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을 기해 기습적으로 공청회 일정을 정한 처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
오창과학산업단지 내에 대형 쓰레기 매립장을 운영하고 있는 청주 JH개발 측이 매립장 옆에 소각로까지 설치하기 위한 행보를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청원군이 JH개발과 함께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며 당초 2일에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가 주민 반발이 거세게 일자 예정된 행사 당일이었던 오늘 아침 돌연 연기해 행정 신뢰성에 스스로 흠집을 입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원군과 해당 업체의 이같은 일정 연기조치는 그동안 공청회 일정의 결정과 통보 과정에서 보여 준 처사에 대해 오창 신도시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공청회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민의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물러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군과 업체는 7월 17일 군청 홈페이지와 신문에 ‘오창 신도시 내 폐기물처리장(소각장) 건설을 위한 공청회’를 8월 2일 오후 2시 오창과학산업단지 관리사무소(오창읍 출장소)에서 개최한다고 공고한 바 있다.
그러나 오창 신도시 주민들의 모임체인 ‘오창테크노폴리스 연합회’(회장 이명재)는 “청원군과 해당 업체가 주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실시하는 공청회 일정을 주민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잡은 데다가 그 후에라도 상세한 설명과 함께 통보를 했어야 마땅했는데 이런 절차를 모두 생략했다”며 “더구나 여름 휴가철이 한창인 8월 2일에 공청회 일정을 잡은 것은 우연이라기보다는 참여율과 관심을 낮추려는 고의성이 있는 기망 행위로 청원군과 업체 간 유착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소각로 문제와 관련, 당초 2006년 12월 21일 주민설명회가 개최된 적이 있는데 그 때 연합회를 주축으로 해서 주민들은 사안의 중대성과 민감성을 감안해 공청회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며 “그 연장선에서 청원군과 사업주체인 JH개발 측이 공청회 일정을 잡으면서 사전 협의는 물론 공청회를 발의했던 주민 대표들에게 일정확정 사실조차 통보도 하지 않고 특정한 대상에게만 제한적으로 알린 처사는 떳떳하지 못한 태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합회 측은 7월 27일 ‘소각장 공청회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진정으로 주민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려 한다면 당초 결정한 일정을 즉각 연기하고 주민과 합의하에 일정을 재확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청원군은 주민들의 이런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공청회 당일인 2일 오전 연합회 대표 등 지도부 측에 유선으로 “오늘 행사를 연기하겠다. 추후 일정은 나중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청원군은 “공청회 일정 연기는 군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일정을 잡는 주체도 우리가 아니다. 다만 주민 여론을 감안해 사업 주체로서 공청회 주관자인 JH개발 측에서 요청해 이뤄진 것이다. 군에서는 최근 며칠 동안 회사 측에 주민 여론을 전달하며 조정 역할을 한 것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오창테크노폴리스연합회는 “군의 이런 설명이 맞는다면 청원군은 당초에 공청회 일정을 8월 2일로 결정했을 때에 민간회사의 일방적 희망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얘기가 성립 된다”며 “이런 것이 민의 행정이냐”고 반문했다.
연합회는 “청원군이 일정을 연기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조정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그럼 해당 업체가 공청회 일정을 결정할 때에도 주민 여론을 파악, 전달하는 등 조정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얘기인데 그런 역할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시인하는 것 밖에 더 되느냐”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