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응수 칼럼] 똑똑하고 영리한 자동차

신응수 충북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2015/04/15 [10:27]

[신응수 칼럼] 똑똑하고 영리한 자동차

신응수 충북대학교 교수 | 입력 : 2015/04/15 [10:27]

 

▲ 신응수 충북대 기계공학부 교수.  
 요즘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보면,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될 정도로 급변하는 세상을 일컫는 한자성어인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떠오른다. 화석연료 고갈과 지구환경 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자동차의 개발에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IT업계의 최강자인 구글이 운전자없이 주행하는 ‘구글카’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미래형 자동차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구글카와 같은 자동차 개발을 궁극적인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해오고 있는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은 불과 5년 후인 2020년에 상용화하겠다는 구글의 발표에 기술적 타당성이 결여되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 자동차 시장을 IT업체에 넘겨줄 수 없다는 자존심과 위기의식 속에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실 구글카의 등장이 관련 기술이나 산업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다보니 이를 지칭하는 용어도 ‘무인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또는 ‘스마트카’가 혼용되고 있다. 무인항공기와 달리 자동차의 경우는 운전자는 없지만 사람이 탑승한다는 점에서 무인자동차는 잘못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로봇과 달리 자동차(Automobile)는 스스로 움직인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자동차도 적합한 용어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요즘과 같은 스마트 시대에 등장했다는 점과 스마트폰의 등장만큼이나 드라매틱하다는 점에서 스마트카가 적절한 것 같다. 

 기존 휴대폰에 여러 편리한 기능을 추가한 것이 스마트폰이 아니고 PC를 휴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스마트폰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발상 덕분에 우리는 스마트폰이 가져온 혁신적인 변화를 피부로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스마트카도 기존의 자동차에 여러 전자 장비들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 기능을 갖춘 전자제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올해 1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쇼에서 스마트카는 다른 여러 IT 제품들 사이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앞으로 몰고 올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스마트카가 가져올 여러 변화중 하나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를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30만 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5천만 명이 부상하는데 교통사고 원인의 90%는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과실로 판명되고 있다. 만약 교통사고를 암에 이은 사망원인 2위의 질병이라고 한다면 스마트카는 그러한 질병에 대한 매우 효과적인 예방백신이 될 수 있다. 또한 노령화 사회의 도래와 함께 증가하는 교통 약자에게 스마트카는 매력적인 이동수단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율주행하는 스마트카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스마트카의 자율주행은 카메라, 레이다 및 라이더 센서, 차량과 차량 또는 차량과 도로 간의 통신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취득한 정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여 차량 주행환경을 인식하고 그 기반으로 각 부품을 통합 제어함으로써 가능하다. 당면 과제는 수억원에 달하는 스마트카의 가격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낮출 수 있느냐는 점이다. 구글카의 가격이 대략 8억원인데 이중 6억원 정도는 센서 가격이다. 또한 주변차량, 도로여건, 신호체계, 날씨, 탑승자 특성을 고려하여 주행 조건을 분류하면 수백만에 달하는데 그 많은 경우의 수 가운데 실시간으로 최적인 자율주행 조건을 어떻게 도출할 것인지도 해결해야 한다. 이밖에도 스마트카 부품 및 통합 소프트웨어의 기능안전성 확보 및 인증절차, 스마트카 주행 관련 법규, 스마트카 관련 통신의 해킹 방지기술, 스마트카 관련 보험 규정 등이 새롭게 마련되어야 한다. 

 유럽, 미국 및 일본에서는 이미 자동차 완성차업체, 자동차 부품업체 및 IT업체들이 공동으로 핵심 부품의 개발, 표준화 및 기능안정성 확보에 관해 수조원의 연구비를 투자하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에 비해 출발이 늦기는 했지만 IT강국이자 세계 5위권의 자동차 생산국으로서 스마트카 분야에서도 입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가 공동으로 핵심부품 개발을 비롯한 관련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충북 지역은 반도체 관련 업체가 집적되어있고 국내외 유수의 자동차부품업체가 위치해있기 때문에 ICT 융복합의 산물인 스마트카 개발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스마트카 개발에 적극 참여한다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똑똑하고 영리하다는 의미로 쓰이는 ‘smart’는 본래 불에 덴 것처럼 고통스럽다는 뜻을 가진 말이라고 한다, 이 말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의미로 쓰이게 됐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똑똑해지기 위해서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뜻이 반영된 것은 아닌지 추측해본다. 스마트카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기술적 난관을 잘 극복하여 미래의 우리 삶에서 얼마나 스마트한 역할을 해줄지 기대해 본다. 


/ 신응수 충북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