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충북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중단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교육청이 예산 편성 책임을 충북도로 떠넘기면서 기관 간 충돌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누리과정 중단 우려로 불똥이 튄 충북도는 물론 어린이집 종사자들까지 불만이 폭주하고 있지만 예산 편성 책임이 있는 도교육청은 여전히 수수방관 하고 있다.
충북도 오진섭 보건복지국장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누리과정 예산은 관련법령에 따라 예산지원 권한·책임이 교육청에 있다”며 “교육청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전달하거나 확실한 지급보증을 해주기 전에는 충북도가 다른 예산으로 선집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에서 올해 1년치로 세워둔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452억원 중 일부를 전용(목적 변경)해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지원하는 방법도 가능하지 않느냐”며 “아니면 충북도가 다른 예산으로 선집행했을 때 지방교육세 상계처리 등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체적 보증방안을 담은 확약서를 준다면 충북도가 선집행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지원 책임이 있는 도교육청이 확실한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충북도가 다른 예산을 돌려 쓸 수 없다고 못박은 것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전날 충북도에 ‘5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충북도가 다른 예산으로 선집행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정부가 시·도교육청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예산을 지원하면, 교육청 이 어린이집 지도·감독기관인 지자체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산을 넘겨받은 지자체는 매월 25일 어린이집으로 누리과정 예산이 지원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정보개발원에 보육료를 예탁한다.
그러나 충북도교육청은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으로 1~4월치인 281억원만 편성했다.
이 예산은 이미 바닥난 상태다.
때문에 5월부터 12월까지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쓰일 예산 557억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지만 충북도교육청은 예산 편성시점을 6월로 미루고 있다.
그렇게 되면 최소 5월 한 달, 많게는 2~3달 이상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지원할 예산이 ‘0원’인 상태로 남게 된다.
이처럼 예산공백이 발생하는 기간에는 충북도가 어린이집 누리과정을 책임져 달라는 게 도교육청의 입장이다.
하지만 충북도로서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 권한이나 책임이 없다.
충북도는 이 같은 도교육청의 ‘책임 떠넘기기’에 속만 태우고 있다.
도 관계자는 “마치 충북도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며 “도교육청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근거도 없이 충북도가 다른 예산을 쓰라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충북도가 다른 예산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을 지원하면 교육청도 추후 예산을 확보해 돌려줄 것”이라며 “확실한 지급보증을 해달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도교육청의 무책임한 행정에 뿔난 어린이집 종사자들은 거리로 나서기로 했다.
충북어린이집연합회를 비롯한 어린이집 종사자 5000여명은 내달 1일 청주상당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충북도교육청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학부모들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중단 우려에 속을 태우고 있다.
직장인 김모(35·여)씨는 “다음 달부터 누리과정이 중단된다는 얘기를 듣고 유치원으로 옮겨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며 “빨리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