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박정순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
요즘 기온은 벌써 한여름으로 가고 있지만 간간히 내린 고마운 봄비로 생태공원은 어느새 딴 세상이 되었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부연 황사와 꽃가루까지 뒤집어쓰고 메말랐던 식물들이 몇 차례 지나간 봄비 덕분에 활개를 친다.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는 이렇게 바로바로 쾌청함을 느낄 수 있다. 넓어진 식물 잎사귀들의 활발한 탄소상쇄작용과 공기정화작용으로 쾌적지수가 상승했다. 이런 길을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 |
| ▲ 봄비가 내리고 한껏 싱그러운 원추리군락 |
비가 한번 내리면 미세먼지의 60%가 씻겨 나간다하니 비 내리면 쾌청해지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 요즘 사람들이 핵보다도 더 무서워하는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산업시설과 자동차 이용과정에 배출되는데 머리카락의 30분의 1크기이니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더구나 유독물질, 중금속 등 인체에 유해한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인체에 들어오면 호흡기 질환과 심장질환 심근경색 등을 유발한다.
![]() |
| ▲ 솔방죽의 금낭화 |
또한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로 통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세먼지 대책기구 설치를 지시했다. 좀 나아지겠지? 이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도 별스럽게 보지 않는다. 비가 미세먼지에 근본적인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하늘이 답답할 때는 시원하게 비가 내려 떠있는 미세먼지를 싹 쓸어내렸으면 좋겠지만 이번 주말까지 비 소식보다는 덥다는 예보만 흘러나온다.
![]() |
| ▲ 당귀도 어느새 훌쩍 자랐다 |
이렇게 필요할 때마다 내려주면 약이 되는 봄비... 그 가치는 얼마나 될까.
‘반기성’ 기상전문가는 봄비 1mm당 7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흥미로운 발표를 했다. 그는 봄비가 수자원 확보와 가뭄을 해소해주고 산불피해복구비용 1회 약 3억원, 대기질 개선비용 1회 약 300억원이 드는데 비가 적절해 내려주면 그만큼이 절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 5월 6일 강릉삼척 일대에서 산불이 번져 수많은 헬기와 인력이 동원되었지만 며칠간 널뛰던 산불은 372ha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초기에 비가 내렸더라면 수많은 피해와 이재민, 야생동물 서식지와 산림파괴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끝내 잔불 진압 시점이 돼서야 감지덕지 비가 내려 해결되었다. 놀라운 1mm 빗물의 가치다.
![]() |
| ▲ 솔방죽의 병꽃나무 |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시대를 살아가려면 적절히 비가 내리고 탄소상쇄를 위한 숲이 조성되어야 쾌적한 환경이 유지된다.
비와 나무들은 기후변화에 어떤 역할을 할까? FTA의 한 학술토론회에서 과학자들은 ‘나무들, 산림들, 그리고 물, 뜨거운 세상을 위한 멋진 통찰들’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골자는 ‘나무의 중요한 효과는 땅이 물을 보유하고 서늘한 습기를 생성하는 것을 돕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식량안보와 기후변화 적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내용이다.
![]() |
| ▲ 솔방죽 할미꽃 홀씨 |
나무들의 역할은 더 커졌다. 처음부터 분명했던 것은 지구를 둘러싼 우거진 숲이 태양열을 흡수하고 지구를 식혀준다는 사실이다. 숲은 인체의 폐와 같이 공기를 정화하고 이산화탄소를 산소와 바꾸어준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에 있어 나무와 물 사이의 관계에 더 많은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산림과 나무들은 물의 순환과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식량의 확보와 기후변화에 적응하는데 기여한다고 강조한다.
나무와 숲과 비는 기후변화 시대, 우리 삶의 행복지수에 뗄 수 없는 요소다. 식물들은 증산작용을 하기 때문에 숲이 우거진 산림대는 비가 자주 내리고 쾌적지수가 높다고 한다. 나무와 숲이 잘 어우러지는 도시는 건강한 기후대를 유지하며 생물종 다양성이 유지된다. 산불로 잿더미를 만드는 일은 그 산이 다시 복원되는 2~30년 동안 더 악화된 환경을 제공하게 돼 산림보호법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 |
| ▲ 한낮에 나무그늘은 그 바깥과 5~6도의 온도차가 난다. |
지난해 여름폭염은 가히 기록적이었다. 한낮에는 노약자의 외출을 자제하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그때 마침 제천 시민들과 대구의 가로수 길을 걸어볼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대구의 우거진 숲길 같은 가로수가 내뿜는 냉각효과를 누리며 보행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사람의 보행이 빈번한 도로에는 정수된 물을 안개와 같은 미세입자로 분사해 주변온도를 낮추는 냉방장치인 쿨링포그(Cooling Fog) 시스템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게 맛을 알기 위해 결국 맛있는 게를 먹어본 셈이다.
![]() |
| ▲ 제천시민들은 지난 1일 솔방죽생태녹색길에서 도민행복정원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었다. |
그때 제천시는 주요횡단보도에 천막그늘이 등장했다. 살인적인 폭염이 지속되자 가로수 그늘을 대신하여 보행시민을 위한 천막그늘을 제공한 것이다. 임시방편은 되었는데 이런 친절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더욱 더워지는 다음해 또 그 다음해는 어떻게 할 거지? 오늘 우리가 그늘이 깊은 가로수 길을 걸으려면 두 말할 것도 없이 이미 수년전 나무심기 정책이 있어야 했다. 제천은 전체면적의 70%가 녹지지만 시내 도로는 여전히 그늘이 부족하다. 이제라도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해 한그루의 초록을 심어야 한다. 생명이 숲 쉬는 쾌적한 도시를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