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음주운전 혐의 입증 난항… 재판 변수로
증인 "소주 6~7병 나눠 마셨고, 피고인 만취로 보이지 않았다"… 경찰 수사결과와 상반
뉴스1 | 입력 : 2015/04/08 [11:58]
| ▲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사고" 용의자 허모(37)씨가 지난 1월 30일 충북 청주시 흥덕경찰서에서 유치장으로 이송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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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의 사건 당시 음주량 입증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피고인 측이 지난번 첫 공판에서 음주운전 혐의의 무죄를 주장한데 이어 2차 공판에서 당시 ‘만취상태’로 보기 어려웠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8일 오전 10시 청주지방법원 421호 법정에서 제22형사부(문성관 부장판사) 심리로 특가법상 도주차량·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허모(37)씨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뺑소니 사고 직전 피고인과 함께 술을 마셨던 전 직장동료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들은 당시 피고인과 1차에서 소주 4~5병, 2차에서 소주 2병, 3차는 맥주 8~10병 가량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또 평소 맥주를 즐겨 마시지 않던 피고인은 3차에서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똑같이 증언했다.
이 같은 증언에 비춰보면 피고인을 포함해 세 명이 소주 6~7병을 나눠 마신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처음 경찰조사에서 피고인이 혼자 소주 4~5병을 마셨다는 진술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특히 증인들은 “피고인이 당시 술자리에서 물을 많이 마셨고, 헤어질 때 비틀거리거나 혀가 꼬이는 등 술에 취한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만취상태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던 경찰 수사결과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 같은 증언은 ‘술을 마시기는 했으나 운전 당시 정확한 음주수치를 증명할 수 없으므로 음주운전 혐의는 무죄’라고 주장했던 피고인 측의 변론을 뒷받침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변호인은 피고인을 기소하는 데 증거자료로 제출됐던 혈중알코올농도는 입증이 잘못됐으므로 증거능력 자체가 없다고 채택을 부인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허씨를 조사하면서 ‘위드마크 공식(음주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시간당 평균 0.015%씩 감소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범행이나 사고 당시의 음주 상태를 추정하는 방법의 하나)’을 사용해 혈중알코올농도 0.260%의 상태로 운전했다고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혈중알코올농도 0.260%라는 수치 자체가 “소주를 4~5병 가량 마셨다”는 피고인의 증언을 기초로 한 것이기 때문에 당시 음주량이 2~3병 정도로 줄어든다면 위드마크 공식으로 계산한 음주수치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날 법정에서 제기된 또 다른 쟁점은 사고 당시와 경찰 조사시점의 피고인의 체중 변화 여부다.
변호인은 이날 증인들에게 “피고가 사고 당시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또 사고 직전 피고인의 정확한 체중을 파악하기 위해 건강검진 기록 등을 확인 중이라고도 재판부에 설명했다.
체중변화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위드마크 공식에 당사자의 체중을 포함해 계산하기 때문이다.
피고인이 경찰에 출석한 것은 사고로부터 19일이 지난 시점으로, 그 기간에도 상당한 체중변화가 있었다면 위드마크 공식 계산도 이를 감안해야 한다.
이처럼 피고인의 사건 당시 정확한 음주수치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첫 공판에서 변호인이 주장한대로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죄로 처벌할 수 있는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0.1% 미만, 0.1% 이상~0.2% 미만, 0.2% 이상 등 3개 유형으로 나뉘어 있다.
결국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의 증명 없이는 ‘소주 몇병’ 등 추측으로 처벌할 법적 기준이 없다는 얘기다.
이번 사건처럼 음주량에 대한 엇갈린 진술은 물론 혈중알코올농도가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재판부의 판단이 중요하다.
만약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으면 기소된 혐의 2건 중 도주차량 혐의만 적용받기 때문에 가중처벌은 받지 않는다.
검찰은 당시 피고인을 조사했던 경찰관을 다음 공판에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여서 이 같은 음주수치에 대한 공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다음 공판은 4월 22일 오전 10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앞서 허씨는 지난 1월 10일 오전 1시30분께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아일공업사 앞에서 술에 취한 채 자신의 SUV차량을 몰다 길을 건너던 A(29)씨를 치고 달아나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로 숨진 A씨는 사범대학 졸업 뒤 생업을 위해 화물차 기사 일을 해왔고 출산을 3개월 가량 앞둔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들고 귀가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허씨는 범행 19일만인 1월 29일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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