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어제(11월 10일) 개최된 제 48대 국무회의에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과 지원에 관한 법률(발달장애인法) 시행령』 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法은 지적·자폐성 장애를 포함하는 발달장애인들의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 관련 정책 정보 제공,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의사소통 보조공학기기 개발 및 보급, 의사소통지침 수립 및 민원 담당직원 교육의 의무화, 발달장애인 전담 서비스 부서인 ‘행동발달증진센터’ 설치와 운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오는 11월 2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본 시행령에서는 지적장애인을 ‘지적 능력의 발달이 불충분하거나 불완전하여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것과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상당히 곤란한 사람’, 자폐성 장애인을 ‘언어, 신체 표현 등 사회적 상호작용능력 결여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히 제약을 받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발달장애인에 대한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장애인 본인과 가족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외 발달장애인의 현황은 어떠할까? 2014년 12월 보건복지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전체장애인 2,494,460명 중 8.17%에 해당하는 203,879명이 발달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이 중 지적장애인은 184,355명(7.39%), 자폐성 장애인은 19,524명(0.78%)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미국 질병관리예방 본부의 자폐 및 발달장애 모니터링 (AADM; Autism and Developmental Disabilities Monitoring) 통계 자료에 의하면,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발달장애를 지니고 있는 발달장애인이 전체 아동의 12~16%를 차지하며, 특히 자폐 범주에 속한 아동의 수가 8세 기준 68명 당 1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우리나라와 외국 간의 통계 수치의 차이는 발달장애 자녀의 노출을 꺼리는 국내 정서에 기인한 것으로 사료되며,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달장애인들의 현황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과 더불어 장애인에 대한 진단 과정 등에 대한 제도적 문제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의 발달장애인 진단은 지능지수, 기능 및 능력장애(GAS 발달장애평가척도) 정도에 따라 1급에서 3급으로만 한정된다. 국내 장애등급은 총 6단계로 분류되는데, 그 중 1급~3급은 보행을 비롯한 모든 일상생활의 수행이 어려워 타인의 도움이 없으면 스스로 자립이 힘든 장애 유형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등급기준을 심각한 장애 환자로만 제한하기 보다는 발달장애의 성격 및 진단의 특성을 고려하여 법률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의 폭을 확대시키는 방안도 제고되어야 한다.
발달장애는 대부분 아동기에 발현되며, 특히 자폐성 장애의 경우 93.7%가 9세 이전에 발생하여 생애 전주기 동안 장애가 지속되어 환자 본인 뿐 만 아니라, 부모 등 가족 구성원들의 양육, 부양 문제와 함께 보호자의 직업 활동 영향 등의 가족의 삶 전체에 영향을 주는 장애이다. 또한 대부분 인지력이나 사회생활 및 상호작용능력이 결여되어 자기 권리 표현 및 자기 옹호를 하지 못해 폭력이나 학대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따라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문제는 개인의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는 권리와 더불어 의료·복지, 경제, 사회적 손실을 절감하는 측면까지도 모두 고려하여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달장애의 원인을 심리학적 혹은 후천적 양육 환경적인 문제가 아닌 유전적 요인에 둔 연구적 접근이 시작했으며, 발달장애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치료적 접근법 또한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인간 유전체 분석 기술의 발달 추이로 볼 때 향후 발달 장애를 위한 진단 및 치료제의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되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달장애질환 환자에 대한 조기 진단과 적합한 맞춤치료를 통해 치료 효과를 증대시키고, 불필요한 치료 및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과학기술 및 의료기술 개발 정책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발달장애인法 제 1조는 이와 같다. “이 법은 발달장애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여 그들의 생애주기에 따른 특성 및 복지 욕구에 적합한 지원과 권리옹호 등이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발달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촉진하고, 권리를 보호하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빼빼로데이, 가래떡 데이”가 더 친숙한 11월 11일, 오늘은 지체장애인의 날이다. 1년의 날짜 중 1이 가장 많이 포함되는 날인 11월 11일을 선택한 이유는 숫자 1처럼, 세상을 향해 당당히, 힘차게, 일어서자는 의미라고 한다. 이번 법률 시행공포가 발달장애인들에게는 힘차게 일어서고 당당히 사회로 나와서 대한민국 구성원으로서의 권리를 찾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우리 국민 모두에게는 관심을 갖고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선임연구원 이도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