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천칼럼] 감정노동 근로자가 웃을 수 있게...

엄주천/고용노동부 청주지청장

충북넷 | 기사입력 2015/11/24 [09:36]

[엄주천칼럼] 감정노동 근로자가 웃을 수 있게...

엄주천/고용노동부 청주지청장

충북넷 | 입력 : 2015/11/2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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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의 항공사 승무원 폭행, 백화점 직원 무릎 꿇리기, KTX승무원에 대한 지속적 성희롱과 욕설·폭행, 아파트 경비원의 자살’


  이처럼 최근 계속되는 감정노동 근로자들의 피해 사례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감정노동자란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고객을 친절하게 응대해야 하는 업무를 주로 하는 근로자로 각종 서비스, 판매업, 콜센터 종사자 대부분이 해당된다.


  현재 감정노동 근로자는 약 560만~740만 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31%~41%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제조업·건설업 비중은 감소하고 서비스업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증가폭에 비해 국가·기업차원의 사회적 보호 장치는 열악하고, 이들을 대하는 국민들의 의식은 낮은 수준이다. 안전보건공단 조사에 따르면 감정노동 종사자 중 80%가 인격 무시 발언과 욕설 등을 경험했고, 38%는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개인기피증·탈모 등의 증상 보인다고 한다.

 이들에게 요구하는 감정서비스는 기업의 경쟁력 제고 수단으로 제공되다보니 무조건적인 친절을 강조하고, 이에 일부 소비자들의 과도한 서비스 요구 및 각종 성희롱·언어폭력 등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달 초 고용노동부는 고객의 폭언·폭력으로 우울병 및 적응장애가 발생한 감정근로자의 경우 산재로 인정한다는「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시행규칙」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또한 환경의학, 직업간호학, 사회·심리학 교수, 직무스트레스 전문가로 구성된 ‘감정노동 종사자 건강보호 서포터즈단’도 발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좀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이제라도 법적 장치가 갖춰진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환영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실태현황에 따르면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 종사자가 전국평균 0.46%인데 비해 대전은 0.8%, 청주지역은 0.5%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올해 대전청-청주지청 협업 프로젝트로 ‘감정노동 근로자 근무여건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지청의 경우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북지사,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지역 내 컨택센터인 kt cs 충북사업단 등 8개소가 참여한 업무 협약식을 지난 7월 개최하였다. 이후 감정노동 방어권, 악성고객 대응, 힐링프로그램, 고객 인식 개선의 내용이 담겨있는 인격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하고, 컨택센터 능력개발 지원을 위해 사전 수요조사를 통한 ‘컨택센터 고객상담 전문인력과정’ 양성훈련도 개설하였다.

 또한 인력수급 미스매치 해소를 위해 상설채용관, 채용박람회 등을 통해 15명을 컨택센터에 취업시킨 바 있다. 물론 아직은 미미한 실적에 불과하지만, 지역 내 유관기관이 협업을 통해「정부3.0」기조에 부응하는 협력적 네트워크로서 감정노동 근로자를 위한 첫 삽을 떼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 이어져서 감정노동 근로자의 스트레스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기업·국가의 문제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유명도시락 업체의 대표가 ‘무례한 고객에게는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례처럼 기업이 나서서 근로자를 보호해야 하고, 사회적으로도 보다 성숙한 노동 문화 조성, 나아가 인권 존중으로 서로를 배려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감정노동 근로자들이 겉으론 웃고, 속으론 눈물을 훔치는 일이 없도록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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