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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의 재산권 행사를 근거 없이 제한한다는 지적 때문에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성사여부가 불투명해 보였던 충북도의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 내 외국인투자(외투․外投) 구역 지정 이 최근 산업자원부의 결정으로 일견 충북도의 ‘쾌승(快勝)’으로 끝나버린 것과 관련, 여러 궁금증이 일고 있다.
막후에 무슨 일들이 있었기에 난항을 겪던 외투지구 지정정책이 일사천리로 탄력을 받게 됐는지 호기심 섞인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런 과정에서 충북도가 그간의 고압적이고 일방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무리하게 추진해 온 외투정책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며 이해 당사자들에게 절실히 도움을 요청한 것이 이들로부터 대승적 차원의 협조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 7월 16일 산자부, 오송 내 외투지구 지정
산업자원부는 지난 16일 외국인투자 실무위원회를 열고 오송단지 내 30만 1709㎡를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했다.
산자부는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오송 외국인투자지역에는 현재 세포치료제 생산업체를 비롯한 4개사가 투자하기로 하였으며, 백신제조사 등 7개사를 추가로 유치할 계획으로서 바이오테크 분야의 외국인투자유치 확대 및 산업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송의 외투지구 지정 문제는 주무부서인 산업자원부를 떠나 최종 결정권한을 가진 재정경제부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재경부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산자부 의견을 따라 외투지구 지정 방침을 추인할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오송단지 내 외투구역 지정이 거의 확정 단계에 이르면서 그동안 충북도와 대립각을 유지했던 건설업체들이 무슨 일을 계기로 충북도의 외투지정 정책에 대해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돌연 ‘협조 모드’로 돌입하게 됐는지 호기심 섞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충북도와 대립각 세우던 기업들이 ‘협조 모드’로 돌입한 배경
충북도는 그동안 향토 건설업체인 대원과 원건설이 토지공사와 맺은 오송단지 개발 대행사업 계약에 근거, 조성 공사비로 받기로 한 대토(代土) 부지에 외투지구 지정을 추진하면서 숱한 문제점을 야기해 왔다.
민간 건설업체들은 “오송단지 내에 많고 많은 땅 중에서 하필이면 소유주가 있는 부지에 외투지구를 지정하려 하느냐”며 다른 부지에 지정할 것을 요구하는 등 반발해 왔으며, 토지공사 역시 “공기업인 토공과 민간기업이 합법적으로 체결한 대행공사 계약을 충북도가 무시하면서까지 외투지구 지정정책을 강행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충북도의 외투지구 정책은 끝까지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보였다.
# 결국 우월적 지위에 있는 쪽은 충북도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충북도는 이들 공기업과 사기업보다 훨씬 우월적 지위에 있었다. 그것이 결국 충북도가 온갖 비판과 반발, 저항을 물리치고 끝내는 오송 외투지구 지정을 관철해 낸 원동력이 된 것으로 최근의 정황에서 드러나고 있다.
충북도는 토지공사와 민간업체들에게 다음과 같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이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토지공사와 건설업체간 맺은 오송단지 조성공사 대행 개발사업 계약을 파기하라.
△그런 다음 건설업체들이 소유권을 갖고 있는 문제의 부지에 대한 대금을 충북도가 토지공사에게 지불하겠다. 그러면 그 돈을 토지공사가 받아서 건설업체에게 공사비 명목으로 돌려주라.
△이를 위해 당초 6월말로 예정됐던 오송단지 내 2공구 사업 준공처리 시점도 7월로 한달 연기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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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정산 과정에서 불거진 8억 이자 문제
충북도가 이처럼 ‘강짜 행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민간인(건설업체)이 소유한 부지에는 외투지구를 지정할 수 없는 규정을 뒤늦게 알고 이를 피하기 위해서 고육지책을 짜낸 결과였다. 더구나 마음 같아선 충북도가 문제의 부지 대금을 건설업체에게 직접 지불하고 외투지구 땅을 확보하고 싶지만 회계처리 규정상 불가능하다보니 타자의 계약행위를 없던 일로 파기시키기로 결정하고 이를 요구하고 나선 것.
충북도가 이처럼 온갖 무리수를 총동원한 것은 애초에 잘못 빼든 칼, 즉 문제 있는 땅에 외투지구를 지정하겠다고 요란스럽게 나선 뒤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채 중도 포기했을 경우 초래될 ‘정책파탄에 대한 감당할 수 없는 비판’을 의식해서다.
어쨌든 충북도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마뜩찮아 하던 토지공사와 건설업체들은 결국 이를 수용키로 했다. 끝까지 지방정부에 반기를 들었다가는 앞으로 영속적으로 해 나가야 할 기업행위에 불이익이 초래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한 업체는 토로했다.
어쨌든 충북도로서는 마지막 난관을 통과한 듯 싶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2003년 토공과 건설업체간 맺은 오송단지 대행개발 계약을 충북도의 요구에 따라 서로 파기하기로 했지만 문제의 부지와 공사비를 서로 정산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기회비용 성격으로 부담한 선이자를 누군가는 보전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연한 요구가 불거져 나온 것이다.
현재 오송 외투 지구 지정 예정 면적의 35%인 8만 2500㎡는 대행개발 업체인 대원과 원건설 2곳이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65%는 토공이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건설사들은 공사비 대신 이 땅의 소유권을 갖기로 하고 서류 상 공사비를 지급받으면 이 돈을 토지공사에 해당 부지 대금으로 납입하는 식으로 정산해 왔다. 실제로 현금이 오고 간 적은 없었던 것이다.
# “이렇게 될 일을 왜...”↔“법과 원칙 놓고 벌인 논쟁으로 가치 있었다”
결국 지난 2003년 이후 4년이 넘도록 현금 유동성을 희생하며 공사를 진행해 온 업체들이 충북도의 요구에 따라 땅 대신 뒤늦게 공사비를 현금으로 지급받게 됐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8억원 가량의 이자손실이 발생하게 된 것.
아무리 명분 뚜렷한 외투지구 정책이라고는 하지만 민간기업 입장에서 엄청난 비용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충북도의 일방적인 정책을 수용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일 수 없다.
하지만 이 사안에 대해서도 충북도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시책에 적극 부응한다는 차원에서 건설업체들이 이자를 떠안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었다.
건설업체들은 이런 충북도의 태도에 처음에는 심한 거부심리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충북도와 계속해서 마찰을 일으키는 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설업체들은 "현재로서는 선이자 부분에 대한 우리의 요구는 접었다“고 말했다. ”이것조차 충북도에 일단 양보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외투지구 지정이 완결된 이후 재론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뒀다.
하지만 최근에 벌어진 이같은 상황전개만 놓고 볼 때 순수한 의문이 고개를 든다.
"결과론적으로 이처럼 선선히 양보할 것이었다면 건설업체들은 지난 수년간 서로 이득 없이 충북도와 그토록 앙앙불락 대립각을 세워오며 신경전을 벌일 까닭이 있었을까?"
# “충북도의 고개숙인 사과가 기업들의 심기를 누그러뜨렸다?”
한 건설업체는 “결과만 놓고 보면 무의미했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난 세월 특정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충북도에 맞서 법과 상식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여온 것이 가치 없는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충북도가 이번 일을 통해 많은 것들을 느끼고 교훈으로 삼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당 건설업체들은 언급을 회피 했지만 이들이 결국 충북도의 방침에 마지못해 따르기로 입장을 선회한 것과 관련, 그 인과관계를 설명해 줄 만한 단서를 담고 있는 흥미로운 일화담이 떠돌고 있다.
“충북도가 토지공사와 해당 기업들에게 ‘그동안 외투지구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심리적 고통을 안겨 준 점을 인정한다’며 진사(陳謝)한 것이 이들의 심기를 누그러뜨렸다. 이것이 충북도의 오불관언식 외투정책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토지공사와 건설업체들의 태도를 극적으로 전환시킨 계기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