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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괴산군 괴산읍 5일장터.
여느 때 같았으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새벽부터 몰려든 상인들과 생필품을 사기 위한 주민들로 왁자지껄해야 할 장터는 구제역으로 인한 장터폐쇄로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장날만 되면 빼곡히 들어선 노점상들로 인해 사람의 어깨를 부딪히지 않고서는 걸어다니기 어렵던 장터는 이날 5일장이 열리지 않으면서 점포주와 주민들이 주차해 놓은 차량들만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장터입구에 배추를 펼쳐놓은 할머니 한명만이 이날이 장날인 것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상인 이모씨(50)는 "지금부터가 설 대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5일장이 폐쇄되면서 사람구경하기조차 쉽지 않다. 구제역이 축산농민만 아니라 영세상인까지 죽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괴산장터는 매월 3, 8, 13, 18, 23, 28일마다 5일장이 선다.
이날이 되면 인근의 농촌, 산촌 등지에서 농민들이 직접 수확해 가지고 온 농산물, 산채류, 청결고추 등이 활기있게 거래된다. 시·군 간 경계를 넘나들며 읍·면단위 장날만 찾아다니는 노점상들은 각종 공산품에 수산물, 먹을거리 등으로 장터의 생기를 북돋운다.
하지만 충북전역을 휩쓸고 있는 구제역은 이 같은 5일장터의 모습마저 바꿔 놓았다.
특히 노점상들이 입은 타격은 추산조차 하기 어렵다.
괴산읍 변두리에서 직접 농사를 짓거나 청주농수산물시장에서 떼어온 채소를 장터에 내다 파는 것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최모씨(51)는 당장 실업자 처지로 전락했다.
최씨는 "5일장이 폐쇄됐어도 점포를 가지고 있는 상인들이야 최소한의 물건을 팔 수는 있다. 그러나 노점상들은 좌판을 깔 수 없어 창고에 쌓아놓은 채소들이 썩어나가고 있다.
인근 충주, 증평, 음성, 진천 5일장도 문을 닫아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고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하늘을 쳐다봤다.
폐장됐지만 장터에 들러봤다는 또다른 노점상은 "대목장사를 해야 노점상들도 따뜻한 명절을 보내는데."라며 말끝을 흐린뒤 "그래도 구제역으로 자식같이 키워오던 소와 돼지를 산 채로 땅에 묻은 사람들만 하겠습니까"라며 발길을 돌렸다.
이처럼 구제역방역의 일환으로 5일장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이곳을 무대로 삶을 꾸려가던 영세상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청원군 등 충북도내 5개 시·군은 확산을 막고자 인파와 차량이 많이 몰리는 5일장을 잇따라 폐쇄했다.
이에 앞서 충주시와 음성, 괴산, 진천, 증평군도 이들 지역에서 서던 24개 5일장을 잠정적으로 폐쇄했다.
/ 충청타임즈












