼럼] 청년취업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엄주천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장 | 기사입력 2015/03/25 [16:20]

[엄주천 칼럼] 청년취업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엄주천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장 | 입력 : 2015/03/25 [16:20]

 

▲ 엄주천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장 .    

 

 지난 18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15세∼29세 청년 실업률은 11.1%를 기록했으며, 이는 1999년 7월(11.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그러자 ‘청년 실신’, ‘고용 절벽’, ‘청년실업자 100만명 시대’, ‘청년실업률 IMF 환란 이후 최악’ 등의 용어를 쏟아내는 등 사회적으로 반응이 뜨겁다. 

 대학졸업자가 신규로 노동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시기이니 통상적으로 일년 중 청년 실업률이 가장 높은 시기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최근 청년취업이 매우 어렵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취업난에 대해 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상당하다. 지난 2월말 현재 충북지역에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비어있는 일자리가 약 6천 5백 개나 된다. 전형적인 인력 미스매치의 모습이다.

 청년 취업난의 주요 원인은 청년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으로, 청년이 선호하는 대기업의 일자리는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12%에 불과하다. 

 그래서 취업에 대해 조언하는 사람들은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춰야 하며 중소기업에도 관심을 기울이라고 말한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고학력 시스템이 청년실업의 원인이라고도 말한다. 고학력자일수록 기름 장갑을 외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 역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오랜 시간 치열하게 공부하고 애쓰며 살아온 청년들에게 무조건 눈높이를 낮추라고만 하는 것은 결코 좋은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즉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와 차별, 경직된 연공급 임금체계 등 우리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청년 고용을 저해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라 본다. 대기업 정규직 임금이 100이면 중소기업 비정규직 임금은 37에 불과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우리 노동시장에서 정규직은 좋은 일자리, 비정규직은 나쁜 일자리 식으로 구별되는 이분법적 구조 하에서는 근로자가 비정규직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이유가 없어 건전한 일자리 관행이 정립될 수 없다. 일자리간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고, 중소기업과 대기업,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에 자유로운 이동 통로가 있다면 작금과 같은 취업 전쟁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조속히 바꾸어야 한다. 기업의 규모나 취업의 형태에 불구하고 모두가 상생하는 노동시장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어둡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청년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어느 일자리를 선택하든 비젼과 꿈의 실현이 가능한 곳으로 인식할 무대를 갖추고 청년을 맞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스매치 해소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최근 IMF는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 수준을 높이면 청년실업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불합리한 차별이 존재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해소가 청년취업 확대와 직결된다는 얘기다. 

 지금 노사정위원회에서는 ‘일하는 사람들 간 격차’ 문제와 ‘괜찮은 일자리 부족’을 야기하는 노동시장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우선과제에 대해서는 3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한 바 있다.

 우리의 청년들은 그 무엇보다 일자리를 원한다. 아무쪼록 노사정이 타협과 양보를 바탕으로 미래의 청년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주는 방향으로 논의가 귀결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 엄주천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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