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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주강사 |
집 앞 개울 뚝에 개복숭아 나무가 하나 있다. 어찌 된 것인지 윗가지에는 하나도 달리지 않고 밑으로만 가득 달렸다. 풀숲이라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얼마 전 동네 아주머니가 하시는 얘기가 떠올랐다. `인철 엄마가 직장을 다니니깐 우리가 재미가 없어. 예전에는 일 년에 두서너 번씩 맛난 것도 먹고 콧바람도 쐬러 다녔는데 누가 우리 같은 늙은이하고 같이 다니려 하나?` 하시는 것이다.
그래 맞다. 요사이 몇 년 내가 바쁘다는 핑계로 통 동네 아주머니들과 어울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곳으로 이사 와서 주변에 젊은 사람은 몇 안 되고 다 친정엄마 같은 분들만 계시다 보니 자연적으로 그분들이 나의 친구가 된 셈이다. 틈만 나면 모여서 국수 해 먹고 쑥 개떡 해 먹으면서 먹자계라는 것을 만들었다. 한 달에 한번 씩 각자 집에서 간단하게 여름에는 시원한 콩물국수, 찬바람 나고 추울 때는 뜨끈뜨끈한 칼국수로 하기로 정했다.
매달 집으로 돌아가면서 먹다가 TV에서 어디에 뭐가 잘한다고 나오면 번개팅 모임으로 가실 분만 모시고 춘천, 속초, 삼척, 여주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떠나서 맛있는 것 먹어가며 주변 구경도 다녔다. 그분들이 이제는 치매가 걸려서 요양원에 계시는 분, 다리가 아파서 유모차가 없으면 다닐 수가 없게 되셨는데 그것을 보면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프다. 정말 다들 너무너무 좋으신 분들인데 말이다.
집에서 조금이라도 색다른 음식을 하면 우리 친구 갖다 줘야 한다고 한 냄비 가져다주시곤 하셨다. 내가 늘 바쁘게 뛰어다니니 파도 다듬어 갖다 주시고 손이 많이 가는 것은 손질을 다 해서 현관에다 놓고 가시는 분들이다.
비록 같은 또래의 친구는 아니지만 나의 마음을 의지하고 투정부리며 힘들었던 젊은 시절을 그분들 덕분에 잘 보낸 것 같다.
농사일은 많고 제대로 할 줄은 모르고 툭하면 아줌마 나 이거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고 하면 싫고 귀찮다는 표현 한번 하지 않고 서로서로 연락해서 해결 해 주시곤 했다. 그런데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너무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기만 하다.
또 함께할 수 있는 분이 몇 분 되지 않는다. 그 친구들마저 내 곁에서 떠나기 전에 번개팅으로 나들이 한번 다녀와야겠다.
감사하고 고마운 친구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나 자신과 약속을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