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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영 강사 |
엄마가 노환으로 1년째 누워 계신다. 이번 여름은 무척 힘이 든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이 들지만 딸이 방학이라 도와주고 시간 맞춰 요양보호사가 도와준다. 내가 하는 것은 토요일과 일요일 퇴근 후 늦은 저녁부터 아침 출근하기 전까지 엄마를 돌보는 것이다.
시간계획이 이렇게 짜여 있는데 적응될 만도 하다 싶었는데. 진짜 내 맘은 싫음 그 자체인가 보다.
너무 아파도 시설로 보내지 말아달라는 엄마, 시설로 모시자는 가족들, 선택하고 싶지 않은 나. 나는 엄마주변에 있는 가족들이라도 엄마의 시간 계획표에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하지만 나는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한다.
왜 그러는지 답답하기만 한 나는 한다는 말이 "엄마 걱정은 말구,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길 바랄께. 그리고 시간이 날 때 엄마 돌아가시기 전 생각나면 엄마 집 들러서 얼굴이라도 보고 가." 이게 내 대답 전부다.
이 말이 진정 내가 원하는 답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오늘도 그냥 하루를 보낸다. 어머니께서는 밥을 챙겨 주어도 싫다고 하신다. 요즘은 가래가 꽉 차 있어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다. 주치의는 "드실 약 14일분 챙겨 가세요. 아무렇지 않아요. 가래 그렇게 많지 않네요." 라고만 하고 나에게 보내는 눈빛은 "힘내세요."였다. 이제 엄마는 콩으로 만든 음료 외에는 별로 드시지 않는다.
앉혀 드려도 자꾸만 누우신다. 기력이 딸리시는가 보다. 휠체어에 앉혀 음식을 드리면 이젠 더더욱 드시질 않는다. 누워서 음료 먹기와 빨대 모으기가 좋으신가 보다. 요즘 들어 부쩍 앓는 소리도 심해지셨다. 엄마가 자꾸 엄마를 찾으신다. 그냥 표현할 수는 없지만 짠하기도 하고 가슴이 아프다.
그러면서도 싫다. 너무도 힘이 든다. 이것이 솔직한 내 맘인가 보다. 노환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계시는 엄마도 24시간 중 딸이 방학이 아닐 때는 4시간을 홀로 버티신다.
24시간 붙어있어도 모자라는데 4시간씩이나 홀로 버텨 주시는 엄마를 생각하면 처음엔 너무도 슬퍼서 근무지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점심을 함께 먹고 오후 일과를 하러 갔다. 그런데 나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펑크를 내고 주위 사람의 눈치가 너무 보여서 하던 것을 멈추고 일에 집중하기로 하고 사정 이야기를 요양보호사님께 전했다. 걱정 말라며 점심 챙겨 줄 터이니 일에 집중하라고 했다.
아직도 엄마의 노환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냥 반복되는 일상 그 자체다. 요즘 나는 어르신 모시는 공도 없다. 좌충우돌하며 내공을 쌓으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구 핑계를 엄마에게 돌리는 건 아니다. 난 내 맘 가는대로 움직이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영화에서 맥아더 장군의 '몸은 늙어져 주름지더라도 세상일에 흥미를 잃지 않는다면 마음의 주름은 가지 않을 것이다.'라는 대사가 문득 뇌리를 스친다.
왜 이런 대사가 갑자기 떠오르는 것일까? 엄마가 희망을 버렸기 때문이다. 엄마가 자꾸만 어린아이가 되어 가는 걸 옆에서 봐서일까? 혹시 모르겠다. 훗날 내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아직 젊은 나는 이 순간 어떻게 죽음을 준비할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차피 한번 가는 인생인데 이렇게 살 수는 없다. 희망을 갖자. 내가 희망을 갖고 살아가면 엄마가 살아계시는 순간까지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희망의 밝은 모습으로 엄마를 바라보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